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36구간(미시령~진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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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백두대간

2014. 11. 4.

 

산행일 : 2014년 11월 2일

산행지 : 백두대간 36구간(미시령~진부령)

산행코스 : 미시령-상봉-신선봉-마산봉-진부령(산행거리;16.4km)

산행이야기:백두대간 마지막 구간이다.지난번에 이어 통제구간이 있어 백담사입구 도로변에 정차하여 산행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에서 미시령 옛고갯길로 향한다. 

 

상봉

 

일사불란하게 감시초소옆 도로변 철조망을 넘는다.

그동안 여러번 저질렀던(?) 터라 익숙해질만도 한데 마음은 늘 개운치는 않다.

오늘의 최고봉인 상봉까지 약 1시간 반 가량을 지루하게 올라야하는 오름길이 시작되고,

세찬바람속에서 걸음을 옮긴다.

샘터와 너덜지대를 지나 헬기장을 지나니 상봉이다.

   

 

상봉을 내려서자마자 급경사의 바위지대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바람이 거센데다 안개비까지 내리니 암벽길이 여간 조심스러운게 아니다.

지난구간인 황철봉 너덜길보다 발디디기가 더 불편하여 긴장백배다.

 

 

우리말고도 또 한팀의 대간팀과 서로 섞이는 바람에 밧줄구간이 나타날때마다 지체구간이 이어지고,

앞사람들이 통과하는 동안 기다리는 시간엔 추위에 덜덜 떤다.

오늘은 거리가 짧아 비교적 쉬운 구간인데,미끄러운 바윗길이 복병이 되어 골치아프게 만든다. 

 

 

신선봉

 

신선봉은 대간길과 벗어나 있지만 이제 또 언제오려나 싶어 기어이 올라본다.

신선이 내려와 쉬어갔다는 신선봉은 한치앞도 안보일만큼 안개로 자욱하다.

맨 꼴등이었나 싶었는데,방향을 잘못잡아 알바하고 올라온 일행들을 만나 함께 움직인다.

 

안개비는 점점 굵어져 꽤 굵은 빗방울로 바뀌고 안개는 점점 가득차오른다.

그러지않아도 알바하기 딱 쉬운 구간인데 안개까지 꽉 차오르니 시야확보가 안된다.

안전을 위해 앞뒷사람 간격을 적당히 유지하며 진행한다.  

 

대간령

 

날은 밝았어도 어두침침한 날씨속에 대간령에 닿으며 한시름 놓는다.

이미 선두와 중간그룹을 놓친지 오래라 함께 모여 식사하기엔 불가능하여 후미팀 일곱명만 이곳에서 식사를 한다.

내내 긴장하며 와서 그런가,입이 까끌까끌하여 꾸역꾸역 억지로 밥을 넘긴다.

산행시작 10분후부터 갑자기 체기가 있어 힘겹게 길을 이어온 몽몽님은 맹물만 들이키고..

그냥 마장터로 탈출하자하니 지금껏 걸어온게 아까워 끝까지 가겠다는 집념의 몽몽님..

 

 

철모르고 피어난 진달래가 바람속에서 시련을 겪고 있다. 

 

 

 

너덜지대를 올라서니 암봉..

한달전에 왔을때만해도 `암봉`이라 표기되어 있었는데,그새 이름이 바뀌었다.

해발1007m라 해놓고 천치봉이라 떡하니 써놨으니,지금부턴 천치봉으로 불릴거 같다.

 

 

길은 질척이고 낙엽길은 미끄럽고,여전히 안개는 걷히질 않고...

어차피 조망도 없을거같아 병풍바위을 우회한다.

 

 

드디어 백두대간의 마지막 봉우리,마산봉이다.

향로봉 조망대신 몸이 휘청거릴 정도의 바람이 맞이한다.

장한일(?) 했으니 자축하며 플랭카드 들고 기념사진 한장박고.. 

 

이렇게 단체로도 박아주시고...

 

 

마산봉에서 40여분을 내려와 알프스 스키장에 도착한다.

이제사 햇살이 조금씩 비추기 시작하고,바람도 잔잔해진다. 

이제부턴 흘리마을을 통과하여 진부령까지 약 4킬로정도만 남았다.

 

 

 

 

친절하게 안내된 이정표를 따라 마을을 이리저리 통과한다.

비닐하우스를 지나고,시멘트농로를 지나고,군부대를 지나 창고건물도 지나고...

 

 

 

산길을 내려와 도로를 건너니 백두대간종주기념공원이 나온다.

 

 

마침내 백두대간 남한구간의 끝지점,진부령이다.

이로써..3년간의 대장정은 끝이났다..

아직 못다걸은 부항령에서 추풍령 구간을 숙제로 남겨두고...

 

 

산악인의 선서에 이어 임원분들의 축하말씀이 이어지고..

케잌커팅식에 샴페인까지 뿌리며 제법 폼나는 축하연을 벌인다.

 

3년전..

솔맨형의 대간졸업 축하하러 왔다가 코가 꿰어 얼떨결에 시작한 길..

언제 끝나나 하며 멀게만 느껴졌던 그 3년이 어느새 이렇게 훌쩍 흘러버렸다.

그동안 어설프게나마 기록해둔 흔적들을 하나하나 들춰보자니 감회가 새롭다.

대간을 대강대강보면 안된다는 우스갯소리를 할만큼 그 어느 구간도 쉬운 구간은 없었고,

더구나 한겨울에 살얼음판인 바윗길을 통과할땐 언제나 가슴이 두근반세근반 했다.

특히,속리산권역인 늘재에서 갈령까지의 15구간은 잊을 수 없다.

강추위에 눈보라 맞으며 위험천만한 암릉길을 오르내릴땐 정말이지 눈물콧물을 쏙 뺐었다.

35구간(미시령~한계령)또한 가장 힘들었던 구간으로 남는다.무려 17시간이나 걸려 최장시간 기록을 세웠던 구간이었다.

그리고,31구간(진고개~대관령)은 또 다시 걷고 싶을 정도로 가장 평온한 마음으로 걸었던 아름다운 구간이었고..

유독 눈과 인연이 많아 꽃피는 3월과 4월에 눈덮인 산길을 걷는 행운도 많았다.

특히,조령산과 신선암봉이 들어있는 19구간의 눈부신 설경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아있다.

 

땀흘리며 올라가 불어오는 산바람과 마주하고,

온갖 야생화와 눈맞춤하고,

겹겹이 쌓인 산줄기에 감탄하고,

새벽길에 들려오는 온갖 새소리에 기뻐하고,숲향기에 취하고,

한숨 쉬어가며 일행들과 나누는 술한잔에 즐거워했던 나날들..

지금은 아니지만,먼 훗날엔 또다시 그 길이 그리워질런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