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무위여행 2014. 12. 11. 15:09

자원외교 국정조사 - 矯角殺牛되지 않을까?

 

 

여야가 그동안 정치권에서 쟁점이 되어 왔던 현안들 중에서 자원외교의 전반에 대해서 국정조사를 하기로 하였다는 소식이다. 정치권이 싸움만 하지 않고 일을 하겠다는 것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그래도 삿대질을 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어 시비를 걸어본다.

 

이명박 정권 들어 지난 정권들에 비해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자원외교 전반에 대해 국정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하는데 결론부터 지적하자면 자칫 矯角殺牛(교각살우)의 잘못을 저지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갖지 않을 수가 없다.

 

 

먼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자원외교가 잘못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분명한 사실은 자원외교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손꼽힐 정도로 資源(자원) 貧國(빈국)인 우리나라에서 단순하게 자원을 수입해서 가공해서 수출하는 것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변화무쌍한 국제원자재가격의 변화에 적응하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資源民族主義(자원민족주의)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자원국에서 자원을 무기화하고 있다. 실례로, 몇 해 전 중국과 일본이 대만 북동쪽에 위치한 섬(尖閣列島/釣魚島)를 둘러싸고 군사적 충돌 직전까지 갔을 때 중국이 일본에 대해 희토류를 중심으로 하는 자국산 원자재 수출을 봉쇄하자 곧바로 일본이 사실상 항복선언을 하였던 것에서 보여지듯이 자원을 가진 국가가 자원을 무기화 했을 때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도 자원외교는 반드시 필요한 국가정책이고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는 않다.

또한 우리에 비하여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자원대국인 중국에서조차 자국의 모든 경제력, 외교력 또는 군사력까지 동원하여 적극적으로 자원외교와 확보전쟁을 하면서 '원자재 블랙홀' '싹쓸이' '자원 독재'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자원확보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자원외교는 방향은 분명 옳은 정책이었다. 오히려 이명박 정권 이전의 정권들이 소홀한 면이 있었다는 비판이 옳을 것이다.

 

다시 분명히 지적하지만 지금 각국은 자원 확보를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에서 활발하게 진행된 자원외교 그 자체는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었고 국가의 생존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정책이었다. 자원외교 그 방향은 옳았다.

 

그리고 필자가 또 우려하는 것은 국회의원들이 과연 제대로 이명박 정부에서의 자원외교의 문제점을 제대로 짚어낼 수 있을까 하는 신뢰의 부재이다. 꼭 지금 국회의원에게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국정조사와 국정감사가 부활된 이후에 그 많았던 국정조사, 국정감사로 당면한 국정현안 중에서 뭐 하나 잘못을 제대로 바로 잡는 계기가 된 것은 고사하고 속 시원하게 밝혀 낸 것도 없다. 그러니 우려를 갖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지난 경험들처럼 국정조사나 국정감사가 정책에 대해 是是非非(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기껏 정책 입안자나 집행자들을 불러 지엽말단의 문제로 망신주기어깃장 놓기로 일관하거나 나아가 상대국에 대한 외교적 결례와 非禮(비례)를 한다면 국정조사나 국정감사가 국회의원들의 권력 휘두르기에 불과한 또 다른 의미에서 완장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언론이나 국회의원들에 의해 봇물 터진 듯이 지적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의 문제점을 시정하기보다 자원외교 그 자체를 허물어뜨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원외교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는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의 수준을 생각해보면 矯角殺牛(교각살우)할 가능성이 너무 커 보인다. 그래서 걱정이다.

자원외교에 대한 속도와 방법 중에서 잘못된 것이 있는지 찾아보고 바로잡고 조절하는 선에서 그쳐야지 방향과 본질을 해치는 수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국회의원들의 큰 그림을 볼 줄 아는 慧眼(혜안)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