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무위여행 2021. 6. 10. 09:50

언제까지 외양간 고치지 않을 것인가

 

 

 

또 어이없는 생때같은 죽음이 일어났다. 재개발을 위해 철거중이던 5층 건물이 도로 쪽으로 무너져 지나가던 버스를 덮쳐 610일 오전 9시 현재 9명이 목숨을 잃었고 중상을 입은 분들도 8명이 넘는다는 소식이다.

 

먼저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빌며 혹여 다시 태어나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제발 이런 후진적 人災공화국인 대한민국이 아닌 나라에서 태어나기를 기원 드린다. 황망히 남겨진 유가족들에게 지금은 그 어떤 말씀도 위로가 안 된다는 걸 알지만 하루 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빈다.

 

이제까지 보도된 내용만 살펴봐도 人災. 그래서 뜻밖의 事故가 아니라 예고된 事件이다. 빌어먹을 우리의 외양간 고치지 않는 관습헌법이 초래한 죽음의 행렬이다. 아니 어쩌면 학살이라 불러도 될 끔찍한 비극이다.

 

필자처럼 직접 해볼 기회가 없는 사람이라 해도 나무 한 그루 벌목을 할 때도 피해가 없는 쪽으로 나무가 넘어지도록 치밀하게 계산으로 해서 자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일을 하다보면 예상과 다르게 진행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피해가 없도록 주변 환경, 나무의 생김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벌목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재개발 지역에서의 건물철거다. 그것도 5층 건물이라면 제법 규모가 있는 건물의 철거다. 5층 정도의 건물이라면 도로변에 접해 있을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더더욱 안전에 신경을 쓰면서 철거작업이 이루어져야 하는 문제다.

 

사건 화면을 보면 건물이 성냥갑 무너지듯 찰나의 순간에 도로변으로 쓰러져 버스를 덮쳤다. 일시적으로 돌풍이 불었거나, 지진 등의 불가항력의 힘이 작용하여 도로변으로 무너지게 한 것으로는 판단되지 않는다. 따라서 철거방법에 문제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옛 총독부건물, 남산의 외인아파트는 물론이고 외국에서의 건물철거 장면처럼 큰 건물철거 과정은 한꺼번에 폭삭 주저앉게 만들거나 그렇지 않으면 굴뚝이나 첨탑 같은 철거될 건물이 한쪽 방향으로 무너지게 할 수밖에 없는 현장상황이라면 피해가 없거나 최소한의 피해가 생기는 방향으로 무너지도록 철거작업을 진행하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도로변으로 무너졌다는 것은 안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마구잡이로 철거작업이 이루어졌음을 증명하고 있다. 그래서 명백한 人災事件에 다름 아니다.

 

재개발 시행사측에서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발표가 있었다고는 한다.

 

이제 시작이다. 이번의 참변을 가져온 원인이 무엇인지 단지 현장에서의 게으름과 나태와 불법과 편법을 능력 있는 것으로 여기는 빌어먹을 관행이 초래한 것인지 아니면 재개발은 물론이고 흔히 죽음의 외주화로 통칭되는 산업현장에서의 부조리한 하청 문제에서 기인하는 것인지 제대로 살펴보고 말 그대로 拔本塞源의 계기로 만들기를 촉구한다. 제발제발 소도 그만 잃어버려야 한다. 무엇보다 외양간 제대로 한 번 고쳐보자. 언제까지 외양간 고치지 않을 것인가. 얼마나 더 죽어야 고칠 것인가. 저출산 때문에 대한민국이 인구소멸이 되는 속도보다 일상이 되어버린 어이없는 人災性 사건·사고로 인해 초래되는 죽음으로 인구소멸이 더 빨리 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