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온 발자취

세상다담 2013. 10. 23. 00:46

 

 

독서클럽 진주 회원들에게 묻다.

왜 책을 읽으세요?  ② - 세상다담

 

   14일 늦은 저녁에 세상다담 님이 운영하시는 초전동의 학원으로 찾아갔습니다. 저의 유년기를 전부 초전동에서 보냈기 때문에 그곳으로 가는 내내 옛생각이 나서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그 편안한 마음으로 세상다담 님과 이야기 나누어보았습니다.

  

 

Q. 인터뷰 하게 된 소감 부탁드려요.

세상다담 :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좋은 기획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책을 같이 읽는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모든 것을 살펴볼 수는 없다고 생각했었거든요. 내가 정말 타인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같은 책을 읽었다고 해서 같은 내용을 읽었다고 할 수 있을까.... 책으로 토론하는 자리에서 벗어나 한 사람 한사람의 이야기를 이번 기회를 통해서 들어보고, 그 마음을 들어볼 수 있다면 정말 좋겠네요.

 

Q. 세상다담이라는 아이디의 뜻이 궁금해요.

세상다담 : 「세상을 다 담을 수는 없지만...」 의 줄임말이에요. 중의적인 뜻으로 사람들이 받아들이더라구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사람인지,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지 말이에요. 본뜻은 세상을 다 담을 수 없지만 책을 통해서, 혹은 사람을 통해서, 무언가를 통해서 세상을 내 마음 속에 담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싶다라는 뜻이에요.

 

Q. 무슨 계기로 그런 생각을 하시게 됐나요?

세상다담 : 처음에 블로그 제목이 ‘세상을 다 담을 수는 없지만‘ 이었어요. 얼마간 블로그에 여러 가지 글을 쓰다 보니 책에 대한 내용이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나는 책을 통해 세상을 보는구나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블로그 제목을 『책으로 담는 세상』으로 바꿨어요. 그리고 원래 제목이 바뀌니까 그걸 닉네임으로 사용하게 된 거에요.

 

Q. 평소 사람들의 아이디에 관심이 많으신데 그거랑 관련이 있겠네요.

세상다담 : 책으로 하는 카페니 책 속의 주인공을 아이디로 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걸 보면 왜 그랬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죠. 혹은 의미를 부여하신 분도 계시구요. 예를 들어 따눈님은 ‘따뜻한 눈빛으로’에요. 따눈님께서 그렇게 되고 싶다든지, 그런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든지, 그런 눈빛을 봤다든지, 그것과 관련 없을 거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네요.

 

Q. 블로그에 대해서 조금 더 물어볼게요. 한 지 얼마나 되셨어요?

세상다담 : 5~6년 정도 되었나요.

 

Q. 요즘 책을 위주로 하고 있지 않으세요? 무언가를 얻으셨어요?

세상다담 : 그럼요. 처음엔 잘 몰랐지만 하루하루를 일기로 정리한다는 생각을 해요. 책을 읽고 감상문이나 비평문이나 다른 책과의 비교나 느낌을 쓰는 게 좋다는 걸 알고 있어요. 책 속에 마음에 드는 구절에 대해서도 적었어요. 세월이 지나고 나서 읽어 보면 이 문장을 왜 좋아했을까, 그리고 내가 살아온 것과 내 생각이 변화되어 온 걸 볼 수 있게 되어 헛되지 않았다고 느끼곤 해요. 의외로 자주 돌아볼 수 있게도 되요.

 

Q. 일, 이 년차 때 회장이셨으니까 그에 대한 내용을 듣고 싶어요.

세상다담 : 일 년차 때에는 열 분 내외로 모임을 가졌었어요. 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커피가 아닌 차를 마시며 했었어요. 그때는 항상 나오던 분만 나오셨는데요. 그때의 분위기가 어떨 때는 그리워요. 이 년차 때에는 많은 분들이 들어왔어요. 들고남이 많아졌죠. 변동이 많아져서 활성화 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삼 년차 때에는 개인적으로 무척 바빠서 모임에 많이 못나갔어요. 이 년차 말 정도였나? 젊은 사람들이 많이 왔어요. 그 때 젊은 사람들을 위해서 한 달에 한 번만 하는 게 아니라 두 번 정도로 해서, 자신의 의견과 남의 의견을 나누며 자신의 생각을 키울 수 있는 의견 나눔을 시작하자해서 의견 나눔이 생기기도 했죠.

