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무위여행 2012. 12. 20. 11:43

박근혜 당선자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는 것이 순서일 것 같으나 난마와 같이 얽혀 있는 국내외 정세를 살펴보면 축하보다는 어쩌면 위로가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선인으로써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광주로 가는 것입니다. 호남으로 달려가십시오.

 

 

 

외국인이 신기해하는 우리나라사람들의 언어습관 중의 하나가 우리라는 단어라고 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우리 사회” “우리 마을까지는 어느 정도 이해를 하겠는데 남들에게 자신의 가족을 소개하면서 우리 마누라” “우리 아들" 우리 딸이라고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런 언어습관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그만큼 하나의 민족, 하나의 문화, 하나의 국가로 살아온 세월이 길었기 때문에 "우리"라는 단어의 사용이 자연스러운 것이란 분석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찌 되었던 외국인들이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아름다운 문화인 것만은 틀림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그런 고유한 "우리"라는 문화를 가진 우리 사회에서 어느 순간부터 우리 대통령은 존재를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나의 대통령은 있지만 우리 대통령은 없고, 좀 거칠게 이야기 하자면 정치적 반대세력들에게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마땅히 무찔러야할 적군의 수장에 불과한 "저들 패거리들의 대통령"만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당선자께서도 선거과정을 거쳐오셨으니 저의 지적이 결코 지나치지 않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것입니다.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사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몫을 따지자면 역시 정치지도자들의 잘못된 행태에 기인함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 또 현실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한 역대 대통령들의 잘못된 행태는 말할 것도 없고 당선자 역시 일조를 했으면 했지 책임이 결코 가볍다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아니 이제 새로운 대통령에 당선이 되었으니 이제부터 그 책임의 무게는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 최고의 위치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선거과정을 한 번 되짚어 보십시요. 역대 선거는 말할 것도 없이 이번 대통령선거의 과정은 한 마디로 개인과 집단 그리고 지역과 계층들의 분노의 표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조금 점잖은 방식으로의 표출이었을 뿐 분노의 확인과정이었습니다. 물론 선거라는 것이 총만 들지 않았을뿐 전쟁이라는 말, 패싸움의 합리적인 표출이라는 면이 없지는 않지만 유달리 우리 나라의 선거과정은 분노의 표출과 확산 그리고 재생산의 과정이 되어버렸습니다. 선거라는 과정으로 통해 분노와 좌절이 영광로에서 녹아서 미래라는 상품으로 재탄생되는 것이 아니라 분노와 좌절의 확대와 재생산의 악순환을 반복하여왔습니다. 이번 선거 역시 그 프레임에서 벗어나지는 못하였습니다. 혹시 당선자께서는 SNS와 인터넷 공간을 보았습니까? 선거과정에서 SNS와 인터넷 공간의 정치적 기사에 딸린 댓글들과 의견을 볼 기회가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보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한 번 읽어보십시오. 당선자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의 글은 물론이거니와 지지하는 사람들의 글 역시 더 세심하게 살펴보십시오. 그곳에선 오로지 敵意만이 횡행하였고 彼我의 구분에 의한 의 재단만이 있을 뿐이며 "납성분이 들어간 총탄과 독이 발라진 칼"보다 더 무섭고 치명적이라는 "말의 총탄""말의 비수"가 난무하고 있습니다. 행위 자체에 의한 "" ""의 판단이 아니라 행위자가 내편인지 아닌지에 의한, "彼我"의 구분에 의한 "" ""의 판단만이 있을 뿐입니다.

 

 

 

이제 자기파괴, 자기부정의 사슬을 끊어야 할 때가 되었다는 것은 당선자께서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선거과정에서 대통합의 시대를 열겠다라고 하셨을 것입니다.

 

모두가 모두에게 용서를 구하고 모두가 모두에게 용서를 해주는 그런 대탕평의 시대, 대통합의 시대, 대화해의 시대를 만들어 주십시오. 이번 대통령 선거가 분노와 분열의 마지막 시대이면서 통합과 용서의 새시대의 시작이 되게 해주십시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새로운 대통령 당선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더 늦기 전에, 그런 국민 융합의 시대” “계층간의 화합의 시대” “지역간의 화해의 시대” “세대간의 무격벽의 시대가 될 수 있도록 당선자께서 앞장 서 주십시오.

