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무위여행 2017. 12. 12. 14:49

한국의 易地思之와 중국의 易地思之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위해 국빈으로 내일 중국 방문을 앞두고 있다. 재를 뿌리기 위함은 아니지만 수긍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 삿대질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드 문제와 관련해서 대한민국과 중국은 易地思之의 마음으로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하였다고 한다. (“사드 문제에 관해서 서로 상대방의 입장을 역지사지~”)

 

듣기에는 좋은 말이다. 더구나 국빈 방문을 앞두고 상대국 언론과의 인터뷰라고 하니 립써비스 차원의 말일수도 있겠다 싶지만 그래도 대한민국 대통령의 상황인식에 대해 삿대질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도대체 사드 배치와 관련된 문제에 있어 중국과 우리가 易地思之할 이유가, 아니 역지사지를 해야 할 합당한 이유가 있는가? 사드 배치를 둘러싼 중국의 일련의 행동들에서 우리가 중국의 입장을 이해해야 하는 근거를 찾을 수 없다. 중국의 잘못을 꾸짖고 바로잡으라는 요구를 하는 것이 주권국가인 대한민국의 당연한 권리요 의무이다. 그런데 우리와 중국이 역지사지를 해야 한다니 이해도 용서도 안 된다. 오히려 대한민국 대통령이 역지사지를 입에 올림으로 해서 중국의 입장만 더욱 두둔해주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마치 중국의 왈패짓이 합당한 근거가 있는 것처럼 해석될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사드 도입은 한국의 방위 목적으로 도입한 것이지, 결코 중국의 안보적 이익을 해칠 그런 의도가 전혀 없다”)처럼 사드는 북한의 핵개발과 장거리미사일 개발에 대한 방어적 차원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애당초 중국의 안보적 이익을 해칠 의도로 도입한 것이 아니다.

 

더구나 앞으로도 사드가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방어 목적을 넘어서서 중국의 안보적 이익을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한국은 각별히 유의할 것이다. 그리고 그 점에 대해서는 미국으로부터도 여러 번 다짐을 받은 바 있다라는 발언을 들으면 어안이 벙벙해진다. 마치 잘못한 학생이 선생님에게 다시는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반성문 쓰고 있는 듯하다. 야당대표와 대통령 후보 시절엔 사드가 대한민국 방어용이란 점 자체를 인정하지 않다가 그나마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필요성와 불가피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로부터 우리를 지키기 위한 안보차원에서 도입하고 배치한 것인데 왜 우리가 중국의 입장을 각별히 유의하여야 하며 그것도 부족해 동맹국인 미국에게도 중국을 이해하자고 하는가? 그게 주권국가로서의 할 노릇인가? 그게 동맹국을 넘어선 혈맹국에게 할 소리인가?

 

그냥 약소국이니 감내하고 말자는 뜻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정녕 그것을 주장하고 싶은가? 그래서 국빈방문에 어울리지 않는 조롱성, 길들이기 차원의 외교 無禮(무례)에도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그저 정상회담을 받아준 것에 感泣(감읍)하고 있는가? 외교에 있어 최상의 인재라고 떠벌인 강경화 장관은 자신이 모시는 대통령 아니 대한민국 대통령이 그런 대우를 받는 데 어디서 무엇하고 있는가? 上國 황제 알현 그게 어디냐고 황송해 하는 꼴이다. 정동영 씨가 통일부 장관으로 있을 때 김정일을 만나기 위해 귀국 일정까지 며칠 미루어가면서 끝내 알현하는 영광을 맛보았던 그때의 참담함을 지울 수가 없다.

 

 

易地思之란 말 참 좋은 일이다. 서로의 처지를 바꿔서 생각해보자는 의미로 다툼을 많이 줄여줄 수 있다. 하지만 역지사지를 하자는 주장이 강자의 논리가 된다면 강자가 자신의 입장을 약자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논리로 이용될 수도 있다는 盲點(맹점)이 있다.

