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무위여행 2016. 5. 10. 14:44

트럼프현상반면교사로 삼아야

 

 

 

아베를 만든 건 일본 국민

지진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일본인들에게 위안부피해 할머니들이 성금을 모아 보냈다는 기사를 접하였다. 그분들은 아베가 미운 것이지 일본 국민들이 미운 것은 아니다라고 하였다고 한다. 필자는 얼마 전 일본 지진 소식을 접하는 불편한 속내라는 글에서 일본의 지진 기사를 접하면서 이웃의 불행을 연민의 전적으로 감정만으로 바라볼 수 없는 불편한 마음을 토로하였었다. 조금은 부끄러웠다. 얼마의 세월을 더 보내야 저런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그분들의 아량에는 분명 무릎을 꿇을 정도로 승복하지만 그분들의 주장엔 동의할 수가 없다.

 

지난 2009년 일본에서 친절한 이웃국가를 모토로 내세운 민주당으로 정권이 바뀐 후에 일본 근본적 변화는 없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필자는 기본적으로 극우적이고 국수적인 일본 국민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이상 일본의 근본적 변화 즉, 일본이란 나라가 우리에게 善隣(선린)이 될 수는 없을 것이며 아울러 일본의 경제적 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아주 빠른 속도로 극우적인 정권으로 교체될 것이라고 주장을 하였었다. 그 후 얼마 되지 않아 지금의 아베정권이 출범하였고 아베정권은 그야말로 1945년 패전 이전의 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는 극우국수주의 정권으로 내달리고 있다. 그런데 아베는 밉지만 일본인들은 밉지 않다”?

 

아베라는 사람이 그가 이끄는 정권이 하늘에서 툭 떨어진 것도 아니고 점령군이 만들어준 괴뢰정권도 아니다. 일본 국민들의 선거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히틀러가 당시 독일국민들의 선택에 의해 집권을 하게 되었던 것처럼 아베의 정책을 반대하는 일본국민들보다 그의 극우행보를 지지하는 일본 국민들이 더 많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베는 밉지만 일본 국민들이 미운 것은 아니라는 위안부피해 할머니들의 주장엔 동의하기가 어렵다.

 

 

미국은 정말로 고립주의로 돌아갈까?

미국에서 설마 하던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12일의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후보 교체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라곤 하지만 트럼프가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로 거의 확정이 된 것 같아 당사자인 미국의 당혹감은 물론이고 전 세계가 말 그대로 충격과 공포의 시선으로 미국을 바라보고 있다고 한다. 특히 국방, 경제 등의 면에서 미국의 절대적인 영향력에 의지(?)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트럼프의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두렵기조차 하다. 비유를 하자면 아주 성질머리 고약한 사람이 작업반장으로 올 지도 몰라 전전긍긍하는 현장 인부의 辛酸(신산)한 심정이다. 우리만의 사정은 아니라고 해도 안절부절 해야 하는 우리 신세가 더욱 서글퍼다.

 

70여년 전의 고립주의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싶어 모두가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미국이란 나라가 제도와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거대한 나라가 한 사람의 대통령에 의해 대내외 정책이 180도 바뀐다는 것도 예측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이 된다고 해도 자신의 공약대로만 할 수 없을 것이란 현실론이 더 우세한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트럼프가 당선이 된다고 해도 당장 무역에 있어 보호주의 국방외교분야에 있어서의 고립주의로 회귀할 가능성과 그로 인해 초래될 제2차세계대전 후의 세계 질서의 붕괴와 혼돈(?) 등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트럼프는 돌연변이 괴물이 아니다

그래도 트럼프가 당선이 된다면 지금까지와는 제법 다른 대외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트럼프를 저 자리에 오게 한 것은 바로 미국 국민들의 분노와 좌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주류 백인들의 분노와 좌절감이 트럼프를 만들었기 때문에 전후질서의 붕괴까지는 아니더라도 많은 정책의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이제껏 지금의 미국의 주인으로 자부심(?)을 갖고 있는 백인들의 불안감이 여과 없이 드러나는 것이 트럼프현상이다. “트럼프현상은 어느 날 갑자기 불거져 나온 이상현상(갑툭튀)이 아니라는 것이다.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백인들의 불안과 상대적 박탈감 등이 작용한 필연적 정치사회문화의 현상으로 우연이 아니라 필연적 현상이다. 헐리웃 SF영화 중에 X맨 시리즈와 어벤져스가 있다. X맨과 어벤져스는 돌연변이에 의해 초능력을 가진 주인공들이 나오지만 어벤져스의 핵심인 캡틴아메리카는 인간의 의지에 의해 탄생된 초능력을 가진 인물이다.

