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영혼

세상다담 2014. 8. 27. 23:21

 

 

♠ 키 큰 나무를 한참 동안 바라보던 피터가 나무에게 말을 걸었다.
  

나무야, 나도 너처럼 키 큰 나무가 되고 싶어.
“왜 키 큰 나무가 되고 싶은데?”
“높이를 갖고 싶으니까.”
“높이를 갖고 싶은 이유가 뭔데?”
“높이를 가지면 많은 것을 볼 수 있잖아.”
“꼭 그렇진 않아. 높이 때문에 볼 수 없는 것들도 너무나 많으니까.”
“높이 때문에 볼 수 없는 것들도 많다고?”
  

피터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고개를 갸웃거리는 피터를 바라보며 키 큰 나무가 말했다.
  

“높은 곳보다 낮은 곳에서 더 많은 걸 볼 수 있을지도 몰라. 네가 진정으로 높이를 갖고 싶다면 깊이에 대해 먼저 고민해야 돼. 깊이를 가지면 높이는 저절로 만들어지는 거니까. 하늘로 행군하기 위해서 나무들은 맨손 맨발로 어두운 땅속을 뚫어야 하거든. 깊이가 없는 높이는 높이가 아니야. 깊이가 없는 높이는 바람에 금세 쓰러지니까.”

   

  

        

      
♠ 피터를 바라보며 키 큰 나무가 다시 말했다.
  

“높이를 갖고 싶다고 모두들 높은 곳만 기웃거리는데 헛수고일 뿐이야. 아까도 말했지만 높이를 가지려면 먼저 깊이를 고민해야 돼. 깊이를 가지려면 여러 번 실패할 수도 있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 우리가 배우는 것들의 대부분은 실패를 통해 배우는 거니까……. 높이 때문에 진실을 잃는 자들도 많아. 높이는 겸손을 잃게 만들고, 겸손을 잃었다는 것은 진실을 잃었다는 것과 같은 뜻이니까.”
“높이 때문에 진실을 잃는다고?”
“…….”
  

피터가 묻는 말에 키 큰 나무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키 큰 나무가 말했다.
  

높이는 행복을 주기도 하지만 행복만큼의 절망도 각오해야 돼. 높은 곳은 언제나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때문에 절망할 수밖에 없는 거지. 그렇다고 높이의 절망을 깔보지마. 높이의 절망 또한 높이를 이끌고 가는 힘이니까.”

     

   

  

        

♠ 피터가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

  
깊이를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줘.
“깊이를 갖는다는 건, 꽃을 피울 수 있는 당장의 씨앗을 열망하지 않고, 씨앗을 품을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놓는 거야. 토양만 있다면 꽃은 언제든지 피어날 수 있거든…….”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 더 쉽게 말해줘.”
  

피터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깊이를 갖고 싶다면 높이에 집착하지 말고 지금 해야 할 일을 하며 묵묵히 걸어가면 돼. 깊이를 갖는다는 건 자신의 가능성을 긍정하며 어둠의 시간을 견디겠다는 뜻이니까……. 나도 확신할 순 없지만 실패와 치욕을 통해 우리는 깊이를 배우는 것인지도 몰라…….”
  

키 큰 나무의 말에 피터는 고개를 끄덕였다.

  

  

: 위로, 60~66쪽 중에서, 이철환, 자음과모음, 2011.10.31. (초판 2쇄)

  


 

  위로 - 8점
  이철환 글.그림/자음과모음(이룸)

 

<연탄길>의 작가 이철환이 내놓은 그림 에세이. 작가가 직접 모든 삽화를 그렸으며 '피터'라는 나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어른들을 위한 짧은 동화다. 이철환 작가는 눈빛 하나 별빛 하나까지 손수 콜라주 형태로 작업하여 그 어느 때보다 그림에 많은 공을 들였다. 작가가 직접 그린 200여 점의 삽화와 함께 어우러져 큰 울림을 준다.

