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잡문

무위여행 2009. 10. 10. 12:48

권위 없는 상 - 훈장이 될 수 없다 


유독 10월이 되면 우리나라는 노벨상 때문에 집단적으로 치유되지 않는 계절병처럼 몸살을 앓는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어서 예상가능분야와 기대인물, 그리고 왜 우린 노벨상(과학분야)을 못 받을까 하며, 도약을 위한 반성이 되지 못하는 말 그대로 분석을 위한 분석을 하고 있다.


그리고 노벨상이 발표되고 나면 항상 뒷말이 많았다. 노벨상이 현재 전세계적으로 최고의 권위의 상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수상자가 수상할 정도의 업적이 있느냐에서부터 시작해서, 노벨상이 정치적으로 오염되었거나, 문화와 인종의 편견이 여전히 작용하고 있다는 논란들이다. 그리고 그 논란들은 상당부분 진실과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


올해 노벨 평화상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수상하였다고 한다.


참 뜬금없다 싶다. 차라리 흑인이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는 것 자체가 여전한 인종차별에 고통을 받고 있는 유색인종들에게 희망을 준 것이 업적이라고 한다면 일부 수긍이나 하겠지만 이제 겨우 걸음마를 놓기 시작한 오바마의 ‘다자주의 외교’와 ‘핵 없는 세상’이 수상의 이유라니 한 편의 코미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물론 국제사회가 그동안 미국의 일방주의에 지쳐있었고, 진절머리를 내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그래서 필자는 “오바마에게 바란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미국과 미국민의 주장과 다른 他文化와 他國의 주장에 대해 “버럭” 삿대질부터 하지 않으며, 미국과 미국민의 가치를 주장함에 있어 “오바”하지 말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라며 미국이 힘의 외교를 포기해줄 것으로 부탁하였었다.) 그래서 오마바의 국제사회에서 ‘오바’하지 않는 외교가 신선하게 받아들여진다고 해도 그의 노벨평화상 너무 이른 수상은 이해할 수가 없다.

 

필자 개인 차원에서도 김대중 전임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았을 때부터 노벨상(특히 평화상)에 의미부여를 하지 않고 있지만, 업적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앞으로 그러한 업적을 이루어 달라는 뜻에서 평화상을 수여한다는 것 자체가 이제 노벨상 스스로 자신들의 권위를 허무는 것에 다름 아니다.

권위가 부여되지 못하는 상은 주는 쪽에서도 받는 쪽에서도 훈장이 될 수는 없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