 

Q. 독서클럽 진주 초대 회장으로써 독서클럽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세상다담 : 독서클럽이 확장되면서 저력이 생기는 것 같네요. 얼마 전에 카페 회원수가 200명을 돌파했더라구요. 전주에 리더스 클럽이 있는데 그 모임처럼 잘 기획해본다면, 언젠가 한자리에 카페 회원들을 다 불러 모아서 무언가를 할 수도 있을 것이고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 같아요. 200명이 한 번에 토론하거나 글을 쓴다거나 한다면 좋을 것 같아요. 진주를 대표하는 클럽이 됐으면 좋겠어요.

 

Q. 책에 대한 질문으로 넘어가서, 책을 남들보다 좋아하는 것 같으세요?

세상다담 : 누가 남들이지요? 남들보다 라는 질문은 어설픈 질문이에요. 책을 좋아하다보니까 주위에 굉장히 많이 읽으시는 분들도 많고, 깊게 읽으시는 분들도 많아요.

 

Q. 그럼 책을 좋아하세요?

세상다담 : 그럼요.

 

Q. 책을 좋아하는 아빠를 본받아 자식들도 책을 좋아해요?

세상다담 : 좋아했으면 좋겠어요. 아무래도 주위에 책이 많으니까 자기가 좋아하는 걸 읽을 수도 있겠죠? 억지로 강요하고 싶지는 않지만 책을 읽는 것이 좋다라는 것은 항상 전해주고 싶어요.

 

Q. 좋아하는 장르가 뭔가요?

세상다담 : 마음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싶은데, 실제 현실로 손에 잡히는 건 비문학 쪽이 많아요. 사회과학이나 인문과학 쪽을 선호하는 편인 것 같아요.

 

Q. 매력이 뭐 길래요?

세상다담 : 내가 모르는 게 많나봐요. 궁금한 게 많은가 보죠. 사회과학은 ‘우리’를 이야기 할 때가 많아요. 내가 평상시에 ‘나‘의 테두리 안에서 행동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우리’에 대한 관심이 큰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책을 읽을 때는 ‘우리‘에 관한 책을 읽게 될 때 많은 흥미를 가지게 되요.

 

Q. 세상을 거시적인 관점으로 본다는 말인가요?

세상다담 : 책을 읽다보면 한 번 씩은 생각하게 되요. 책을 읽는 이유가 뭘까 책에서 무엇을 찾는 걸가? 나는 책속에서 다양성, 균형, 희망을 찾고자 노력해요. 다양성이라면 거시적 관점으로 볼 수 있겠네요. 현실에서 왜 저럴까 이해할 수 없지만 책을 통해서 그걸 풀어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다양성을 읽어내어서 마음이 넓어질 수 있겠다고 생각해요. 나도 다른 사람의 상황을 모두 다 이해할 수 없겠지만, 공감을 해주려는 노력을,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어요. 그리고 균형. 세상의 다양성에도 세상이 깨지지 않는 이유가 뭘까요? 세상에 무엇이 세상을 무너지지 않게 할까요? 어떤 사람은 사랑, 어떤 사람은 자유, 어떤 사람은 행복이라고 말하더군요. 그 균형점을 책에서 찾는 것도 저한테는 의미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세상이 그냥 흘러가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조금씩 더 나아져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희망을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양성, 균형, 희망을 읽는데 거시적인 관점이 유리할 때가 많아요. 그래서 우리와 연결되요. 그래서 비문학 도서를 읽게 되요. 물론 문학 소설도 ‘우리‘를 이야기 할 수 있지만, 많은 부분에 있어서 ’나‘ 속으로 들어가는 게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나 속에서도 다양성, 균형, 희망을 읽어 낼 수도 있다고 봐요. 어느 방법이 맞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제겐 비문학 도서를 읽는 편이 좀 더 수월한 것 같더라구요.

