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무위여행 2009. 10. 30. 11:16

헌법 개정의 당위성을 말한다



헌법재판소의 미디어법관련 판결이 나왔다. “지난 7월 국회의 신문법과 방송법 처리 과정에서 다른 의원에게 위임·양도할 수 없는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 침해가 인정된다” “법안의 효력은 유효하지만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는 헌재의 결정도 유효하다. 앞으로 국회의장이 헌재의 결정 취지에 따라 처리해야 할 문제” 얼핏보면 입법권이 있는 국회와 여야의 정치적 입장을 모두 배려한 황희정승식 판결인듯 싶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쪽 저쪽 모두의 눈치를 본 전형적인 정치적 판결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필자는 이번 헌재의 판결에 동의하기가 어렵다. 아니 동의할 수가 없다. 동의해서도 안 되고 동의해서는 필자의 아들딸에게 죄의식까지 느껴질 정도로 헌법재판소가 또 다시 정치적 판결을 내렸다는 판단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헌재여 헌재여 대한민국 헌재여!!


필자가 생각하는 민주주의란 결과가 아니라 절차와 과정이다. 사안에 대해 공동체 구성원들이 동의하고 구속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타협과 양보의 과정이라는 믿음과 판단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번 헌재의 판결은 그런 절차와 과정에 있어 명백하고 심각한 흠결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과 절차'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에 공동체 구성원들이 구속되어야 한다는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이다. 헌재의 재판관들이 일반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상식적인 수준의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능력도 갖질 못하고 있음이다. 그렇기에 "과정은 위법하지만 결과는 합법인" 이런 열흘 삶은 호박에 이(齒)도 안들어갈 판결을 하고 있을 것이다. 아니면 안면 살가죽의 두께가 벙커버스트로 뚫지 못할 정도로 두껍든가. 필자가 법에 대해 일자무식이지만 적어도 법이란 동시대의 사회구성원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를 담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런데 국민들이 동의하지 못하는(절차와 과정에 심각한 하자가 있는) 법이란 게 있을 수 있는가. 법률개정 절차에 하자가 있는 데 법은 유효하다는 판결을, 사회구성원들의 일반적인 상식과 합치되지 않는 법이 누구를 위한 법이며 국민들이 해당 법에 구속이 되어야 한다는 헌재식 상식과 법리가 정녕 민주주의이고 우리 대한민국이란 공동체가 추구하는 가치인가.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법안개정을 위한 국회의 투표 절차에 있어 위법한 행위가 있었다면 당연히 해당 법률은 헌법에 의해 무효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투표 절차에 있어 입법권을 행사할 국회의원들의 권한을 침범한 위법이 있다면서 법률 자체는 유효하다는 판결이 어떻게 있을 수가 있나? 즉, 과정이 불법적이었는데 어떻게 그 결과를 적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게 민주주의다. 다시 말하지만 민주주의는 결과가 아니라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절차와 과정이다.

 

여당의 입장과 야당의 입장을 모두 고려한 정치적 판결로 받아들여지는 헌재의 판결이다. 헌재여 그대들은 황희정승이 결코 아니다. 황희정승이 되어서도 안 된다.  옳은 것은 옳다고 하고 틀린 것은 틀렸다고 해주어야 하는 게 헌재의 존재이유다. 이번 헌재의 판결은 헌재 스스로 자신들의 존재이유를 져버리고 국민들에게 헌법재판소의 존치의 당위에 대한 의심과 폐지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대단히 잘못된 참으로 치욕스러운 판결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헌법개정의 당위성과 절박성이 생겼다. 헌법재판소를 폐지하기 위해서라도 헌법을 반드시 그것도 하루라도 빨리 개정하여야겠다. 아울러 범국민모금운동도 해야겠다. 정치권 눈치 보느라 가자미눈이 되어 있는 헌법재판소 재판관들 수술을 해주기 위한 모금운동이 있어야겠다. 참 서글픈 날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