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28구간(댓재~백봉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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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백두대간

2013. 11. 4.

 

산행일 : 2013년 11월 3일

산행지 : 백두대간 28구간

산행코스 : 댓재-햇댓등-두타산-청옥산-연철성령-고적대-갈미봉-이기령-상월산-원방재-백봉령

(산행거리;29.1km)

산행이야기:백두대간 구간중 가장 난이도 높다는 28구간..후덜덜한 거리라 다들 부담스러워하는 구간이다.순서대로 간다면 내년 1월에 걸어야 할 구간이지만,눈길산행의 부담때문에 미리 앞당겼다. 

 

3시 40분..댓재의 세찬바람을 맞으며 산행을 시작한다.

산신각옆으로 난 길따라 오르막을 치니 햇댓등이란 이정표가 나온다.

여기서 좌측으로 완전히 꺾어 80도방향으로 진행한다.곤두박질쳐 한참을 내려가는데 누군가 소리친다.

하늘좀 보라고..땅만보고 걷던 걸음 일제히 멈추고 올려다보니..밤하늘을 가득 메운 별이 비가 되어 내린다.

경이롭다.

 

2시간 반만에 두타산에 도착하자 희미하게 여명이 트기 시작한다.

전망좋은 이곳에서 아침을 맞이했음 좋으련만,다시 빠른 걸음을 이어간다.

한없이 떨어지는 내리막,그리고 완만한 능선길을 잇고는 박달재지나 청옥산으로 오르는 길은 계속되는 오르막이다. 

 

청옥산 1403m

 

댓재에서 출발한지 3시간만에 도착한 청옥산..

이미 해는 중천에 떴다.

나뭇가지 너머로 운해가 넘실거리지만,숲에 갇혀있으니 그림의 떡일 수 밖에..

기다리던 밥시간..

앉자마자 소주한잔 꼴깍!하니,땀이 식으며 으슬으슬했던 몸이 좀 따스해진다.

 

연칠성령

 

정선군 하장면과 동해시 삼화동을 오가는 고개,연칠성령..

 

고적대로 향하는 길,답답했던 조망이 드디어 터졌다.

쓸쓸한 늦가을의 산자락엔 구름바다가 펼쳐져있다.

재촉하던 발걸음은 저절로 멈춰지고..누구랄것없이 배낭 벗어놓고 다 바위위로 오른다.

 

 

 

오늘 졸업하는 황보형..

36구간을 단 한번도 빠지지 않았다며 본인은 엄청 자랑스러워하고..

우리는 오죽 할일이 없으면~하며 혀를 끌끌차고..ㅎ

그나저나..나에게도 이런날이 올까??

완주하면 우리동네 아파트앞에 큰 현수막 하나 걸어놓고 싶은 심정이다..

그만큼..내가 걸어낸 값진 열매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풍경을 뒤로하고,고적대로 향한다.

바위구간은 밧줄로 이어지고,가파른 오르막을 시작한다.

 

 

고적대 1353.9m

 

또 한고비 넘어 고적대에 도착하고..숨돌릴새 없이 길을 잇는다.

 

 

고적대를 내려서니 낙엽송숲이 가을산을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다. 

 

고적대삼거리

 

 

갈미봉

 

이제 중간지점에 이르렀다.

좌측으로 가면 괘병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고,우리는 이기령으로 향한다.

 

 

 

걸어야 할 거리에 대한 부담감때문이었을까? 후미팀답지않게 주유시간도 패스하며 빠르게 진행한다.

그 결과..중간그룹과 합류하는 이변이..

 

선두그룹과의 차이가 얼마되지 않다는걸 알고는 이내 술상을 차린다.

오늘같은 날은 정신력 플러스 술의 힘으로 가야한다는 논리까지 내세우며... 

 

이기령이 얼마남지 않았고..

한동안 자작나무 조림지를 지나고,울창한 솔숲을 지나며,걷기 좋은 참 착한길을 통과한다.

노란잎이 하늘을 덮었고,바닥엔 낙엽들이 부드럽게 깔려있다.

이런길로만 다닌다면야 얼마든지 걸을 수 있을텐데말이지..

근데,산이 어디 그런가..오르막과 내리막의 반복인것을...

 

 

 

이기령

 

백봉령 10킬로 남았다.

이제 머지 않았구나~~했더니,의미심장한 웃음을 짓는 대장님..

그 웃음의 의미를 아는데 걸리는 시간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계속되는 오르막..

이제 서서히 지쳐가면서 체력의 한계가 온다.

곡소리가 절로 난다.발걸음이 잘 안 떨어진다.

 

 

잠깐 등로를 벗어나 옆길로 새어 멋진 풍광에 취해본다.

추색이 깊었다.

 

 

 

상월산 970.3m

 

천신만고끝에 도착한 상월산..

드디어 올랐다는 기쁨을 미처 느끼기도 전에 맞은편을 보니,이것만큼 높은 봉우리하나가 또 놓여져있다. 

과일 든 손이 막 떨린다.

억지웃음 지으며 인증샷..

노래가사처럼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라는거..

 

 

 

원방재

 

상월산에서 말발굽모양으로 능선을 오르내리며 돌아 원방재에 내려선다.

마주오던 한무리의 대간팀과 만나는데,묻지도 않았는데 세번째 종주중이라고 자랑질..

워메 기죽어~~

지금부터 진정한 고생길이 시작된다고 겁까지 막 준다.

 

 

 

이제 다들 지쳐간다.

산행시작 12시간을 넘어서면서 잠이 몰려오고 다리는 후달거린다.

또 밀려드는 회의감..`이렇게 쌩고생하며 걷는 이유가 뭔지`..

그러나 곧 까먹을 뻔한 회의감이다.내려가면 다음달 또 중독처럼 이 품을 찾아 파고들테니까..

 

 

 

 

조금씩 가까워오는 백봉령.. 

완전 기진맥진이다.기를 쓰고 걷고 또 걷는 수 밖에..이젠 젖먹던 힘조차 없다..

서서히 저녁빛이 감돌기 시작한다.해지기전에 도착해야할텐데...

  

 

백복령

 

오른편 발아래 도로를 두고도 여러개의 봉우리를 넘고 또 넘는다.

이 봉우리만 넘으면 끝이겠지 하는 착각을 여러번 하고.. 

산정상과 허리를 깎아버린 흉칙한 백병산을 앞에두고서야 오늘의 목적지에 도착한다.

댓재를 출발한지 13시간 30분이 흘렀다.   

 

다 걷고 난 끝엔 내가 겪은 힘듦의 몇곱절에 달하는 만족감과 성취감이 찾아온다.

한달 후..언제 그랬냐는듯 다시 이 길위에 서있을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