 

Q. 누구나 다 책을 읽다가 말은 책이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떠세요?

세상다담 : 내 단점 중에 하나라면 책을 잡으면 싫든 좋든 끝까지 다 읽는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아무 책이나 쉽게 고르지 못하죠. 그런데 도저히 못 읽었던 책이 세 권 있어요. 사르트르의 <존재와 무>를 6페이지 읽는데 3일 걸렸어요. 도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뭔지 그리고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자본론>이 생각나네요.

 

Q. 만약 무인도에 가게 됐는데, 책을 하나만 가질 수 있다면요?

세상다담 : <존재와 무>가 어떨까요? 무인도니까 무(無)라는 게 더 의미가 있을 것 같네요. 할 일이 없을 것 같으니까 그것만 읽을 것 같아요. 그러면 언젠가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Q. 처음 읽은 책 기억나세요?

세상다담 : 기억 안나요. 하지만 어머니께서 항상 이야기 하시는 게 있어요. 제가 글을 막 배웠을 무렵 <미운오리새끼>를 읽고 그렇게 펑펑 울었다고 해요.

 

Q. 책 중에 기억에 남는 것 있으세요?

세상다담 : 저는 중 고등학교 때 보다 초등학교 때 책을 많이 읽었어요. 음, 기억에 남는 것은 대학교 1학년 때 도서관의 SF책장에 있는 책을 쭉 다 읽었어요. 엄청나게 많은 걸 다 읽은 게 기억나네요. 이는 개인적으로 대학생 때 꿈의 좌절과 관련이 있는데 SF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에서 위로를 받은 것 같기도 해요.

 

Q. 혼자 읽기 아까운 책 있으세요?

세상다담 : <어린왕자>, <마당을 나온 암탉>, <꽃들에게 희망을> 읽어봤나요? 짧아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어요. 짧지만 큰 울림을 줘요. 또 희망을 내포하고 있어요. 읽는 사람이나 권하는 사람이나 부담이 없어서 좋아요.

 

Q. 독서 계획 같은 것이 있으세요?

세상다담 : 몇 년 동안 1년에 100권 정도는 읽자고 마음먹었고 실제로 그렇게 했어요. 올해는 마음을 내려놓고, 읽었던 책들 중에서 다시 읽고 싶은 책을 읽어 보고 있어요. 때때로 그 책 속에 등장하는 책속의 책을 찾아 읽기도 해요.

 

Q. 살면서 책을 얼마나 읽은 것 같으세요?

세상다담 : 아직은 읽은 책보다 읽고 싶은 책이 훨씬 많네요.

 

Q. 빌려보는 것과 사서보는 것/ 종이책과 전자책/ 베스트셀러와 고전/ 선호하는 것을 선택해주세요.

세상다담 : 사서보는 것. 낙서를 많이 해서요. 그 다음 종이책이요. 낙서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베스트셀러요. 왜냐하면 저는 현재를 살고 있고 현재의 이야기니까요.

 

Q. 책을 읽는 행위에 대해 비판적인 적 없으세요?

세상다담 : 책 읽는 것과 현실감에는 괴리가 있죠. 제 경우에는 책을 감명 받으면서 읽었는데, 실제론 현실에서 그와 같이 행동 못할 때가 많아요. 그래도 위안을 삼자면, 현실에서 그렇게 하지 못함을 가슴 아파 할 수 있는 것은 책을 읽었기 때문이겠죠. 책조차 읽지 않은 사람들은 가슴 아픈 일을 보고도 가슴 아파 하지 못하고 지나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가슴 아파하는 것 자체로써 사람이 커갈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한 때, 책 읽은 사람이 왜 그래? 라는 비판에 충격 받았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아요. 책을 읽고 나면 다 성인군자 되게요? 그러니까 난 개의치 않아요. 하지만 난 잘못된 걸 느끼려고 노력한다는 것. 마음 아파한다는 것. 그 괴리감을 더 나은 발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나 더 이야기 하자면, 책만 가지고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봐요. 영화를 통해, 봉사를 통해, 대화를 통해 혹은 운동을 통해서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자기 자신을 되돌아볼 기회는 무궁무진하지만 그 중 나는 책이 좋아서 책을 선택한 거고 다른 사람은 다른 방식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삶과 꿈에 대한 질문으로 넘어가서, 삶이 즐거우세요?

