자신과 영혼

세상다담 2013. 8. 5. 23:07

 

 

   여러 글을 읽는 동안, 나도 모르게 눈동자가 흔들렸다. 이해라는 말, 예전에는 나도 참 싫었는데,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먼 곳에서 건네주는 따뜻한 악수가 먹먹했다. 터무니없단 걸 알면서도, 또 번번이 저항하면서도, 우리는 이해라는 단어의 모서리에 가까스로 매달려 살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어쩌자고 인간은 이렇게 이해를 바라는 존재로 태어나버리게 된 걸까? 그리고 왜 그토록 자기가 느낀 무언가를 전하려 애쓰는 걸까? 공짜가 없는 이 세상에, 가끔은 교환이 아니라 손해를 바라고, 그러면서 기뻐하는 사람들은 왜 존재하는 걸까.

 

   나는 몇 개의 글을 더 훑어 봤다. 그리고 그러는 동안 내가 조금은 덜 외로워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참 뒤, 나는 마지막으로 ‘대단하다’는 제목의 게시물을 클릭했다. 그리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대단하다. 나라면 자살했을 텐데……ㅋㅋㅋ’

 

 

   그애의 편지가 도착한 건 이틀 뒤였다. 메일 제목은 ‘Antifreeze’. 그래서 나는 처음에 그게 스팸메일인 줄 알았다. 그런데 혹시나 하고 열어본 페이지에, 그 아이가 있었다.

 

: 두근두근 내 인생, 182~183쪽, 김애란, 창비, 2011.8.8. (초판 13쇄)

 

 

 

 

 

『두근두근, 이야기로 전하는 인사, <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인터뷰MD가 만난 사람』 중에서

출처 : http://blog.aladin.co.kr/line/4936270

 

Q : 젊은 작가 김애란님은 소설로 뭘 하고 싶으신지, 소설로 무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큰 질문이지만 거두절미하고 묻고 싶네요.

 

A : 이야기를 읽고 쓰는 건 누군가의 직업이기 이전에 삶의 한 방식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름이 역시 이야기를 통해 세상과 만나잖아요. 너무 관념적이라 쑥스러운 말이긴 하지만 문학은 진짜로 영혼을 성장시켜주는 것 같아요. 소설로 무얼 할 수 있냐고 물으셨는데, 지금으로서는 이번 장편에 나온 구절을 빌려 '보다 잘 실망할 수 있게 해주는 무엇'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어른이 되는 시간이란 게 결국 실망에 익숙해지는 과정을 말하는 것이겠지만

글이란 게 그걸 꼭 안아주는 것은 아닐지라도

보다 '잘' 실망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무엇인지도 모르겠어. (260쪽) "

 

 

 


 

  두근두근 내 인생 - 10점
  김애란 지음/창비

 

일곱 소년의 마음과 여든의 몸을 지닌 아름은 책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하고, 이웃의 예순살 할아버지를 유일한 친구로 삼은 아이이다. 고통과 죽음을 늘 곁에 둔 채 상대적으로 길게만 느껴지는 시간을 겪어야 하는만큼 아름은 자연스레 인생에 대해 배우고 느낀다. 아름은 어린 부모의 만남과 연애, 자신이 태어난 이야기를 글로 써서 열여덟번째 생일에 부모에게 선물하기로 마음먹는데…

 

 

 

책으로 담는 세상 ^^*

이형진(세상다담)

 E-mail : hj916433@hanmail.net

 

 

 

   

 

 

I was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