 

 

당장 해당 인터뷰를 진행한 중국 기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易地思之 논리를 받아 중국은 중국 나름대로의 전략적인 안보 이익이 훼손된다고 생각한다. 한국 측은 어떠한 조치를 해 나갈 것이냐라며 마치 선생이 잘못을 한 학생을 다그치듯이 질문을 하였다고 한다. 대단히 불쾌하다. 이건 전형적인 방귀 뀐 놈이 성내는 꼴이다. 싸가지 없이 질문을 한 기자도 밉지만 제대로 된 답변조차 못한 문재인 대통령의 태도가 더더욱 꼴 보기 싫다.

 

C-8!!! 우리와 중국 사이에 회복할 신뢰가 있었는지도 의문이지만 신뢰 회복조치는 중국이 취해야할 노릇이다. 안보를 위한 타국의 주권 행사에 완장질 한 중국 너희들이 먼저 진솔한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이행하는 것이 신뢰회복의 알파요 오메가이다. 용서란 단어는 가해자가 입에 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과 중국 사이에 신뢰 회복이 필요하고 중요하다면 가해자인 중국이 사과를 하고 수습책을 제시하고 이행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필자는 박근혜 정권의 안보외교에 대해 한 구절로 정리를 하였다.

오래된 친구에게선 의심을 받기 시작하였고 새로 사귄 친구는 함께 강을 건널 정도의 신뢰를 얻지 못하였다.

 

문재인 정권이 똑 같은 길을 걷기 시작하였다. 자신들이 저주에 가깝게 싫어하고 비판하였던 박근혜 정권의 외교안보 전략을 고스란히 踏襲(답습)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대한민국이 예전처럼 중국의 영향력 아래 들어가는 길을 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의 시선을 더욱 강하게 갖고 있는 것 같다. 반면에 중국은 동맹을 넘어 혈맹국인 미국조차 작은 이익과 위협 때문에 쉽게 버리려는 대한민국에게서 근본적으로 신뢰를 가지기에는 뭔가 미더워하지 않는 것 같다.

 

 

필자는 지난 10월 말에 중국의 화해 신호? - 꿈 깨라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런 주장을 한 기억이 있다.

경제, 안보 등을 도외시 한다 해도 一衣帶水(일의대수)인 중국과 언제까지 疎遠(소원)하게 지낼 수는 없다는 당위와 필요를 인정하지만 어정쩡한 화해(?)는 오히려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익을 더욱 심각하게 훼손할 뿐이다.”

 

문재인 정권이 외교안보는 물론이고 경제 등 국익을 위해 정말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 상국을 대하는 듯한 저자세 외교는 더더욱 금물이다. 할 말은 해야 하고 따질 것은 따질 수 있는 어느 정도 긴장감이 있는 양국 관계가 서로의 신뢰를 갖게 하는 것이다.

 

 

蛇足(사족) 같지만 양국은 많이 서두른 듯한 정상회담을 계기로 韓中 두 나라가 사드(THAAD) 이전으로 회복하기를 바라고 있는 듯 싶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은 벌써부터 홀대론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정상과 양국이 원하는 결과를 낳기는커녕 자칫 지금의 서해보다 더 깊은 갈등과 대립 그리고 불신이라는 바다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내 자식이 못났다 해도 다른 사람들에게서 홀대를 당하면 마음이 쓰리고 아픈 법이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빈방문에 어울리지 않는 無禮(무례)로 비칠 수 있는 중국의 행보는 국내정치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들을 포함하여 대한민국 국민들로 하여금 중국에 대한 불신만 더욱 키울 뿐이다.


소중한 글 감사합니다.
오후에는 방콕을 합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행복한 날들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오후 들어 기온이 더 떨어진 것 같습니다.
오시는 분들마다 진저리를 치시네요.

저도 이런 날은 방콕하고 싶습니다.
이불밖에 너무 추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