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길산 수종사

댓글 0

산행이야기/산행(2020년~)

2021. 5. 28.

운길산 수종사

 

이상하게 복희랑 산행약속만 잡으면 날이 얄궂다.이것도 징크스인갑다.

매사에 걱정을 사서 하는 복희는 어떻게 비오는 날 산행을 하냐며 펄쩍뛰지만,

비가 와도 바람 불어도 무조건 간다고 엄포를 놨더니 꾸역꾸역 약속장소로 시간맞춰 나왔다.

겁많은 쌩초보 산길로 데려갈 수는 없고..나도 뭐 다 생각은 있다.

부처님 앞에 불공 드리는걸 좋아하니 수종사까지만 살살 다녀오면 되겠지..

 

이슬비 소리없이 내리더니 점점 잦아들고,수종사 가는 길은 안개숲이 되어 더없이 맑고 운치 있다.

오색연등 따라 40여분을 오르니 일주문이 나오고,이내 수종사에 도착한다.

다시 비는 보슬보슬 내리기 시작하고,안개로 휩싸인 경내로 풍경소리 딸랑딸랑 울려퍼진다.

고3엄마,복희는 대웅보전에 들어 그 어느때보다도 더 간절히 반야심경을 읊고,

그 사이 나는 삼정헌 툇마루에 걸터앉아 풍경소리에 심취한다.

전망 좋은 산신각에 오르니,두물머리는 커녕 아무것도 안보이지만,그래도 좋아라 하는 복희씨..

단언컨대 자기가 가 본 절 중에 최고라며 엄지를 치켜든다.

코로나시국이라 그냥 내려갔음 좋겠건만 무조건 삼정헌에 들어 차한 잔 마시고 가야겠다길래 따라들어가긴 했는데,

도대체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알 수가 있나..   

숙우는 뭐고 괘반은 뭐고 또 차호는 또 뭔지..

설명서 차근차근 읽어가며 대충 한 잔 하고나서야 수종사를 나서고,

전철 타기 전,밭미나리에 갓 딴 상추에 덤으로 얻은 부추까지 한보따리 배낭에 쑤셔넣고 기분좋게 전철에 올라탄다.

다음 만남땐 부디 우리들의 징크스가 깨지길 바라며~~

 

(2021년 5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