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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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몇편

2020. 11. 3.

낙엽에 대하여

 

 한승필

 

우리는 나뭇잎 하나가 떨어져

생을 마감하는 과정을

비망록에 쓰지 않는다

다들 그렇게

가을을 떠나고 있다

 

슬프거나 외롭다는 생각이

넘쳐나는 순간에는

낡은 책장을 넘기듯

지난 이야기 뒤적이지 말자

생은 한 권의 책으로 묶일 수 있는

로망이 아니기에

 

사랑아

우리도 이 계절엔 길을 떠나더라도

깊은 계곡에서 길을 헤매는

허무한 고독에는 빠지지 말자

호젓한 길목에선

만남과 이별의 모든 망상을

가슴, 가슴으로

덮어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