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9구간(빼재~부항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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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백두대간

2014. 8. 17.

 

산행일 : 2014년 8월 16일

산행지 : 백두대간 9구간(빼재~부항령)

산행코스 : 빼재-삼봉산-소사고개-초점산-대덕산-덕산재-부항령(산행거리;20.8km)

산행이야기:백두대간 두구간을 남겨두고,빼먹은 세구간(빼재~추풍령)이 내내 찜찜함으로 남아있었는데,이번에 이 중 한구간을 걷기로 한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동안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심란하기만하다.

인삼랜드휴게소에 주차해놓고 2시간동안 쪽잠을 자고나니 다행히 비는 그쳐있고..

든든하게 이른아침을 먹고는 무주IC를 지나 오늘 산행의 출발지점인 빼재에 도착한다.

신풍령이라 불리는 빼재는 37번국도상의 무주와 거창을 이어주는 중요한 고갯길이었다.지금은 터널이 개통되어 한적한 고개로 변했지만..

 

백두대간 36구간 중 힘들기로치면 열손가락 안에 들어갈만큼 오르내림이 심한 구간인 9구간..

땜빵은 무슨 땜빵이냐 그냥 3년 정근으로 쫑치려다가 기어이 이렇게 와버렸으니..

오늘처럼 날밝을때 시작하는게 지리산구간 이 후로 처음이지 싶다.  

 

팔각정에서 산행준비를 단디 마치고,거창방향으로 도로따라 잠깐 걷다가 왼편으로 나있는 나무계단으로 올라선다.

    

아무도 지나간 사람 없는 산길은 밀림 그 자체다.

조금전까지 내렸던 비로 땅바닥은 질척하고 지날때마다 나뭇가지에 있던 물방울들이 떨어지면서 얼마못가 온몸은 흥건히 젖는다.

 

본격적인 대간마루금이 시작되고 좌측 삼봉산으로의 걸음을 내딛는다. 

 

 

생각지도 못한 복병이다.

키를 훌쩍 넘긴 젖은 수풀과 거미줄..

앞서 길을 터주시는 솔맨형 입은 시간이 갈수록 거칠어지신다.뒤따르던 우리도 씩씩거리긴 마찬가지..   

 

 

 

숲에서 벗어나 잠시 조망이 터지는 바위에 올라선다.

지나온 길은 운무에 휩싸였고,바람이 구름을 몰고 가는가싶더니 순식간에 하얀세상이 되고만다.

 

 

1시간 40여분만에 삼봉산에 다다른다.

초반부터 복병을 만나 고전하는 통에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막걸리 한사발로 갈증을 달래고는 다시 마루금을 어어간다. 

 

오두재고개까지 이어지는 암릉길..

될 수 있으면 우회하고,피할 수 없는 곳은 밧줄을 잡으며 조심조심 걷는다.

 

 

오두재고개에서 길은 소사방향으로 90도로 꺾인다.

 

소사마을로 떨어지는 길은 코박고 내려갈 정도로 급경사 내리막인데다 거친 너덜길이다.

나뭇가지와 밧줄을 잡아가며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다.

 

 

 

신경 곤두세우며 급경사길을 내려오니 철조망이 나오고..

철조망을 통과해 개간지와 편백나무숲을 차례로 지난다.

 

 

 

 

무주와 거창을 잇는 1089번 지방도상의 고갯길,소사고개에 내려선다.

 

시원한 막걸리 한잔 마실 생각으로 곧장 초점산으로 오르지 않고 이정표따라 무주방향으로 도로를 걷는다. 

 

탑신슈퍼 평상에 앉아 두매산골 막걸리 한잔에 아이스크림까지 먹고나니 배가 두둑해지고..몸은 노곤해지고..

다시 산길을 시작하려니 갈길이 구만리같다.

이쯤에서 그만두자고 살살 꼬셔대는 두 분과 칼을 뽑았으면 무우라도 잘라야지 하며 끝까지 가자고 하는 나..

 

소사고개에서 수도지맥 분기점인 초점산까지는 다시 급경사를 올라야한다,

오늘 구간중 가장 힘든구간이기도 하다.

탑신슈퍼에서 도로를 건너 산길로 접어들고,과수원과 임도와 산길을 반복한다. 

새를 쫓는 공갈 대포소리는 더 가까이서 위협적으로 들린다.  

 

 

이 길이 맞나 싶을 정도로 30여분 넘게 마을을 뱅뱅돌며 고도를 높이다가 마을 북쪽 끝지점에 있는 마지막 농장인 부산농장을 끝으로 산길로 들어선다.

마을길 끝지점에 먹음직스럽게 달려있는 복숭아 나무 한그루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그만 세개를 따버리고..

목마름끝에 먹는 복숭아맛은 꿀맛이다.더우기 주인장 몰래 따먹는 과일이니 오죽할까...     

 

 

초점산으로 가는 약 2.8킬로의 급경사 오르막은 시작되고..

그저 땅만 보고 걷다가 고개들면 오르막 또 오르막이다.

설상가상,소사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서자마자 지척에서 `꺼억 꺼억`거리는 멧돼지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순간 얼음땡이 되어 오도가도 못하고,뒤따르던 몽몽님도 엄청 쫄은 눈치더니 앞서간 솔맨형을 불러댄다.

