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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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몇편

2020. 12. 20.

냉이

 

너는 어디서나 지천이지만

새봄, 어느 농투산이는

인정사정없이 밭을 갈아엎는다

세상이 뒤집힌다고

쓰러질 네가 아니지만

땅 주인의 고집은 집요해서

너를 아직은 농산물의 품종에 끼워 넣지 않는다

대풍이 와도 가격 폭락으로 걱정스러운 농사

아직은 네가 얼굴을 들어

한자리 한몫할 시기는 아닌 것 같다

우선은 그작저작 들판 군데군데 모여 살다가

시절을 기다려

너도 배추나 무처럼

작물이란 이름 하나 얻어 한자리 파고들면

몸값도 올라가고 이름값도 대접받는

그런 날이 오리라

봄 여름 가을 겨울 시도 때도 없이

어디서나 자라나는 냉이에 대해

누가 경배(敬拜)를 올리겠느냐.

 

20201217

 

그작저작은 거작저작의 사투리

농투산이는 농투성이의 충청도 사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