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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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몇편

2020. 11. 24.

가뭄

한승필

돌아가신 외조모는 살아생전 너무 울어

한 방울의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일정 때는 만주에서 밀수하다 걸려

뙤놈에게 아편을 털린 뒤 억울해서 울었고

사변 때는 형제를 잃은 슬픔에 울었고

북망산천 가는 길에 자식을 둘이나 앞세워서 울었고

東家食西家宿 하며 부모 없는 외손주 키우면서 울었고

그런 이후

눈물주머니가 말라버린 것이다

나는 외조모의 눈물을 한 번도 본적이 없다

아니 영영 볼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