 

 

 

그래서 부탁드립니다. 요구합니다. 대통령 선거결과 당신을 지지하지 않는 지역, 계층 그리고 세대들에게 가장 먼저 달려가십시오. 당선자를 단순히 지지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배척하고 증오하고 있는 지역과 계층 그리고 세대를 가장 먼저 찾아가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하십시오. 비록 이번 선거에서는 선택 받지 못하였지만 임기 중에는 님들의 목소리를 듣겠노라고, 님들의 한숨과 분노와 좌절과 그에 기인하는 포기하는 미래를 대통령으로써 안아갈 것이라고 그래서 용서를 받을 것이라고 용서를 빌고 또 비십시오. 당선인으로써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광주로 가는 것입니다. 호남으로 달려가십시오. 가서 무릎을 꿇고서라도 용서를 구하고 비십시오.

 

 

 

그리고 당선자를 지지하는 지역, 계충, 세대에게도 역시 용서를 구하십시오. 지지와 성원으로 당선이 되었지만 임기 중에는 다소 섭섭하게 하는 모습이 있더라도, 실망하게 되는 정책을 선보이게 되더라도 대통령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의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노라고 용서를 기꺼이 구하십시오. 대통령으로써 자신을 지지하지 않고 배척하는 지역, 계층, 세대들의 그 분노와 좌절 역시 안아야할 의무가 있기에 지지하는 분들이 어쩌면 섭섭해 할 정책과 대통령으로써의 모습이 있더라도 기꺼이 용서를 빈다고 고개 숙여 인사를 하십시오.

 

 

 

국민의 절반을 적대시하거나 그들의 고통과 좌절, 그리고 분노를 안아주려고도 하지 않고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는 국민통합은 언어의 유희요 대국민 사기극과 하등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런 대통령의 정책이나 행위는 그 어떤 정치적 정당성도 있을 수가 없습니다. 정치적 반대자들의 분노와 좌절과 고통까지 이해하고 껴안아야 하는 것은 대통령으로써의 당연한 의무입니다. 돈만 ()벌어주면 모든 것이 용서가 되는 家長의 시대는 이제 분명히 끝났다는 것을 당선자께서는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잊지 말고 실천해주십시오.

 

 

 

그리고 정말로 부탁하고 요구하고 싶은 것은 이 땅에 사법적 정의를 반드시 세워주십시오. 그것이 정치인에 관련된 것이든, 경제인에 관련된 것이든 특히 흔히 기득권으로 분류되는 계층의 사람들에게 엄격한 사법적 정의가 세워지도록 해주십시오. 정치권력, 검찰권력, 사법권력, 경제권력, 언론권력에 대한 사법적 정의가 세워지지 않는다면 국민대통합도 경제민주화도 우리의 미래도 그 어떤 것도 얻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지금처럼 강자에게 한 없이 약하고 약자에겐 한 없이 강한 정글의 사법시대가 지속이 된다면, 우리 국민들이 더 이상 대한민국이란 나라와 사회라는 공동체에 소속감을 가질 수도 없고 가지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저항권이란 이름의 국민과 사회적 차원의 정의, 私的 정의에 대한 요구가 있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나라와 우리 사회는 자멸하게 될 것입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 어떤 정치적 희생을 치르더라도 이 땅에 제대로 된 사법적 정의의 칼날을 세워 주십시오. 모든 국가와 사회가 망한 것은 외침에 의한 것보다 자체 내부에 망할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오롯이 당선자와 국민들의 할 몫이긴 합니다만 당선자의 앞날과 저와 제 가족을 포함한 우리 국민들의 앞날에 행운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정말 우리 대통령이 되어 주십시오.

 

박당선자 주변인들을 볼때 과연 가능한 일이라 여겨집니까? 참으로 한심한 아니 순진한 정치식견이군요.
구절초님
님의 지적처럼 제가 한심할 수도, 순진할 수도 있습니다.
매번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기대를 하고 요구를 했지만 매번 어긋났으니.


하지만 그런 부탁과 요구를 해야겠죠.
맞는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