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좋은글

행복전도사 2007. 2. 14. 09:41
날짜:
2007.02.13 (화)
오늘날씨:
행복지수:
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
가까워진 설! 뻥이요!~ 뻥튀기요^^
 
  뻥이요∼ 뻥튀기요…….
멀리 마을 어귀나 골목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오면 꼬마들은 마음부터 들떴습니다. 
그토록 좋아하던 딱지치기 구슬치기도 팽개치고 동네 아이들 모두 뻥튀기 장수 곁으로 모여들었었지요. 
그렇다고 해서 딱히 자기 집에서 뻥튀기를 튀기는 것도 아니었는데 
장구통 모양의 시커먼 기계에서 뻥 하는 소리와 함께 
부풀려져 나오는 뻥튀기만 봐도 마음은 절로 풍성해지는 듯했습니다. 
튀긴 후 뿌연 김이 솟아오르고 아이들은 구수한 그 냄새도 좋아 
코를 연신 킁킁거리고, 철망 밖으로 튕겨 나오는 튀밥을 
서로 먼저 주워 먹으려고 다투기도 했었습니다. 
먹을 것이 흔치 않았던 60∼70년대의 풍경이었지만 
이제는 우리 기억 속에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며칠 전, 딸아이와 함께 걷고 있는데 가까운 곳에서 펑! 하고 그 추억의 소리가 들려 와 호기심 많은 탓에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한 발 두 발 다가가 보니 뻥튀기 아저씨와 명절을 준비하는 주부들로 가득함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 뻥튀기 아냐?"
"엄마! 난 김밥 합니다! 그렇게 쓰인 줄 알았어요."
플랭카드를 보니 내용도 잘 보이지 않았기에 딸아이의 말이 그 때서야 이해가 되었습니다.

이리저리 물어보고, 맛도 보고, 아련한 추억 상상하며 한참이나  지켜보았습니다.

"딸! 우리도 쌀 가져와서 튀겨 강밥 만들어 갈까?"
"네"

한 걸음에 집으로 달려가 쌀통에서 5인분을 꾹꾹 놀려 가지고 갔습니다.

 

"아줌마! 땅콩 안 넣으세요?"
"네. 그냥 쌀 튀긴 것만 해 주세요"

"땅콩 넣으면 더 고소하고 영양가도 있는데..."

땅콩 맛 보다는 그냥 제대로 된 옛맛을 찾아보기 싶은 마음에, 그냥 피식 웃으며 쌀강정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행복한 시간속으로의 여행을 하였습니다.

▶쌀 1되 가량을 넣어 180-200도를 넘기는 온도가 되도록 회전을 하며 돌아갑니다.

 

계기판을 보신 아저씨 뻥 튀길 준비를 합니다.

 

아주 어릴 적에는 설이 가까이 오자 달군 솥뚜껑에 쌀을 놓으면 부풀어 올라 튀겨져 나왔습니다.
곤로 위에 물엿과 설탕을 녹여 튀겨놓은 쌀을 버무리고, 납작한 판에 골고루 펴 다듬이 방망이로 밀어 내고 따뜻한 온돌방에 신문지 위에 늘어 말려서 칼로 자르곤 하였습니다.
먹을 땐 신문지가 묻어 있어 뜯어 내어가며 먹어야 했던 기억 ...

▶ 두 귀를 막고 무서워하면서도 신기 해 하기만 했었지요. 모락모락 퍼져나는 그 향기는 내 어릴때의 그리움이었습니다. 또 밀려있는 쌀을 금방금방 부워 가스불 붙여 기계를 돌린 후 아저씨의 호루라기가 삐이익 ♬ 울리자 뻥~ 하는 소리와 함께 하얀 김이 몽글몽글 피어올라 앞이 보이지 않게 하더니 하늘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 하얀 눈처럼 쏟아져 나온 밥상들입니다.

 

▶ 따뜻하니 그냥 먹어도 구수하기만 한 쌀튀기입니다.

 

▶ 마지막 까지 쏟아 부으시는 아저씨의 모습입니다.

 

▶ 이제 아주머니의 손으로 넘어 왔습니다.

    물엿과 설탕을 1:1로 넣고 튀긴쌀에 골고루 버무립니다.

 

한 판이 될 량을 눈대중으로 잘 가름하여 능수능란한 손길을 봅니다.

 

뻥튀기 아저씨의 노련한 솜씨, 하얀 솜털 같은 크게 튀겨 져 나온 펑뛰기로, 아주머니는 설탕과 물엿을 적당히 넣어 방앗간에 있는 깨소금 볶는 기계를 가져다 놓은 것처럼 빙그르르 돌아 가 잘 섞어 주었습니다.
그 뒤, 네모 판 위에 부어 골고루 펴서 조금 있다가 옆에 있는 기계로 밀어 넣으니
칼질도 하지 않고, 자동으로 네모나게 잘려져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이 변하자 강밥 하는 것도, 모두 기계화 되어 있었습니다.

▶  쌀, 땅콩, 검은 콩 등을 넣어 영양만점의 강밥이 만들어져 나와, 요술을 부리는 마법의 세계로 여행을 한 기분이었습니다. 명절이면 찾아오는 뻥튀기 아저씨~ 그립지 않으십니까?
고소하고 달콤한 강밥을 만들어 와 먹으며 벌써 명절 기분 미리 내 보았습니다.
먹거리 지천이지만, 그래도 손이 먼저가는 간식으로 좋을 것 같지 않습니까?
잔잔한 추억을 함께 먹는 기분으로....

▶바람이 쌩쌩 불어오는 아직 찬기운 남아있는 겨울이었지만, 볼이 발갛게 되어도 줄을 서서 기다리는 우리어머님의 마음은 자식들과 손자녀석들 입에 들어 갈 것을 생각하면 추위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보였습니다.

며칠 남은 설날, 부모형제간의 따뜻한 정 나눌 생각을 하면 벌써 행복함 밀려옵니다.

밤마다 조금씩 가져다 먹는 강밥의 맛은 추억속으로 밀어넣고도 충분함이 깃든 간식거리였습니다. 이불 하나도 당기고 밀쳤던 어린시절을 떠 올리면서 가까워진 설날 만나게 될 정다운이들을 그리워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명절을 기다려 봅니다.

출처 : 고요한 산사의 풍경소리
글쓴이 : 저녁노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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