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국방

무위여행 2005. 11. 3. 14:10

입이 심심하지 않아 즐거운 수구꼴통이

 

 

 

님의 글 읽기는 읽었지만 마음이 그리 편하지는 않습니다.
우선 설은 잘 쇠셨는지요.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북한핵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가 맞습니다. 조금만 북한의 행보에 관심을 가졌던 분이라면 이미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합리적이었지만 의심을 하고 있는 것하고, 사실로(FACT)로 확인하는 것하고의 위협의 수준은 분명히 다르지 않겠습니까?


김수해님 말씀 : "이번 북한 외무성의 핵무기 보유 발표에 우리 스스로가 부화뇌동 하여 국론을 분열시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 북한핵에 다른 분석은 크게 이의제기를 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그렇지만 님께서 주장하신 것이 부당하게 생각되는 부분은 바로 '부화뇌동'이란 표현입니다.
님은 아마도 북한핵에 대해 무대책적인 정부의 행태들을 비판하는 저와 같은 사람들의 행위를 일컬어 '부화뇌동'이라고 하신 듯 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정부는 그동안 북한핵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국민들에게 안심하라고 그동안 눈물 나도록 설득하고 또 설득해왔습니다.
아무리 북한에 대한 지원이 퍼주기라고(현금지원이 군사적으로 전용이 되며 결국 그것이 우리의 안보를 위태롭게 한다는 그래서 퍼주기식 지원이라는) 비판을 해도 그렇게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북한핵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며, 남북관계의 긴장을 떨어뜨리며 평화정착을 위한 길이라고 전시장의 녹음기처럼 떠들어댔습니다. 이번 북한의 공식선언 이틀전에도 정동영통일부장관은 북한이 6자회담에 곧 응할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덕담을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엇인가요?
북한 핵무기가 우리에게 아무런 위해를 끼칠 것도 아니고, 세계적으로 아무런 악영향을 끼칠 사안도 아니라면 님의 말씀처럼 북한의 의도에 따라 부화뇌동하지는 않아도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북한핵문제가 우리에게 아무 것도 아닌 존재일까요? 아무 것도 아닌 사안일까요? 핵의 존재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북한은 심심하면 '서울 불바다론' 등으로 우리를 협박하곤 했는데 그래서 자신들의 이익을 챙겨가곤 했는데 핵으로 우리를 협박한다면 어떻게 할까요?
북한이 가지고 있는 핵 수준(발사능력과 운반능력, 정밀도 등)과 상대적 위협도 등을 따지면 그것이 미국에서는 절대적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고(전세계적 차원의 대량살상무기확산금지의 필요성을 논외로한 순수한 적대적 관점에서의 군사적 위협성으로 보면) 중국이나 러시아 등도 마찬가지 수준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핵이 실질적인 군사적 위협이 될 국가는 한국과 일본을 꼽을 수 있을 겁니다. 일본은 지난 번에 노동1호미사일 시험발사 때의 호들갑스러움에 경제력, 군사력을 대입하면 일본보다 우리에게 더 큰 위협이 될 것임은 자명한 일입니다. 즉 우리에겐 치명적 위협이 된다는 결론이 나오게 됩니다.

이런 위협적인 요소를 그동안 막는다면 온갖 아양을 다 떨며, 마치 신랑에게 아양을 다떠는 妾같은 행동을 해온 정부를 나무라고 새로운 관점에서 정책을 만들고 추진해달라는 우리들의 요구가 왜 '부화뇌동'으로 비판받아야 합니까? 이제까지의 정부의 정책들이 적어도 북한핵에 대해서만은 효용성이 없다는 것이 증명이 되었음에 그것들을 변경하여야 한다는 요구가 왜 '부화뇌동'입니까?

도리어 북한의 의도를 모르고(혹은 모른척 하고) 계속해서 헛발질을 해댄 정부가 북한권력층에 '부화뇌동'한 것이고 이런 정부를 두둔하는 주장을 하는 분들이 '부화뇌동'하는 것이고, 북한을 '선량한 이웃'으로 대해야 한다고 핏대를 올리시는 분들이 진짜 '부화뇌동'하는 것은 아닌지요.

 

2005년 2월11일 중앙일보 디지털 국회에 올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