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무위여행 2014. 4. 23. 20:53

끝내 외양간 고치지 않는 국가와 사회

 

 

 

세계 최고의 의료기술

우리나라의 의료기술 중에 몇몇 분야는 세계 최고수준라고 한다. 위암, 간암 수술과 그리고 성형분야이다. 그래서 의료관광이라 해서 해외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 많이 온다고 한다. 기꺼이 자랑해도 좋은 일일 것이다. 하지만 곰곰이 따지고 보면 이 부분의 의료술이 세계 최고수준을 달리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해당 분야에서 세계 최고 건수의 많은 수술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 그만큼 많은 경험이 축척된 덕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찌되었거나 고스란히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전가되었을 숱한 시행착오를 겪고 배워온 결과일 것이다. 그나마 배웠으니 세계 최고의 의료기술을 자랑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해야 할까.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건 바보거나 나쁜 놈

비록 시골무지랭이에 불과한 필자이지만 필자의 아이들에게 늘 해주는 말이 있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인간이기 때문에 실수는 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둘 중의 하나이다. 잘못을 깨닫지 못할 정도의 낮은 지능지수를 가졌거나 아니면 반성을 하지 않는 나쁜 의도를 가졌거나, 이다"

우리 국가나 사회는 어느 경우에 속할까?

세계 최고의 교육수준과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경제성적표를 보면 결코 원천적으로 머리가 나쁜 것이 아닌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이렇게 판에 박은 듯한 사건사고가 계속 일어나고 또 지리멸렬한 사후대책과 전혀 개선되지 않는 모습들이 마치 관습처럼 이어지는 것을 보면 당연히 필자를 포함한 우리 국가와 사회 구성원들이 결국 나쁜 의도혹은 나쁜 버릇을 가졌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과거의 잘못에서 배우지 않았거나 배우지 못하였거나 배우려 하지 않으려 하는 못된 문화가 있는 것으로밖에 판단되지 않는다.

 

 

사건사고에서 배우지 못하는 나라, 사회

우리나라만큼 사건사고가 많은 나라도 없지 싶을 정도로 사건사고가 연일 끊이지 않고 일어난다. 그것도 전세계의 토픽을 장식할만한 사건사고도 유달리 많다.

그런데 그런 사건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우린 분노하고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곤 하였다.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며 희생자들에게 용서를 빌곤 하였다. 그래서 관련부처마다 대책들이 봇물 터진 듯이 쏟아져 나오고 다시는 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하곤 하였다.

하지만 시간만 지나고 나면 언제나 그때뿐이었다. 늘 그렇듯이 우리는 숱한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단 한 번도 제대로 고치지 않았다. 이번의 참사를 가져온 "세월호"사고에서도 보여지듯 우리는 사건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많은 다짐을 하곤 하였지만 결코 달라지지 않았다. 그 많았던 다짐 중에 조금이라도 실천이 되었다면 우리 국가와 사회 구성원들 모두에게 체화(體化) 되어 있었다면 이런 사고도 일어나지도 않았겠지만 이렇게 형언할 수 없는 참사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제대로 된 메뉴얼이 없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나마 있는 메뉴얼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 점에 같은 사건사고가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잘못에서 배우지 않는데 같은 사건사고가 반복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역사를 외면하면 역사가 복수를 한다

우리는 일본에 대해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고, 역사를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을 한다. 일본이 역사 앞에 그런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또 비판받고 견제 받아야 할 사안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 국가와 사회 역시 일본에 비해 결코 낫다고는 할 수 없는 자괴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이렇게 무한 반복 되는 사건사고와 역시 체계화되지 못하고 체득(體得)되지 못한 우왕좌왕하는 사후(事後)의 대책들을 보면 우리 역시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고 배울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는 국가와 사회에는 역사가 반드시 복수한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우리 국가와 사회의 구성원들 모두가 집단적으로 까마귀 고기를 삶아 먹은 탓으로 이런 종류의 사건사고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우리의 안일함이, 나태함이 그리고 배우려 하지 않는 지독히 나쁜 버릇이 우리 아이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는 것을 잊어버리게 될 것이다. , 소를 잃고도 한 번도 제대로 외양간을 고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언제까지 이렇게 역사에게서 복수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우린 우리의 발등을 우리가 찍고 있다.

 

 

부패한 건 알았지만 이토록 무능할 줄이야

비록 이 사회의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필자지만 대한민국이란 공동체가 구석구석 부패하지 않은 부분을 찾기가 힘들 정도로 썩었다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토록 무능력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차마 대한민국이란 정부가 존재하고 있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무능력한 줄은 모른 것은 비단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세월호 참사 구조활동과 정부의 지원시스템에서도 무능력이 여실하게 드러났지만 기껏 대책이란 것이 1학기란 단서를 붙이긴 하였지만 校外체험활동의 전면 연기나 폐지다. 학생들의 校外체험활동도 본래 목적하는 바가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무작정 취소나 폐지할 것이 아니라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거나 아니면 안전을 충분하게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볼 생각도 하지 않고 기껏 수학여행 같은 校外체험활동을 금지시키는 것이 대책의 전부이다시피 한 나라에서 무엇을 기대할까? 이것만 봐도 앞으로 나올 장미빛 대책 또한 의미 없는 맹탕에다 탁상대책에 불과할 것이란 것 명약관화한 일일 것이다.