세상다담 : 즐겁다고 생각해요. 여유롭게 생각할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한 것 아닐까요? 만약 당장 내일의 먹을거리가 없으면 이렇게 책 읽고 생각해 볼 여유가 허용될까요? 이런 의미에서 현재의 제 삶에 참 고마움을 느껴요. 행복하고 평온해요. 개인적으로 물이 고이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소(沼)를 만나 잠시 쉬어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Q. 자신만의 가치관이 있으세요

세상다담 : 아까 이야기한 것들이겠죠? 다양성, 균형, 희망이요.

 

Q. 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세요?

세상다담 : 정말 어려운 질문이에요. 저는 다행히 당장 내일 먹을거리 걱정은 안 하지만 젊은 사람들은 내일 먹을거리가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사람에게 기성세대로서 책만 읽고 돈을 따라가지 마라고 말하는 게 옳지는 않다고 봐요. 돈은 필요하고 편리해요. 하지만 전부는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어요. 지금 가지고 있는 돈 가지고 자기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사람이 여유로운 삶을 산다고 생각해요. 무작정 돈은 행복이 아니다라는 말은 거짓이라고 봐요. 젊은 사람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일을 찾는다면 굉장히 좋을 텐데... 돈이 얼마가 모이면 내 삶을 바꿀 테다 혹은 내 삶이 바뀔 수 있다는 그런 생각 보다는, 자신이 가진 약간의 돈일지라도 자신의 행복에 아낌없이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이 끝까지 행복할 것 같아요.

 

Q. 독서 이외의 다른 취미는 없으세요?

세상다담 : 특별히 독서만큼 좋아하는 건 없어요. 읽은 책보다 아직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아이들을 위해서 요즘은 캠핑을 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잠자는 시간 빼고는 책을 읽고 싶어요.

 

Q. 꿈이 뭐에요?

세상다담 : 책 쓰고 싶어요. 내 마음을 담아낼 수 있는 책을, 나의 실력으로, 내 생각의 폭을 넓혀서 쓰고 싶어요. 인류의 역사를 삼각형에 비유한다면, 인류는 작은 삼각형에서 밑변의 양 극단을 점점 넓혀 큰 삼각형이 되어 왔다고 생각해요. 이 삼각형 밑변의 폭은 위대한 한 명의 한 걸음이 아니라 수많은 인류의 잔잔한 한 걸음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폭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제 위치에서 살다가 죽는 게 아니라 한 걸음 나아가는 데에 한 목숨을 바치고 싶어요. 제 이름을 알아주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저도 죽으면서 나 스스로 인간으로써 한 걸음을 걸었던 거야 라고 생각하고 싶어요. 그게 하나의 책이라는 걸로 나타나면 좋겠어요.

 

Q. 마지막 질문으로 왜 책을 읽으세요?

세상다담 : 세상을 이분법으로 보자면 세상엔 변화와 유지가 있다고 봐요. 세상이 이 둘 중에 한 쪽으로 완전히 기울어 무너진 적은 없어요. 균형점을 기준으로 균형을 이루어 왔다고 생각해요. 그 어딘가에 있는 세상의 균형점을 찾고 싶어요. 내 폭이 넓어질수록 나의 균형점으로 세상의 균형점에 가까워 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내 폭을 점점 넓혀 세상의 균형이 어디 있는지 찾고 싶어요. 그래서 나를 넓혀가는 수단으로 책이 다른 여러 수단과 비교해 볼 때 적절하게 효율적이고, 시간도 덜 들고, 돈도 덜 들고, 더군다나 재미까지 있으니까 얼마나 좋아요?

 

( 출처 : 독서클럽 진주, http://cafe.daum.net/dc-jj )


 

          

구경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