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의 노래(詩)

무위여행 2021. 8. 28. 15:26

봉선화 물

 

 

고순철

 

 

 

아내는

며칠을 벼른 끝에

봉선화 물을 들였다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밤을 새게 하였던

찰랑거리는

소녀가 되고 싶은 걸까

 

하고 싶은 것보다

되고 싶은 것보다

할 수 없는 것들이

포기하는 것들이

더 많아진

지금에서 도망치고 싶은 걸까

 

나는

봉선화물이 곱게곱게 들어

첫눈 올 때까지만이라도

그저

아내가

그때의 소녀처럼

행복했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