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무위여행 2015. 4. 12. 13:26

증세 없는 복지 - 국민이 국민을 속인 것

 

 

새누리당의 유승민 원내대표의 국회연설이 화제다. “增稅(증세)는 없다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公約(공약)空約(공약)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야당과 증세에 대해 본격적인 대화를 하자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대국민사과를 하였다. 대통령과 자신을 포함한 여당이 국민들을 속인 것이라는 것이다. 야당의 추켜세움이 아니더라도 여당 원내대표의 관점이라고 하기에는 자기반성이 어느 정도 묻어나는 신선함마저 가지게 하는 연설이다.

 

원론적인 차원에서는 맞는 말이긴 하지만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다는 것이 오늘 필자의 주장이다. 증세 없는 복지(누가 되었던) 정치권이 국민을 속인 것이 아니라 국민이 스스로를 속인 것이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우린 알고 있다. 인정하지 않고, 인정하고 싶지 않을 뿐, 증세 없는 복지는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오늘이 아니라 어제도 알고 있었다. 적정한 수준의 복지가 담보되지 않고서는 지속가능한 경제성장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또한 일정 수준(공동체 구성원들이 소속감을 가질 수 있는 수준)의 복지가 없으면 또한 경제성장도 곧 한계가 봉착하고 결국은 공동체가 파멸로 들어설 것이란 것을 알고 있다. 아울러 적정한 수준의 증세가 없이는 원하는 수준의 복지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도 불과하고 우린 증세 없는 복지에 표를 던져왔다. 지난 10여년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선거 하다못해 교육감 선거가 있을 때마다 되풀이 되다시피한 무상복지 시리즈는 결국 필자를 포함한 국민들이 그 주장에 동의를 하고 표를 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우리나라가 천연자원이 풍부한 중동의 국가도 아니고 퍼내도퍼내도 돈이 채워져 있다는 흥부의 화초장을 가지고 있지 않는 이상, 일정한 복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결국 세금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복지라는 것이 (대상자가 누가 되었던)국민들 이쪽 호주머니에서 저쪽 호주머니로 옮기는 것이지 하늘에서 이유 없이 떨어지는 돈벼락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린 지난 10여년의 세월동안 마치 어딘가에 홀린 것처럼 무상복지에 환호하고 솔깃해왔다. 지난 대통령 선거를 돌이켜봐도 명확해진다. 박근혜 후보의 복지 공약이 상당한 수준의 증세 없이는 결코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국민들도 말하지 않았고 후보는 말하지 않았고 국민들은 듣으려 하지 않았을 뿐, 증세 없이는 복지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비겁하게도 "증세 없는 복지"라는 詐欺(사기)에 투표를 해왔고 그런 결과가 오늘의 난맥상을 연출한 것일 뿐이다. , 박근혜 대통령을 우두머리로 한 정치권이 국민을 속였고 순진한 국민이 속은 것이 아니라 정확히 말하자면 국민들 스스로가 자신을 속인 것에 불과하다.

 

물론 이렇게 주장을 한다고 해서 박근혜 대통령과 정치권의 책임이 없다거나 가볍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그들의 책임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가 않다. 분명 정치권에 어떤 방식이 되었던 준엄한 책임추궁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들의 詐欺行脚(사기행각)에 비겁한 공범이 된 우리의 선택에 대한 책임과 결과를 짊어져야 하는 것은 그들 정치인들이 아니라 우리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는 것이다. 아니 비겁하게 행동한 당대의 고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미래세대가 딛고 서 있는 땅을 허물어뜨린다는 것이다. 필자 스스로 자신을 속이지 않는,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는 국민이 되기를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