 

 

 

책으로 담는 세상 ^^*

이형진(세상다담)

 E-mail : hj916433@hanmail.net

 

 

 

   

 

 

우리들의 미래는 우리들의 과거 속에 있다. - 13쪽
우리들의 현재는 우리들의 과거 속에 있다.
그런데... 우리들의 미래는 우리들의 현재 속에 있다. ^^*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건 '비교'야. 나를 다른 것과 비교하면서 우리는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생각하거든... 네가 무엇을 하든, 네 모습이 어떻든, 너를 다른 것들과 비교하지 마. 네가 아름다운 날개를 갖는다 해도, 너는 더 아름다운 날개를 갈망하게 될 거야. 비교는 아래쪽을 바라보지 않고 항상 위쪽만 바라보려고 하니까... 너의 아픈 그늘이 있다면, 차라리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성장을 향한 첫 걸음을 뗄 수 있을 거야. (...) 쉽지 않은 일이지... 하지만 자신을 다른 것들과 비교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들이 얼마든지 있으니까 너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어야 돼. 만약에 달갈 껍데기가 단단한 돌로 만들어져 있다면 하나님은 어린 병아리에게 돌을 부술 수 있는 힘까지 주셨을 테니까... - 76쪽
Der Vogel kämpft sich aus dem Ei. Das Ei ist die Welt.
Wer geboren werden will, muss eine Welt zerstören.
Der Vogel fliegt zu Gott. Der Gott heisst Abraxas.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

- <데미안>, 헤르만 헤세
부분을 전체라고 믿고 있는 너희들만의 진리가 늘 문제야. 너희들은 진리나 고정관념이라는 성을 쌓고 살아가는데, 그 성은 너무도 견고해 누구도 들어갈 수 없지만, 문제는 그 성 밖으로 너희들도 빠져나올 수 없다는 거야. 너만의 진리나 고정관념을 버리면 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을 거야. 네가 꽃을 바라보는 방식으로 꽃이 너를 바라본다고 생각하지 마. 꽃은 꽃의 방식으로 너를 바라볼 뿐이니까. - 84쪽
존재의 욕망을 이해할 수 없다면, 존재를 이해할 수 없는 거야. 존재의 이중성을 이해할 수 없다면, 존재를 이해할 수 없는 거라고. (...) 우리의 욕망이나 이중성을 함부로 깔보지 말라는 뜻이야. 욕망은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기도 하니까... 우리의 이중성이 없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불편해질지도 몰라. 욕망이나 이중성을 깔보는 것들은 자신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이야. 자신에게도 욕망이 있고 이중성이 있는데, 남의 욕망이나 이중성을 깔본다는 건 말도 되지 않잖아... - 96쪽
어떤 것의 참모습은 사실 너머에 있을 때가 많다.
어떤 것의 참모습은 눈에 보이는 것 너머에 있을 때가 많다. - 123쪽
진실은 사실과 다르다.
사실을 통해 그대가 얻은 감정이 진실이다. - <글쓰기의 공중부양>, 이외수
내게 권력을 만들어준 건 도끼처럼 생긴 내 앞다리가 아냐. 뒤꽁무니에서만 나를 비난하는 너희들의 비겁함이 내게 권력을 만들어준 거라고. 너희들에게 이익이 없다면 너희들은 내게 권력을 만들어주지 않았어. 권력 없는 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만들어주고 권력의 지배를 받는 거니까... 정말로 한심한 것들이지. 권력을 비판하며 진실을 들먹이는 자들도 있지만 그들 대부분은 진실과 거리가 멀어. 진실 같은 건 없어. 누구에게든 자신의 기준이 진실일 뿐이니까... - 126쪽
"나는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살아갈 거야.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살지 않는 건 나를 속이는 일이잖아."
"네가 원하는 방식대로만 살아가는 것 또한 너를 속이는 일이야. 누구나 그렇듯, 너의 마음속에도 나비만 살고 있는 게 아니라 나비보다 사나운 것이 함께 살고 있을 테니까." - 163쪽
우리의 삶은, 강물 같은 거라고, 강물이 바다로 가는 동안 벼랑을 만나기도 하고, 커다란 바위를 만나기도 하고, 치욕을 만나기도 하고, 더러운 물을 만나기도 하지만, 바다로 가는 동안 강물은 일억 개의 별을 가슴에 담을 수 있다. - 213쪽
좋은 포스팅 잘 보고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날마다 좋은 날되시기를 바라며 시간이 허락되시면 저희블로그 한번 방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