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도봉_/도봉과 우리!!

2017. 7. 20. 18:37

안녕하세요. 저는 한일병원에서 19년을 하루같이 일을 해 온 고정화라고 합니다.

제가 93년 4월 1일에 입사할 당시에 한일병원에서는 분명 자식들의 대학등록금의 혜택이 있다고 하여 출퇴근에 걸리는 시간이 왕복 3시간이 걸리지만 그런 조건들이 있었기에 입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IMF가 터지고 상황은 변했습니다. 한일병원에서 하던 식당일을 용역업체인 한화에게 넘기고 조건들 또한 많이 변했습니다. 물론 대학등록금이야기는 마치 있었던 일이냐는 듯이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때는 한 달에 15일 일하고 15일 쉬는 로테이션이여서 임금은 작지만 참고 일할 만큼은 되었습니다. 또, 용역업체가 신세계로 넘어 갔을 때에도 상황이 더 좋아 지지는 않았지만 나빠지지는 않아서 참고 일했습니다. 하지만 아워홈으로 바뀌고 나서는 상황이 점점 나빠졌습니다. 일하는 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지만 임금은 그대로였습니다. 최소한 연장근무시간을 인정해주었다면 저희는 이렇게 노조에 가입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흔히 이야기 하지요? 아줌마들이 무얼 아냐고, 집에 가서 밥이나 하라고... 네!! 정말 저희는 몰랐더군요. 이렇게 저희가 최소한의 대가도 받지 못하고 일하고 있었는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민주노조에 가입하고서 최소한의 우리의 정당한 대가를 받기위해서 힘썼습니다. 그것이 그리 잘못된 일입니까? 이렇게 우리가 추운 날 밖으로 내쫓기는 이유가 됩니까?

저에게는 대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가 있습니다. 최소한 이 두 명의 자녀를 졸업시키려면 3년은 있어야 합니다. 요새 등록금이 옆집 개이름입니까? 한두 푼이 들어가는 일이 아니기에 저는 이 앞에 나와 있습니다. 저는 14년 전에 남편을 여의고 저희 가정의 가장으로 일해 왔습니다. 물론 일이 힘들고 고되었지만 자식들의 얼굴을 생각하며 이를 꽉 물고 일했습니다. 새벽 4시 반에 첫차를 타러 집밖을 나왔지만 불평 한번 한 적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살아왔던 대가가 이것입니까?

군대에간 막내 놈이 매일 전화해서 저에게 묻더군요. 일이 잘 해결되었는지 그 무뚝뚝한 놈이 물어오더군요. 저는 걱정 말라고 잘 해결될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렇게 말은 했지만 저 스스로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요새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매일 잘 될 것이라고 다짐을 하지만 60일이 지난 지금은 점점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지금도 생각합니다. 도대체 우리가 무엇을 얼마나 잘못을 했기에 이러한 대접을 받게 되었는지 저에게 묻게 됩니다. 하지만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제가 잘못한 것이 없으니까요.

여러분 19년 동안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성실히 일해 왔는데 한일병원의 이런 방침에는 정말 억울하고 분한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네요. 그래서 저는 이 자리에서 여러분 앞에 저의 이 마음을 전하기 위해 삭발을 결심하였습니다. 저의 큰 딸아이는 다른 사람보고 깎으라고 하라고 절대 엄마는 깎지 말라고 오늘 아침까지도 신신당부 하더군요. 그래도 저는 제 머리 하나 깎아서 이 상황이 변할 수 있다면 머리 하나가 대수입니까?

다시 한일병원에서 일하게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못하겠습니까? 머리는 시간이 지나면 자라겠지요. 이것으로 저의 마음이, 저의 결심이 여러분에게도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저희를 위해서 힘을 보태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전하고 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 민주노총 서울일반노동조합 도봉지부
글쓴이 : 김동완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