그리고 더 좌절케 하는 것은 그나마 그렇게 수박 겉핥기식으로 만든 대책들 또한 시간만 지나고 나면 실천조차 하지 않는 도루묵이 되고 만다는 사실이다. 모르긴 몰라도 이번 사고가 어느 정도 물리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마무리가 되고 나면 우린 또 언제 그런 비극이 있었냐며 까마득히 잊어버리게 될 것이다. 그래서 어느 순간 또 같은 사건사고가 우리 아이들의 목을 조이는 것을 목도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정녕 두렵다. 공포 영화의 끝장면처럼 다시 우리들의 오늘과 내일의 숨통을 조여올 것이다. 이렇게 하다가는 모두가 모두를 믿지 못하는 죄수들의 딜레마에 빠진 대한민국이란 공동체가 북한의 김정은 조폭정권보다 먼저 해체의 길로 들어서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복원력이 없는 배가 사고에 무방비였듯이 과거의 잘못에서 배우지 않는 국가와 사회에 무슨 내일이 있을까? 제발 이번만큼의 필자의 예언이 빗나가기를 바란다. 그리고 필자 스스로에게도 채찍질을 해본다. 이번만큼은.

 

 

더 이상 하제(내일)을 잃어버리지 말자

하제"란 말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내일"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저자가 누구인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내일"을 뜻하는 우리말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우리 민족이 그만큼 미래를 잃어버린 것이란 주장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 나이가 어렸었지만 일정 부분 수긍을 하였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하제"란 단어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미래"를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어제를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미래"를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 , 과거에서, 지난 잘못에서 배우지 못하였기 때문에 우리가 내일을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 오늘과 같은 상황에서 우리가 미래를 잃어버렸다는 필자의 주장이 그리 황당한 주장은 아닐 것이다. 그 많은 사건과 사고에서 우리가 배운 것은 무엇인가? 집단적 기억상실증에 걸려 지난 잘못들에서 아무 것도 배우지 않았다는 것만 또 다시 확인하였을 뿐이다.

그 많은 사건과 사고에서 우리가 배운 것은 하나도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우린 또 다시 오롯이 어른들의 잘못으로 피어보지도 못한 우리들의 아들들과 딸들을 차가운 바닷속에서 죽어가게 만들었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 우리의 미래를, 우리 국가와 사회 그리고 민족의 하제를 수장시키고 있다.

 

 

백서와 치욕의 기념관을 만들자

먼저 대규모 사고를 대비하여 일정한 규모 이상의 건물과 선박 등의 설계도를 재난관련부서에 비치를 하도록 하자.

, 민간공공부분을 막론하고 일정한 규모 이상을 가진 건물과 시설물 그리고 선박 등 다중이 이용하기 때문에 재난 발생시 대규모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부분들에 대한 설계도면과 구조도 등을 소방서, 경찰서, 국방부, 안전행정부 등 재난과 관련하여 구조활동과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부서들의 컴퓨터에 내장을 하여 상황 발생시 현장에서 바로 출력을 하여 구조활동에 도움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지금처럼 구조 현장에서 건물이나 시설물, 선박 등의 구조를 몰라 우왕좌왕 시간을 뺏기고 피구조인들은 물론이고 구조인력에게도 위험을 초래하는 등 지금과 같은 주먹구구식 구조체계를 바꾸어 실패의 가능성을 줄이자는 것이다.

 

이번 사고가 마무리 되고 나면 사고의 전부를 낱낱이 기록한 백서(白書)를 만들자. 기념사진 찍자고 해서 물러난 공직자의 변명처럼 사고의 백서를 만들 자료를 정부에서 준비하고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 싶다.(그럴 리는 없겠지만) 사고를 불러온 직접적 原因과 간접적 遠因 그리고 필자가 현장에 있어보질 않아서 삿대질을 하기가 꺼려지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목숨을 건 노력에도 불과하고 국민들이 구조대에게 전적으로 감사함을 가질 수 없을 정도의 비참한 결과를 가져오게 만든 문제점들 그리고 무엇보다 도대체 대한민국이란 정부가 존재하고 있는지, 재난과 사건사고 현장에, 국민들이 죽어가고 있는 비극의 자리에 대한민국 정부가 존재하고 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정부의 참담한 대처수준들을 부끄럽지만 하나도 남김없이 기록하자. 그래서 오늘과 "하제"의 거울로 삼자. 다시는 이런 참혹한 일을 겪지 않도록, 오롯이 어른들의 잘못으로 피어보지도 못하고 스러져 간 우리의 아들 딸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기록을 하자.

 

그리고 죄가 있는 자들, 책임이 있는 자들의 이름을 기록한 사고를 기록하는 치욕의 기념관을 만들자. 이번 건만이 아니라 그 많았던 사고, 인재로 밝혀졌던 사고들에 책임이 있는 자들을 사건과 사고의 기록과 함께 실명으로 기록하자. 왜 그런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는지도 기록하자. 위인들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국가와 사회에 치명적 위해(危害)를 끼친 자들도 기록하고 기억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하지 싶다. 그래서 오늘과 내일의 경계로 삼자. 이순신 장군이 난중일기를 적었듯이, 유성룡이 징비록을 썼듯이 우리도 그렇게 하자. 특정한 지역에만 세우는 것이 아니라 똑 같은 기록물을 만들어 전국방방곡곡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세우자. 그래서 오늘과 내일을 경계하자. 더 많은 아들들과 딸들을 잃어버리지 않게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잃어버리지 않게.

 

 

소는 이미 너무도 많이 잃어버렸지만 앞으로도 소는 키워야 하겠기에 이번만큼은 정말 제대로 외양간 한 번 고쳐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