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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몇편 냉이

냉이 너는 어디서나 지천이지만 새봄, 어느 농투산이는 인정사정없이 밭을 갈아엎는다 세상이 뒤집힌다고 쓰러질 네가 아니지만 땅 주인의 고집은 집요해서 너를 아직은 농산물의 품종에 끼워 넣지 않는다 대풍이 와도 가격 폭락으로 걱정스러운 농사 아직은 네가 얼굴을 들어 한자리 한몫할 시기는 아닌 것 같다 우선은 그작저작 들판 군데군데 모여 살다가 시절을 기다려 너도 배추나 무처럼 작물이란 이름 하나 얻어 한자리 파고들면 몸값도 올라가고 이름값도 대접받는 그런 날이 오리라 봄 여름 가을 겨울 시도 때도 없이 어디서나 자라나는 냉이에 대해 누가 경배(敬拜)를 올리겠느냐. 2020년 12월 17일 그작저작은 거작저작의 사투리 농투산이는 농투성이의 충청도 사투리

댓글 시몇편 2020. 12. 20.

15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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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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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몇편 수제빗국

수제빗국 한승필 시름겨운 봄날에 탱크가 지나가면 나의 어린 몽혼(夢魂)은 깨어지고 무너졌다 저건 우리나라 탱크가 아니었기에 어디에서 쌕쌕이 창공을 나는 날도 나의 가슴은 갈가리 찢어지고 무너졌다 저건 우리나라 쌕쌕이가 아니었기에 그렇게 시절은 밀가루 쑥 범벅이 되어있었다. 웬 수 같은 삶도 살다 보면 애호박 파채 고명처럼 가지런히 올려지는 것 뚝뚝 떼어낸 밀가루 반죽이야, 배부른 삶에 취해 세상이 매일매일 뜨거운 국물인 줄 알았겠지, 에라 잡놈의 세월 막소주 한 되 병 나팔 분 뒤 비 내리고 속 쓰린 날 탱크 소리 쌕쌕이 소리 싸잡아서 말아 넣은 수제비나 한 사발 더 훌훌 둘러 마시고 배통이나 뚜들기자 2019년 12월 22일

댓글 시몇편 2020. 1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