 

전통적으로 백인들에 비해 자녀들을 많이 낳는 히스패닉, 아시아, 아프리카계는 물론이고 특히 이슬람문화권에 속하는 사람들에 대해 가지는 백인들의 불안감이 트럼프 현상의 본질이다. 통계에 의하면 이미 미국은 단순히 인구 구성 비율로만 본다면 더 이상 백인이 미국사회의 다수는 아니라고 한다. 따라서 이런 추세(이민, 출산, 소수인종에 대한 우대 정책 등)가 지속된다면 미국 정치사회경제문화 등에서 자신들이 主流(주류)에서 밀려날지 모른다는 백인들의 불안감과 분노, 좌절, 상대적 박탈감 등이 해소되지 않는 한 그렇게 쉽게 사그라들 불길이 아닌 것으로 관측이 된다. 트럼프가 되었던 트럼프현상이 되었던 무엇으로 이름 불리워지던 더 이상 갑툭튀가 아니라는 점이다. 트럼프는 우연성에 의한 돌연변이가 아니라 미국민들의 바람이 만들어낸 초능력자인 캡틴아메리카이다.

 

 

트럼프현상은 앞으로의 주류현상이 될 것

문제는 트럼프의 폭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그냥 해프닝으로 끝날 것인지 실제로 미국의 대통령의 직까지 오르게 될지 아직은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개인 트럼프의 질주가 비록 해프닝으로 끝난다고 해도 트럼프현상은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많이 시들해지고 바래지기는 했지만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안철수현상이 유효한 것처럼 그를 불러온 미국의 정치·사회·경제·문화적 환경이 바뀌지 않는 한 언제든 제2, 3의 트럼프는 출현할 것이다. 그 분노와 좌절의 근거가 타당성이 없다고 해도 지금과 같은 미국의 제도와 시스템에 대한 백인들의 분노와 좌절이 없어지지 않는 한 트럼프현상은 언제든 현실이 될 것이다.

 

히틀러도 아베도 국민들 다수가 선택한 것인 것처럼 막말의 아이콘트럼프도 미국민들 다수의 속마음이 표출된 것이다. 백인들이 진짜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주고 있는 것이 트럼프인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앞으로 미국의 대내외 정책은 상당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관측이 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미국에 국한 된 것만은 아니지만 기성의 제도와 시스템이 자신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기회를 주지 못한다는 분노와 좌절감이 트럼프현상을 초래하고 그런 추동력으로 제도와 시스템이 바뀐다고 해도 또 다른 문제를 낳을 뿐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소위 386세대에서 여실하게 증명이 되었듯 공동체 구성원들의 좌절과 분노의 힘으로 인해 공동체에 대한 개혁을 실현할 수단을 갖게 되는 순간부터 공고한 기득권자가 되어버리는 것이 인간과 권력의 본성이 바뀌지 않는 이상 자정의 능력도 의지도 없는 기성 제도와 시스템에 대한 분노와 거부는 이어질 것이다. 고인 물이 부패한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다.

 

 

트럼프현상이 주는 반면교사

전 세계적으로 마치 돌림병처럼 번지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분노와 거부감에서 보여지듯 기존의 제도와 시스템이 배출한 기성 정치권에 대한 좌절과 분노가 적절한 방법으로 개선되고 해소되지 않는 한 트럼프현상은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다.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다. 깃털보다 더 가벼운 권력이라도 쥐게 되면 완장질을 하고 싶어 하는 우리의 정치사회경제문화 환경에서 오블리스 노블리제까지는 감히 바라지도 않는다. 기회부터 박탈해버리는 제도, 시스템, 관행들이 시급하고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역시 破天荒(파천황)적인 체제 폭발이라는 트럼프를 배게 밑에 두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자신의 뒤쳐짐이 자신의 능력과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가 가진 제도와 시스템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구성원들이 많아지는 공동체가 어떻게 존재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우리가 배우고 실천하느냐의 의지와 능력의 문제일뿐 트럼프 현상은 우리에겐 타산지석과 반면교사가 되고도 남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