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PD/_조_C C_詩-*^^

2015. 3. 25. 15:04

 

동심이란 무엇인가?            

                                                                                                                                     이오덕

 

 

 첫째는 허욕이 없는 마음이다. 물질에 대한 소유욕은 근원에서부터 어른의 것이다. 에고이즘은 인간의 본질이 아니며, 좀 자라난 어린이들의 이기주의는 어른들한테서 배운 것이다. 물욕을 갖지 않는 마음이 어린이의 마음이다.

 

둘째는 정직함이다. 어린이는 거짓이 없고 거짓스러운 꾸밈을 하지 않는다. 속이고 꾸미는 것은 어른의 것이다. 순진하고 솔직하고 꾸미지 않고 -이것이 어린이의 마음이요, 어린이의 세계다.

 

셋째는 사람다운 감정이다. 어린이들은 동정심이 많다. 감수성이 날카롭다. 동물뿐 아니라 풀이나 나무까지도 자기와 같은 몸으로 알고 그것이 밟히거나 꺽이는 것을 괴로워한다.

 

부모와 자식이 서로 아끼고 위하고, 형제끼리 서로 걱정해 주고 생각해주는 사랑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사랑이지요. 사랑 가운데서도 더욱 귀하고 값이 있는 사랑은 이웃 사람을 걱정하고, 남을 위하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힘이 없는 아이, 몸이 불편한 아이, 가난한 아이, 공부를 못해서 따돌림 받는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야말로 훌륭한 사람이지요. 나무를 사랑하고, 땅에 기어가는 조그만 벌레를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도 모든 목숨을 아끼고 위하는 크나큰 사랑입니다.

 

                                        - 이오덕  ‘말 꽃 모음’ 중에서 -

 

 

 

부모로서 해줄 단 세 가지

 

박노해

 

무기 감옥에서 살아나올 때

이번 생애는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내가 혁명가로서 철저하고 강해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허약하고 결함이 많아서이다

 

하지만 기나긴 감옥 독방에서

나는 너무 아이를 갖고 싶어서

수많은 상상과 계획을 세우곤 했다

 

나는 내 아이에게 일체의 요구와

그 어떤 교육도 하지 않기로 했다

미래에서 온 내 아이 안에는 이미

그 모든 씨앗들이 심겨져 있을 것이기에

 

내가 부모로서 해줄 것은 단 세 가지였다

 

첫째는 내 아이가 자연의 대지를 딛고

동물들과 마음껏 뛰놀고 맘껏 잠자고 맘껏 해보며

그 속에서 고유한 자기 개성을 찾아갈 수 있도록

자유로운 공기 속에 놓아두는 일이다

 

둘째는 안 되는 건 안 된다를 새겨주는 일이다

살생을 해서는 안 되고

약자를 괴롭혀서는 안 되고

물자를 낭비해서는 안 되고

거짓에 침묵동조해서는 안 된다

안 되는 건 안 된다! 는 것을

뼛속 깊이 새겨주는 일이다

 

셋째는 평생 가는 좋은 습관을 물려주는 일이다

자기 앞가림은 자기 스스로 해나가는 습관과

채식 위주로 뭐든 잘 먹고 많이 걷는 몸생활과

늘 정돈된 몸가짐으로 예의를 지키는 습관과

아름다움을 가려보고 감동할 줄 아는 능력과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홀로 고요히 머무는 습관과

우애와 환대로 많이 웃는 습관을 물려주는 일이다

 

그러니 내 아이를 위해서 내가 해야 할 유일한 것은

내가 먼저 잘 사는 것, 내 삶을 똑바로 사는 것이었다

유일한 자신의 삶조차 자기답게 살아가지 못한 자가

미래에서 온 아이의 삶을 함부로 손대려 하는 건

결코 해서는 안 될 월권행위이기에

나는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되고자 안달하기보다

먼저 한 사람의 좋은 벗이 되고

닮고 싶은 인생의 선배가 되고

행여 내가 후진 존재가 되지 않도록

아이에게 끊임없이 배워가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그저 내 아이를

믿음의 침묵으로 지켜보면서

이 지구별 위를 잠시 동행하는 것이였다.

 

 

 

 

출처 : 참교육학부모회 동북부지회 사랑방
글쓴이 : 봄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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