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딸

무위여행 2005. 11. 1. 16:03

 

가슴이 아프다는 딸래미


전 휠체어를 타고 생활하는 1급지체장애인입니다.

그리고 아내도 목발을 짚고 생활해야 하는 역시 1급지체 장애인입니다.

두 사람이 결혼을 해서 5년만에 지난 2001년 아들과 딸 이렇게 쌍둥이를 낳아 키우고 있습니다.


저야 아침 일찍 회사에 출근해버리고 나면 그뿐이지만 혼자인 몸으로도 힘든 아내가 두 아이를 키우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고 때론 저 스스로에게 화가 나기도 합니다.

'왜 결혼을 했을까?'

'왜 아이들을 낳았을까'

우리 두 사람 살기도 세상이 너무 힘든데 왜 아이들을 낳아서

아이들에게 부모가 모두 몸이 불편하다는 것만으로도 상처가 될텐데

아이들에게 다른 부모보다 잘해주기는커녕 힘들게만 할텐데 하는 자괴감에 많이 힘들 때가 있습니다.



그러던 차에 지난 주말 12월4일~5일 사이에 가까이 있는 경주로 망년회를 가게 되었습니다.

가까운 친구 7명이 하는 계모임인데 햇수로 5년만에 참석하게 되었죠.

2000년은 아내가 임신을 해서 조심해야 한다고 해서 못갔고

다음부터 아이들을 키우느라 행여나 낯선 곳에서 우리 두 사람이 일일이 챙겨주지도 못하는데 친구들에게 짐이 될까 싶어 참석을 의도적으로 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왠만큼 자랐으니(우리 나이로 4살) 이제는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고 퇴근을 하고 저녁 7시가 되어서야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친구들이 있는 콘도에 합류를 하게 되었습니다.



잘 놀았죠.

정말 간만에 친구들과 오래도록 술잔을 기울이고, 삽겹살을 구워먹고

맛있는 저녁도 사먹고 포카도 치고

아 찌든 때가 한꺼번에 싹 씻겨내려가는 것 같았습니다.

쌍둥이들도 또래와 언니들과도 잘어울렸고

그렇게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점심을 먹고 헤어졌습니다.

그렇게 재미 있는 시간들을 보내고 왔는데.....




돌아와서 잠시 쉬는데 딸아이가

뜬금없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아빠인 저에게 말입니다.

"아빠 엄마 운동 많이 해서 빨리 건강해져야지...."

아이가 이런 말을 할 어떤 이유도 그 어떤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말 그대로 뜬금없이,갑자기 지나가는 말처럼 그렇게 하더군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한 써늘함이 느껴지더군요..

제가 물었죠.

"왜 다빈이 아빠 엄마 아파서 슬퍼?"

그러자 다빈이(이름이 다빈입니다) 왈

"응 아빠 엄마가 아파서 슬퍼, 가슴이 아파..."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히더군요...진짜 가슴이 아팠습니다. 눈물이 그냥 핑돌더군요.

저 어린 아이 입에서 '가슴이 아프다'란 말이 나오다니요.

그것도 부모 때문에 말입니다.


할 말이 없어서

딸에게 미안해서 어쩔 수 없이 잠시 침묵을 지키고 있는 저에게 다빈이가 그러더군요.

"아빠 엄마는 다빈이 아프면 슬프지 그렇지"

"응 그래 슬퍼..다빈이 아프면 슬프지 사랑하니까..."

"그래 다빈이도 엄마 아빠 사랑하니까 아파서 슬퍼..가슴이 아파..."


그냥 꼭 껴안아 주었습니다.

달리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이제 겨우 4살인데 어른처럼 '가슴이 아프다'란 말의 뜻을 정확히 알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그 말이 너무 슬펐습니다.

진짜 가슴이 아팠습니다.


아마도 토요일과 일요일 자기들 아빠 엄마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불편한 모습이 많이 느껴졌나 봅니다.

특히 일요일 점심 때 갈비집엘 갔는데 그때 제가 친구들에게 업히고 안겨서 식당을 드나드는 모습이 아이에게 어쩌면 충격이 되었나 봅니다.


이제껏 아빠 엄마의 불편함을 배려하는 듯한 행동은 많이 보였는데

아빠 엄마의 불편함 때문에 '가슴이 아프다'라니요.


결국 저녁을 먹으면서 아내와 그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주책맞게도 흘리고 말았습니다.


오늘 아침 이곳 울산은 날씨가 참 좋습니다.

두분 모두 장애를 갖고계시면서 귀여운 아기들 잘키워내신모습
너무도 장하십니다 그리고 자식들에게 부끄럽지않게 살고픈 마음
감동 스러워요 아이들도 본받아서 훌륭한 어른이 될겁니다 힘내세요.!!
감사합니다.
그렇게 살려고 하지만 마음처럼, 다짐처럼 그렇게 쉽게 되지가 않네요. 그래서 더욱 힘이 덥니다.^^
형 사랑합니다는 말밖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