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타

키그 2011. 7. 19. 17:41

예전에 모 저작권 단체 쪽에서 일을 했던 적도 있고, 은근 나도 꼰대 기질이 있어서 저작권을 마구잡이로 어기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굿 다운로더 캠페인에 대해서도 나름 긍정적으로 생각했고, 어지간한 영상물은 다 돈 주고 다운 받는 편이다. 문제는 내가 보는 대부분의 영상물은 한국에 저작권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무슨 영상물인지 자세한 생각은 그만하시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자...

 

그런데 어제 인터넷 주인찾기 모임에서 강정수 옹이 굿다운로더 캠페인 CF에서 이 캠페인이 조명, 스턴트, 촬영 등 스태프들을 위한 것이라 홍보했다는 말을 했다. 굿다운로더 캠페인 CF하면 모두들 연예인들 나와서 "사랑합니다. 그럼 떡치자" 를 남발하는 CF만 떠올렸는데 그런 CF가 있었단 말인가? 검색을 해 보니 정말로 있더라.

 


아놔, 어이가 없어서 뒤집어지겠네...

 

이 주장이 웃긴 건 뭐라 해야 할지... 사실 영화산업이 그리 형편이 좋지는 않다. 한국 영화 관객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왔다. 1996년 관객 수가 2천만이 안 되지만 2009년 1억 5천만을 돌파했다. 그럼에도 수익성은 계속해서 악화만 되어 왔는데 여기에는 뭐 이유가 넘쳐난다. 일단 블록버스터 정신으로 돈을 마구 쏟아 부으면서 리스크가 커졌고 - 이들은 헐리우드와 정면경쟁을 해야만 한다 - 투자사, 대형 배급사 등의 불리한 구조도 한 몫 했다.

 


출처는 한국영상자료원

 

또 하나의 큰 원인이 바로 무너진 부가시장이다. 인터넷이 발전하기 전 비디오 시장은 극장 이상으로 컸다. 그러나 이제 비디오 & DVD 대여는 사양산업으로 들어선지 오래다.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불법 다운로드를 통해 보고 있으며, 심지어 그것이 불법인지조차 모르고 있다. 이는 분명 아쉬운 일이고 어느 정도의 대가를 치르고 다운로드하는 것이 올바르다. 하지만 이가 과연 가난한 스탭들에게 돌아갈까

 

그렇지 않다. 요즘 종종 배우들이 알아서 출연료를 하향 조정한다는 훈훈한 소식이 들리지만 이를 어디까지 사실로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먼저 하향 조정이 그들의 이전 출연료에 비해 하향 조정되었다는 것이지, 제작자가 제시한 출연료를 낮추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물론 종종 이런 이야기도 들리지만 전체를 포괄할 수는 없다. 이를 보여주듯 주연과 조연 배우의 출연료 격차는 오히려 심화되었다. 버는 놈만 버는 양극화가 되려 커져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간의 주연배우 출연료가 오히려 비정상이었다고 보는 게 올바른 시각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탭의 삶은 어떠한가? 프레시안의 기사에 따르면 끔찍한 수준이다.

 

종사자 평균 연 수입 - 1221만원
막내급 수습 연 수입 - 274만원
여성 평균 연 수입 - 592만원
실업급여 수급 경험자 - 3.67%

 


대충 이렇게 살고 있다는 것...

 

원래 연예계가 복불복 시장이기는 하다. 하지만 스탭에게는 연예인과 같은 일확천금의 기회란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 운 좋게 괜찮은 회사 들어가서 멀쩡하게 연명하는 게 잘 되는 정도다.

 

이런 스탭들의 삶을 무시하고 A급 스타에게 큰 돈을 지불하는 영화계에서 과연 스탭들의 삶을 이야기하며 굿 다운로더 캠페인을 펼치는 게 올바를까? 이건 거의 조선시대에 '여러분이 대가를 지불해야 농사 짓는 노비를 굴릴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만큼이나 뻔뻔한 소리이다. 요즘 사회가 워낙 무서워서 어느 동네나 양극화가 있고, 아래바닥은 무시당한다. 하지만 양심이 있으면 최소한 '그들을 위해'라는 말은 하지 말자. 뻔뻔해지려면 확실하게 뻔뻔해지길.

 


늬들끼리 사랑하든지...

 

출처: 현실창조공간 :: 누구를 위한 굿 다운로더인가?

 


 

음반시장이 무너진 음악시장에서 음원 수입의 아주 지극히 일부분만이 저작권자에게 돌아간다. 대부분은 유통사들이 가져간다.

영화에서 2차판권은 미비하고, 극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50%의 수입을 가져간다. 그것도 투자사에 배분하고 제작사는 과연 얼마나 가져갈 것인가?

아주 쉽게 말해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전혀 상관없는 다른 이가 가져간다' 는 것이다.

 

이것은 불합리를 넘어 미친 세상의 엿같은 시스템이라고 밖에는 달리 할말이 없다. 정말 묻고 싶다. 누구를 위한 굿 다운로더인가? (아마도 유통사를 비롯한 다른 이들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