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무위여행 2013. 9. 14. 14:23

채동욱사태 - 배우와 관객의 역할만 바뀌었을뿐

 

 

채종욱 검찰총장이 예견되었던 대로 광풍에 날아갔다. 개인적으로는 많이 아쉽다. 이미 다른 글에서 지적을 했듯이 전두환 씨의 추징금을 추징하는 것에 대해 경의를 표했던 사람으로서 채 총장의 사퇴는 아쉬움을 남기기에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가 받고 있는 의혹과는 별개로 참으로 여운이 오래갈 것 같다.

 

필자가 오늘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채총장의 사퇴에 대한 소회를 적고자 함이 아니다. 이번 사안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미성숙한 모습을 지적하고자 함이다.

 

 

 

예상했던대로 검찰총장의 중도사퇴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은 그저 패싸움에 다름 아니다.

채 총장이 이념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같은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야권진영은 권력의 더러운 짓거리라고 삿대질을 해대고 있고, 자신들이 임명하였지만 역시 같은 편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처럼 여겨지는(이번 일을 겪으면서 지켜본 바로는 여권의 입장에서 보면 채 총장이 알고 보니 오열 같은) 여권은 개인의 추문일 뿐이라며 짐짓 모른척하고 있다.

 

 

참 어지럽다. 많은 분들이 지적하고 있기도 하거니와 필자 역시 같은 지적을 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어느 순간부터 특정 사안 특히 정치적 이슈가 제기되면 그때마다 패거리 싸움으로 전락하고 만다. 모든 것이 진영논리에 따른 패거리싸움이 되고 만다. 모든 정치적, 사회적 이슈들을 토론과 합의에 의한 결론의 도출은 없고 그저 죽이지 않으면 죽게 되는 패거리 싸움으로 만들어버리는 희한한 재능을 우리 모두 가지고 있다.

여권의 모르쇠전법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하지만 야권과 야권진영의 언론의 삿대질 역시 볼썽사납기는 마찬가지다. 이들 역시 마치 법과 정의를 위해 채 총장을 옹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이들 역시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권력싸움과 진영논리에 사로잡혀 있을 뿐이다. 행위 자체에 의한 "" ""의 판단이 아니라 행위자가 내편인지 아닌지에 의한, "彼我"의 구분에 의한 "" ""의 판단을 하고 있을 뿐이다. 물론 이 지적은 현여권에도 1mm의 오차도 없이 적용되는 이야기이다.

 

내편 네편으로 싸우는 모습 익히 봐온 장면이 아니던가? 야권진영은 박근혜 정권의 출범과 이어지는 정치적 과오들에 대해 유신의 부활이라고 주장을 하지만, 비난하고 있는 여권의 작태를 그들도 집권기간 중에 충분히 반복하였다.

가까운 예로 자신들이 정권을 잡았던 노무현정권 때로 시간을 돌려보자. 기억을 더듬어 보면 노무현 정권 당시에도 권력과 부당한 간섭은 있었다. 당시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강정구 동국대 교수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하자 역시 당시 김종빈 검찰총장이 반발하여 사퇴를 하였었다. 그리고 당사자 모두 부인을 했지만 당시 국정원장직을 맡고 있던 김승규 씨가 간첩단 일심회 사건 수사와 관련해 청와대의 유형무형의 압력 때문에 사퇴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 있다. 2005년도 허준영 당시 경찰청장의 농민시위의 진압과정에서의 농민의 사망사고와 관련해 청와대의 사실상의 사퇴요구로 인해 사퇴한 기억도 있다.

 

, 권력에 의한 권력의 오남용은 어느 정권을 막론하고 있어왔고 지금도 되풀이 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 박근혜 정권만은 문제는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필자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자로 오해는 하지 말자. 비난하기 전에 필자의 블러그에 와서 글을 읽어보면 알 것이다.

 

 

설마하니 또 2002년 불법 대선자금처럼, 상대평가론을 내세워 자신들의 치부를 덮거나 호도하려 하지는 않겠지.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말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집권기간 중의 정치적 과오를 무게로 따지자면 깃털보다 더 가벼운 차이일 뿐이다. 오십보를 도망간 놈이나 백보를 도망간 놈이나 도망 간 것은 똑 같다.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고 나무랄 일이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지금 채동욱 검찰총장의 중도사퇴를 둘러싼 정치사회적 논란은 그저 우리 사회의 미성숙함을 보여주는 바로미터일뿐이다.

 

 

10년 전에 무대에 올라 연기를 했던 배우들이 지금은 관객이 되어 지금 무대의 배우에게 그딴 연기할 꺼면 때려치워라며 삿대질을 해대고 있고, 그때 관객으로 배우의 연기력에 거품을 물었던 사람들이 지금은 배우가 되어 관객에게 같은 이유로 삿대질을 받는 똑같은 연기를 하고 있는 것뿐이다. 권력의 속성이 바뀌지 않고 그것을 지켜만 봐야 국민들이 안타까울 뿐이다. 썩은 과일만 골라야 하는 허울뿐인 왕인 고객만 불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