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영혼

세상다담 2014. 3. 25. 22:21

     

  

  

   이름 없는 분에게.

  

   어렵게 백지 편지를 보내신 이유를 내 나름대로 깊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이건 어지간히 중대한 사안인게 틀림없다, 어설피 섣부른 답장을 써서는 안 되겠다, 하고 생각한 참입니다.

   늙어 망령이 난 머리를 채찍질해가며 궁리에 궁리를 거듭한 결과, 이것은 지도地圖가 없다는 뜻이라고 내 나름대로 해석해봤습니다.

   나에게 상담을 하시는 분들을 길 잃은 아이로 비유한다면 대부분의 경우, 지도를 갖고 있는데 그걸 보려고 하지 않거나 혹은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알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마 당신은 그 둘 중 어느 쪽도 아닌 것 같군요. 당신의 지도는 아직 백지인 것입니다. 그래서 목적지를 정하려고 해도 길이 어디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일 것입니다. 지도가 백지라면 난감해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누구라도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하겠지요.

   하지만 보는 방식을 달리해봅시다. 백지이기 때문에 어떤 지도라도 그릴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당신 하기 나름인 것이지요. 모든 것에서 자유롭고 가능성은 무한히 펼쳐져 있습니다. 이것은 멋진 일입니다. 부디 스스로를 믿고 인생을 여한 없이 활활 피워보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상담편지에 답장을 쓰는 일은 이제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멋진 난문難問을 보내주신 점, 깊이 감사드립니다.

나미야 잡화점 드림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446~447쪽, 히가시고 게이고, 현대문학, 2013.4.9(초판 10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8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현대문학

 

2012년 3월 일본에서 출간되어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히가시노 게이고 최신작. 이번 이야기에는 그동안 히가시노 게이고 하면 떠올랐던 살인 사건이나 명탐정 캐릭터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총 5장으로 구성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기묘한 편지를 주고받는다는 설정 때문에 판타지 색채가 두드러져 보일 수 있지만 이는 각각의 이야기와 등장인물을 하나의 연결 고리로 모으는 주요 장치로 작용한다.

 

 

 

책으로 담는 세상 ^^*

이형진(세상다담)

 E-mail : hj916433@hanmail.net

 

 

 

   

 

 

내가 몇년째 상담글을 읽으면서 깨달은 게 있어. 대부분의 경우, 상담자는 이미 답을 알아. 다만 상담을 통해 그 답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거야. 그래서 상담자 중에는 답장을 받은 뒤에 다시 편지를 보내는 사람이 많아. 답장 내용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기 때문이지.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
안녕하세요.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
기묘한 편지를 주고받는다는 설정이 톡톡 튀네요.
잘 보고 갑니다.
한번 보고싶은 책이네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