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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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몇편

2020. 10. 18.

가을엔

 

 한승필

 

가을이 찾아와도

또 다른 가을을 기다리는 심사는

그녀가 사박사박 발자국을 죽이며

밤 서리에

창문가에 서성이고 있을 것 같은

두려움 반 반가움 반

그런 설렘에

먼저 찾아온 가을을 멀리 보내고

또 다른 가을을 맞이할

채비를 하는 것이다

 

가을엔

두 가을을 맞이하는

달력의 끝장 너머

수확이 끝난 사과나무 가지처럼

가슴 시린 바람이 둥지를 튼다

그 빈 가지에

네 마음이 감기고

내 마음이 감긴다

 

가을엔

누군가를 보내고

누군가를 마냥 기다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