나참..도로 내려갈 수도 없고..

조용히 올라오라는 솔맨형의 주문대로 수풀을 헤치며 걸음아 나살려라하며 빠른속도로 올라간다.

   

 

초점산을 400m남겨둔 지점..

이곳은 수도지맥의 분기점이고 지난번에 다녀온 가야산을 지나는 산길이기도하다.

 

 

 

초점산(대덕삼도봉) 정상이다.

경남거창,전북무주,경북김천에 걸쳐있어 삼도봉이라 불리운다.

조망이 더할나위없이 좋은 곳이라던데 사방이 구름에 갇혀있다.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가볼까?

우리나라에는 삼도봉이 세군데 있는데,모두 백두대간상에 있다.

첫째는 지리산 삼도봉,둘째는 이곳 초점산,셋째가 민주지산 삼도봉..

이로써 벡두대간상에 있는 삼도봉을 모두 걸어본셈이다.

 

 

대덕산까지 이어가려 했지만,더이상 갈 힘이 없다.

아까 수확이 끝난 배추밭을 지나며 주워온 배춧잎에 쭈꾸미 올려 맛있게 냠냠..

얼큰한 국물이 들어오니 이상하게 피로가 확~풀리는 기분이 든다.

1시간 30여분을 푹~휴식을 취한다.

 

좌측으로 마을을 내려다보며 오늘 구간의 최고봉인 대덕산으로 향한다.

  

 

대덕산능선은 마치 정선의 민둥산처럼 구릉지대로 이루어져있다.

조망과 하늘이 좀 더 열렸음하는 아쉬움이 있지만,얼굴 긁히며 젖은 수풀을 헤치지 않는것만으로도 다행이다.

내내 사람구경 못하다가 처음으로 뒤따르는 산객 한분을 만난다.

저 분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땜빵산행중이시라고..

부항령에서 하루 더묵고 내일은 우두령까지 가신단다. 

 

 

대덕산 1290m

 

초점산에서 대덕산은 1.4킬로밖에 안되지만,안부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야하기에 약 1시간가량 걸렸다.

정상에 서니 힘든기억은 저편으로 사라지고 뿌듯함으로 가슴충만하다. 

 

온김에 우리도 하루 더 묵고 우두령까지 잇고 가자하니,두 분 펄쩍펄쩍 뛰신다.

머리에 총맞았냐 한번 다녀왔는데 힘들게 뭐하러 또 가냐구..

두 분은 지난번에 걸었고 나만 빼먹은 구간이니 기가 팍 죽고..

부부간의 의리,이웃간의 의리를 내세우며 아무리 꼬셔대도 씨도 안먹힌다. 

 

대덕산에서 덕산재까지는 약 3킬로정도의 급경사내리막이다.

중간지점에 있는 어름골약수터에서 물 한바가지 마시고는 내려가다보니 물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온다.

드디어 어름폭포다..

 

어름폭포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듯 시원한 물소리에 기분은 좋아지고..

물이 얼마나 차가운지 손이 시려울정도고,금새 땀이 쏙 들어가고 그 자리엔 닭살이 막 돋기 시작한다. 

 

천하의 물개님이 어찌 그냥 지나칠소냐..

처음엔 물이 너무 차서 엄두를 못내시더니만 상금으로 만원빵을 거니 그대로 입수..

근데 1분을 못채우고 부랴부랴 나오신다.여지껏 맛 본 물중에 가장 차갑단다.

 

덕산재

 

덕산재는 무주와 김천을 잇는 30번 국도상의 고갯길이지만 지금은 문닫은 휴게소만 덜렁 있다.

백두대간 덕산재 표지석 옆으로 난 길따라 오늘의 목적지 부항령으로 향한다.

어느덧 3시를 넘은 시간이다.

부항령까지 5.2킬로이긴하나 830봉과 850봉의 큰 봉우리 두개를 넘어야하니..

 

체력이 바닥이라 거의 사경을 헤매며 830봉에 다다른다.

별로 든거 없는 배낭무게는 왜이리 무거운지..

앞에 걸린 카메라 무게조차 버거워 배낭안으로 집어넣는다.  

 

 

오르내리막만 반복하는 지루한 숲길..

땅은 더없이 걷기좋게 푹신한데,발무게는 천근만근이다.

부항령 800m 이정표를 지나자 삼도봉터널을 지나는 도로의 모습과 차량소리가 들려온다.

 

오늘의 목적지 부항령이다.

이제 접속구간인 삼도봉터널까지는 0.6킬로만 남았다.

 

 

편한길 놔두고 지름길을 택한 댓가로 비탈진 길을 살벌하게 내려선다.

이내 삼도봉터널이 나오고,`부항령`이란 커다란 돌덩어리가 우뚝 서있다. 

아, 이뿌듯함을 누구한테 자랑해야하나?

10분만에 택시가 오고,다시 빼재로 가는 길은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택시로 40여분 걸리는 50리길을 11시간 30분이나 걸려 두 발로 걸어온 셈이다.

 

그동안 숙제로 미뤄뒀던 한 구간을 이렇게 무사히 마칠 수 있음에 감사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