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새만금갯벌 2011. 8. 17. 23:10

하굿둑 답사(2-4) 가로림만

 

“조력발전, 논의 자체가 부끄러운 일”

 

오후 6시가 되어 대호방조제를 지나 서산시 대산읍에 접어들었습니다. ‘서해안 시대’를 외치며 대통령이 된 노태우는 대산읍에 석유화학단지를 들여앉혔습니다. 중국의 석유화학제품 수요뿐만 아니라 주변에 자동차 및 부품 산업벨트가 형성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석유화학제품 수요도 크게 늘어 적지로 떠올랐다는 명분을 내세웠습니다.

 

대산읍 독곶리 일대에 삼성토탈, LG화학, 롯데대산유화, 현대오일뱅크 등 유화업체 4개사 공장이 가동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서해는 수심이 얕고 갯벌이 잘 발달하여 갯벌을 잘 보전하는 것이 공업단지로 개발하는 것보다 훨씬 생산성이 높으며 공장을 짓더라도 바다를 오염시키는 폐기물을 배출하는 공장은 짓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무모하게도 이러한 곳에 한번 사고가 나면 수 십년 동안 회복 불능의 생태계 파괴를 불러오는 유조선이 자주 드나드는 석유화학공업단지를 들여앉힌 것입니다. 2007년 겨울 허베이스피리트호의 기름 유출 사건은 이때부터 준비되고 있었습니다.

 

조력발전소가 추진되고 있는 가로림만 현장을 가보는 것이 이번 답사의 일정입니다. 내일 오전 돌아가는 길에 들르기로 하고 태안군 소원면 파도리에 있는 정연희 풀씨를 찾아갔습니다. 소원읍에서 만난 그는 우리 일행을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정연희 풀씨 부부의 지극한 환대를 받고 밤늦도록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난생 처음 퉁퉁마디 샐러드를 먹어보기도 하였습니다. 정연희 풀씨의 살아온 이야기를 따로 소개할 기회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이튿날 그에게서 조력발전소 반대 대책위 위원장 박정섭씨를 소개를 받고 들이붓는 듯한 폭우를 뚫고 가로림만 남쪽 해안에 자리잡은 서산시 지곡면 도성리를 찾아나섰습니다.

 

숲에 이슬이 더해진다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가로림만(加露林灣)은 남쪽의 천수만(淺水灣)과 함께 태안반도의 허리를 잘록하게 만들었습니다. 조선시대에 이곳에 운하를 뚫는 일이 추진되기도 했습니다.

가로림만의 해안선길이는 162㎞, 해역면적 113㎢, 입구 폭은 3.2㎞, 남북 폭은 22.4㎞로 입구가 좁고 만의 내부가 넓은 호리병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주변은 산세가 높아 유입되는 소하천도 거의 없는 곳으로 모래펄 갯벌이 잘 발달된 전형적인 ‘내만형 갯벌’입니다.

 

1970년대 이후 충남 갯벌의 40%가 각종 간척공사로 사라졌다고 합니다. “60%는 남아있지 않느냐”고 반문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강 하구를 방조제로 막은 간척공사가 대부분이어서 기수역이 사라지고 모래유입이 차단되어 인근 갯벌은 죽뻘로 변해버렸습니다. 갯벌 생태계가 싱싱하게 살아있는 곳은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습니다. 가로림만은 충남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원형이 잘 보존된 거의 유일한 갯벌이라고 합니다. 이곳의 갯벌 한 줌에 2억마리 이상의 각종 미생물이 살아있다는 어느 학자의 말을 들었습니다.

이곳에 천연기념물 331호이자 멸종위기동물 2급으로 지정된 점박이물범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갯벌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인 물범이 서식한다는 것은 이곳 갯벌이 그만큼 싱싱하다는 지표입니다. 여름철새인 중대백로, 각종 도요새 무리들도 이곳을 찾습니다.

 

사람들은 여의도 면적의 3배에 해당하는 드넓은 갯벌에서 1900여 가구 5000여명이 바지락, 낙지, 굴 등을 잡아 생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15곳의 포구가 있고 어선이 150척, 160곳 2000ha의 양식장이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 공기업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조력발전소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2km의 방조제를 쌓아 20개의 수차를 설치하여 하루 520Mw의 전기를 생산하겠다는 것입니다.

찬성측의 논리는 “해수가 드나들기 때문에 생태계를 완전히 파괴하는 것은 아니다. 관광어촌으로 발돋움 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유속이 감소되어 각종 어족자원의 산란장인 모래펄갯벌이 펄갯벌(죽뻘)로 바뀌는 것은 시간문제이며 연간 10cm 가량의 토사가 쌓여 해양생물이 급격히 소멸될 것이라는 학자들의 말입니다.

 

가로림만 조력발전 타당성 검토에 참여했던 과학기술대 유승훈 교수는 “조력발전으로 인한 이득보다 이로 인해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더 커 해양수산부 시절 유보했던 사업”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가로림만에서의 조력발전 추진은 프랑스 랑스조력발전소를 모델로 하고 있습니다. 대서양으로 흐르는 랑스강 하구를 막아 24개의 수차를 설치하여 66년부터 가동, 연간 55만Mw의 전기를 생산한다고 합니다. 현재 시화방조제에 설치하고 있는 것이 이와 비슷한 규모입니다. 이 밖에 캐나다와 러시아, 중국에서 랑스 조력발전소의 1/10 규모로 가동되고 있다고 합니다.

학자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1961년 프랑스가 조력발전소를 건설을 시작하던 때만 해도 환경보존에 대한 의식이 희박했다. OECD 국가에서 조력발전을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지금 선진국들은 조력발전이 아닌 조류발전을 연구하고 있다.”

 

조류 발전이란 제방을 막지 않고 조류가 센 곳의 수중에 수차를 설치하여 전기를 얻는 방식으로 생태계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11시가 넘어 도성리 마을회관에 도착했습니다. 동네 이장을 겸한 박정섭 위원장이 우리 일행을 반기면서 현지의 실정을 말해주었습니다. 찬성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바다에 나가 일할 수 없는 노인 가장들, 또는 주민등록만 이곳에 둔 채 외지에 나가 있거나 어업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며 가로림만 연안 42개 어촌계 어촌계장들이 서명한 문건을 복사해 주었습니다.

 

“이곳은 종패라는 것이 필요없는 자연 채취장입니다. 저절로 자라납니다. 한번 갯벌에 들어가면 80kg 이상은 채취하지 않는 것으로 자체 규율을 정하고 있습니다.”

 

그는 최근 조력발전을 두고 주민들간에 찬반이 갈려 불미스런 일이 발생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이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조력발전 만들려면 시화호처럼 이미 막힌 석문방조제나 대호방조제 터서 만들 일이지 왜 살아있는 갯벌에 만듭니까. 서울에 올라가 상경투쟁을 벌일 예정입니다. 그 때 꼭 좀 도와주십시오.”

 

계속 쏟아지는 비로 가로림만 곳곳의 갯벌을 직접 보겠다는 계획은 취소한 채 박정섭 위원장의 배웅을 받으며 귀로에 올랐습니다.

<변산바람꽃> 

해결점을 찾아야 합니다.

단류식은 창조발전방식이든, 낙조발전방식이든 갯벌축소는
환경부분에 해결해야 할 문제이며 경제성에서도
다른 신재생에너지에 비하여 우월하다고 할수있을까?

복류식인 수문변경조력발전방식에서 비교가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