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무위여행 2017. 12. 15. 17:13

중국의 대한민국 홀대론에 비친 우리의 민낯

 

 

 

아쉽게도 한중 정상회담 후일담이 豊盛(풍성)한 것이 아니라 뒷말이 茂盛(무성)하다. 이른바 대한민국과 문재인 대통령 홀대론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런 소란스러움과 억측이 쏟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대한민국과 중국 사이에 긴장이 되어 있다는 뜻이고 국내 정치적으로도 갈등과 대립을 넘어선 분열이 되어 있음을 뜻하지 싶다.

 

 

청와대는 홀대론을 적극 부인하고 나섰다고 한다. 청와대는 부인할 수밖에 더 있겠는가. 누워서 침 뱉기처럼 중국에 가서 이런 수모를 당했어요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고 또 자존감이 있다면 모르긴 몰라도 우리가 이런 대접받을려고 여기까지 왔는가하는 자괴감에 빠져 있을 것이다.

 

 

필자는 중국 경호원들에 의한 문재인 대통령 취재 기자들에 대한 폭행사건을 접하면서 옛날 기억 하나를 떠올랐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 1980년 중반으로 기억되는 그 때 미국의 슐츠 국무부장관이 우리나라를 방문하였을 당시의 일이다. 외교부를 비롯하여 정부종합청사를 방문하기 위해 들렀을 때 미국측 경호원들이 세퍼트까지 동원하여 우리 청사를 마구잡이로 휘젖고 다녔었다. 언론이 많이 통제 당하던 당시에도 미국의 無禮(무례)에 대한 뒷말이 많이 있었다. 禮訪(예방)이 아니라 마치 장학관 학교 시찰 나온 것처럼 위세가 등등하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시골 무지렁이에 불과하지만 필자의 당혹감 비슷한 侮蔑感(모멸감)을 지울 수가 없다.

 

 

다른 글에서도 주장하였지만 아무리 내 자식이 못났다고 해도 다른 사람에게 매를 맞는 것은 쓰리고 아픈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런데도 많은 국민들이 중국을 무례함을 비판하고 비난하기보다는 내심 고소해하고 있다. 또 다른 당혹스러움이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은 평소 우리나라 언론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홀대하고 또 언론들의 지나친 취재방식에 비춰 맞을 짓을 했을 것이라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반대로 문재인 대통령 비토 세력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얼마나 중국 측에 비굴하게 보였으면 정상회담을 수행한 기자들이 두드려 맞고 다니겠냐며 오히려 고소해하고 있다. 관련된 기사에 달린 댓글들의 반응은 대체로 이와 같았다.

 

필자가 접한 극히 일부분의 일일 수도 있다. 아니 필자의 寡聞(과문)短見(단견)이었으면 싶다.

 

G2 국가의 위상에도 걸맞지 않고 마치 제국주의 시절로 되돌아간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眼下無人(안하무인)인 왕서방의 조폭나부랭이식 완력행사에 비판하고 비난하고 그래서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우리의 자존심을 세우지 않고 어떤 정치적 의미에서든 맞을만 했다라는 식의 자기 卑下(비하)自嘲(자조)를 할 때가 아니다. 지난 번 사드 배치로 중국이 보복에 나섰을 때 중국에게 보복을 당할만 하다라고 했던 이종석가 이념에 찌들어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는 한 개인의 妄動(망동)이 아닌 것이다.

 

참담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수모로 여겨질 정도로 홀대를 받았다는 사실보다, 우리의 기자들이 집단구타를 당했다는 사실보다 대한민국이 아랫것들 취급 받았다는 사실보다 이 점이 더 참담하다. 중국의 부당한 완장질조차 두 패거리로 나뉘어 집안싸움만 한 결과다. 권력싸움과 진영논리에 사로잡혀 있을 뿐이다. 행위 자체에 의한 "" ""의 판단이 아니라 행위자가 내편인지 아닌지에 의한, "彼我"의 구분에 의한 "" ""의 판단을 하고 있을 뿐이다.

 

 

년 초 중국 외교부의 중간급 간부가 그것도 우리나라의 서울에서 小國大國을 이기겠느냐?” “단교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를 것라는 식의 협박의 연장선상이다. 본질적으로 중국의 완장질에서 기인하는 면이 적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스로를 업신여긴 우리의 탓이 없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를 존귀하게 여기지 않는데 남이 나를 귀하게 대할까?

 

맹자가 말을 하기를, 사람은 반드시 스스로 업신여긴 뒤에 남이 나를 업신여기며, 집안은 반드시 스스로 훼손한 후에 남이 그 집안을 훼손하며 나라는 반드시 스스로 공격한 뒤에 남이 그 나라를 공격하는 것이다. 공자도 그런 말을 하였다고 한다. 남이 나를 우습게 보는 것은 내가 우스운 꼴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지금 시점에서의 韓中 정상회담이 가진 본질(의미와 성과)만 보고 싶고 이야기 하고 싶다. 하지만 盛裝(성장)한 모습이 아니라 벌거벗은 모습에서 본질을 볼 수 있고 찾을 수 있는 법이다. 한중 정상들의 다짐과 바람과는 달리 이번 정상회담은 한국과 중국 사이에 놓인 길들이 앞으로도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임을 확연하게 드러낸 것이 아닌가 싶다. 정상회담을 위해 중국을 방문 길에 노정된 여러 가지 모습들이 한중 새시대를 열기에는 녹록치 않는 상황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진영논리에만 빠져 논리와 이성은커녕 최소한의 예의도 잃어버리고 있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여실하게 드러낸 課外(과외)의 소득도 얻었다. 물론 앞으로도 배우지 못하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를 갉아먹고 있음도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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