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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갯벌 2006. 7. 11. 23:54

비무장지대가 보호한 한강 하구갯벌



                                                                        허정균



  말이 비무장지대이지 기실은 중무장지대입니다.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에 남북의 최첨단 무기들과 정예군사들이 대치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덕분에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아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 가운데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강화도 북쪽으로 흘러가는 지역을 주목하고자 합니다. 이곳을 역사 기록에서 보면 조강(祖江)이라 불렀습니다. 더 서쪽으로 가면 예성강이 흘러듭니다. 우리나라에서 큰 강 셋이 좁은 수역 안에서 함께 만나는 곳은 이곳 말고도 또 있습니다. 만경강, 동진강, 금강이 만나는 전라북도 계화도 앞바다입니다.


  제가 이곳을 주목하는 이유는 강 하구가 둑으로 막혀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포대교 아래에 수중보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라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이 강을 경계로 남북이 나뉘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낙동강, 탐진강, 영산강, 금강, 삽교천, 안성천 등 큰 강들은 하구둑으로 막혀 있습니다. 만경강과 동진강을 통째로 틀어막는 공사가 새만금간척사업입니다.


  하구둑으로 막혀있지 않으면 밀물 때 바닷물이 강 상류를 향해 치고 올라갑니다. 그러면서 상류로 올라갈수록 염분농도가 점점 낮아지는데 이러한 구간을 ‘감조구간(減潮區間)’이라 하고 이처럼 바닷물과 민물이 섞이는 지역을 ‘기수역(汽水域)’이라 합니다.


  이러한 곳에는 다양한 생물종이 살아갑니다. 환경이 다양하고 강물이 육지에서 쉼없이 날라다 부리는 유기물로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이지요. 무시무시한 상어보다는 망둥이가 더 잘난 체 하는 곳이 이곳입니다. 하찮아 보이는 농게들이 제 세상을 차리고 사는 곳이 이곳입니다. 뻘 속에 구멍을 파고 살다가 수중을 헤엄치며 물 위를 뛰어다니는 짱뚱이란 놈도 있지요.


  이처럼 강 하구가 둑으로 막히지 않은 하구역 갯벌은 생태계의 보고이자 주변에 큰 어장이 형성되어 생산력이 아주 높습니다. 그래서 고구려와 백제, 신라는 이 한강 하구를 차지하기 위해 300여년 동안 서로 전쟁을 벌였습니다.


  이제 군사분계선이 사라지면 예성강, 임진강, 한강이 만나는 이 수역과 갯벌을 잘 보존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생태계를 살리고 사람도 그 일부가 되어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곳으로 만들어나간다면 영산강 하구둑도, 금강 하구둑도, 새만금방조제도 트자고 할 것입니다. 그러면 연평도로만 몰려들던 꽃게도 곳곳으로 몰려가 알을 슬고 사람들은 콧노래를 부르며 이를 건져올릴 것입니다.(2005년 9월 <풀밭>)


담아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