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딸

무위여행 2005. 11. 1. 16:16


 

딸에게 한 방 먹다


<파트 1>

어제 퇴근을 하고 여느날처럼 잠자기 전 아들과 딸과 시간을 아주 잠깐 보내게 되었습니다.


어떠한 일로 인해서 제가 다빈(설 쇠면 5살되는 딸)에게 나무라기 위해서 한 마디 했죠.

"다빈아 다른 사람에게 그러면 안되는데.."

그러자 가만히 있던 다빈이 왈

"우리가 다른 사람이야?"

켁~ 순간 말문이 막히더군요.

옆에 있던 아내도 잠시 말문이 막히는 듯

달리 반박할 말도 없고

또 그동안 아이들에게 '우린 가족이야'란 말을 아주 많이 상기시켜온 죄도 있고 해서

"그래 우린 가족이야 다른 사람 아니야!"

했더니 또 다빈이가 받아서 한 마디 하더군요.

"그런데 왜?"

"그래 아빠가 잘못 했다...잘못 알았다.."

꼬리 내리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파트 2>

며칠 전에 잠자리에 들기전 옷을 갈아입기 위해 윗옷을 벗자 언제나 그렇듯이 겸(역시 설 쇠면 5살이 되는 아들)이 쪼르르 달려와 바로 오구 잡아라(아이들 만화에 나오는 악당 이름) 하면 저의 등짝을 후려 차더니

갑자기 하는 말

"아빠 등에 왜 지퍼 자국이 있어?"

처음엔 이게 무슨 말인지 몰랐습니다.

"뭐라고 아빠 등에 뭐가 있다고?"

겸이 다시 왈

"아빠 등에 여기 왜 지퍼 자국이 있냐구!"

켁. 그제서야 알았습니다. 겸이가 무엇을 보고 지퍼 자국이라 하는지

저의 수술 자국을 보고 하는 말이었습니다.

1983년 6월에 척추뼈를 따라 목부터 꼬리뼈까지 무슨 산맥처럼 이어진 수술자국을 보고 몇 번이나 봤지만 오늘따라 또 이상했나 봅니다.

그러고 보니 수술자국이 꼭 지퍼자국처럼 생기긴 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옆구리의 호스 꽂았던 자리를 보곤 겸이와 다빈이가

"왜 아빠는 배꼽이 여기도 있어" 하던 말이 생각 나는군요.




아이들이 점점 자라면서 아빠의 이런 모습들이 상처가 되지 않기를

상처가 되더라도 흉터는 남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역시 다빈이가 아빠보다 나아 형 겸,다빈이가 절대로 그렇게 생각안할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