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꿈꾸는 기관사 2010. 1. 2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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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 7월 DJ가 고려대학교 운동장에 나타났다.

이미 대선일정이 나온 상태여서 당시 대학생단체들이 YS와 DJ를 함께 불렀지만 YS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장기 가택연금과 매체가 발달하지 않았던 때라 실제 그의 연설을 들을 기회가 없었던 만큼 그의 육성을 직접 듣는다는 것은 가슴 설레는 일이었다.

과연 DJ의 연설은 청중을 압도했다.

나중에도 많이 써먹은 "앞에서 훌륭하신 분들이 제가 할말을 저인망으로 쓸어담듯 다 말씀하셔서..."라는 유머로 시작한 그의 연설은 명불허전을 실감케했다.

자세한 내용이 기억날리는 없지만 강렬한 임팩트가 있었던 것큼은 지금도 생생하다.

 

연설은 연사-원고-청중의 3요소로 이루어진다.

대담이나 보고와 차원이 다른 것은 눈앞에 청중이 있기 때문이다. 청중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능력이 핵심이다.

예능에서 말솜씨 하나로 최고의 경지에 이른 김제동 같은 사람도 있지만 정치가 예능일수는 없으니....

스티브 잡스의 경우 신상품 프레젠테이션 자체가 마케팅의 핵심이자 거의 전부라고 할 정도로 대중과 소통하는 능력이 탁월하고 그 자체가 상품이 되었다.

 

21세기의 정치는 발달된 매체로 인해 돈을 쳐들여서 백만청중을 동원한다는 따위의 짓은 필요없고 그만큼 연설의 중요성이 떨어진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

오바마 당선의 핵심은 연설이었다. 수없이 연습하고 녹화와 편집을 거듭한 것이지만 함축된 메시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최고의 선수들이 달라붙는 것이다.

 

노무현은 어떤가?

그는 어록을 만들어낼 정도로 탁얼한 감각과 청중과 호흡할줄 아는 감성이 있다.

한국정치사 최고의 연설가는 노무현을 꼽는데 주저할 이유가 있을까?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문성근의 지지연설이 생각난다. 동영상으로 엄청나게 전파된 그의 선동은 젊은이들의 심장을 쿵쾅거리게 했다.

 

연설하면 노동운동판을 빼놓을 수 없다.

87년 노동자 대투쟁 때, 말빨로는 꿀릴것 없는 백기완선생이 당시 동아건설노조 위원장이 단병호의 연설을 듣고는 '세상에서 제일 말 잘하는 사람'이라고 추켜세운 바 있다.사실 단위원장이 말을 잘하는 편은 아니다. 당시의 절박한 시대상황과 결연한 의지가 진정성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사실 단위원

 사실 다

노동운동 지도자쯤 되면 '말빨' 의 기본이야 있겠지만 워낙 틀에 박이다 보니 그사람이 그사람이요 그내용이 그내용으로 된지 오래이다.

 

08년 촛불집회에서 노동계의 연사들은 자기얘기만 하고(그것도 매우 길게) 내려가 버렸다. 참신하지 않고 울림이 없다.

 

공들인 원고와 전달능력, 그리고 청중과의 교감이라는 3박자를 잘 갖춘 노동계의 현존 최고 명연사는 철도노조 위원장을 지냈던 김영훈이다.

 

  

 

2006년 철도파업 출정식에서 그의 연설은 이 모든 것을 갖춘 역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물론 파업이라는 상황 자체가 역동적이기도 하지만 침착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청중(조합원)들의 교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아주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는 한국사회에서 DJ-노무현 이후 현존하는 최고의 연설가는 김영훈을 꼽고싶다.

출처 : 패기와 정열
글쓴이 : 운수노동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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