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무위여행 2005. 11. 7. 17:45

고건型이냐 이명박型이냐

 

 

날씨가 좌우하는 왕조의 흥망성쇠
얼마전에 아주 재미 있는 기사를 읽었던 기억이 있다. 홍콩대학 지리학과에서 연구한 바에 의하면 중국의 당나라부터 청나라까지 흥망성쇠가 기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연구결과였다. 즉, 기후가 온난한 시기에는 왕조가 흥하고 반대의 경우에는 왕조의 멸망이나 창업 그리고 정치적 변혁 등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민중이라 일컫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먹고 사는 것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오늘날에도 대입시켜도 크게 무리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2007년에 대한 自己 확신이 없는 보수우익의 내분
현실 정치권의 한나라당으로 통칭되는 보수, 우익들의 2007년 대선을 앞둔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다. 당내분이 가스렌지 위의 주전자가 끓고 있는 것처럼 끊임없이 터져나오고 있다. 때로는 관전자의 입장에서조차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같은 당 동료가 맞나 싶을 정도로 막가파식으로 상대방을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이것은 대선 승리에 대한 자기확신 부족에서 파생된 것으로 읽혀지는 재보선 등 작은 전투에서는 줄곧 승리는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국민들 사이에 뚜렷하게 대안세력으로 자리매김도 못하고 그래서 앞날이 불투명하다는 것에서 당내 분란의 근원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즉, 당내에서든 국민들 사이에서든 지금 회자되고 있는 그 어떤 인물도 확실하게 이 사람이다라고 내세울 인물이 부재하고 그로 인해 차기 정권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희망없는 삶에 무슨 평화가 있겠는가.
끓고 있는 주전자는 불에서 떼어놓아야 조용해지는 것처럼 한나라당의 내분이 조용해질(혹은 해결되)려면 2007년의 승리에 대한 확신을 스스로 먼저 가지고 그 자기 확신을 바탕으로 해서 국민들에게 국정의 대안세력이 될 수 있음을 각인시켜주는 것으로 해결할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한나라당(보수우익)이 2007년 대선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을 때만이 당의 분란이 발전적 토론이 되는 것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국민들에게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게 될 것이고 그것은 결국 대선승리의 깃발을 올리게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파선하는 배에서 쥐새끼들이 먼저 도망가는 것같은 파멸만 가져올 것이다.

이미지 정치 시대의 한나라당의 이미지는?
길게는 미국의 케네디대통령시절부터 시작된 미디어와 이미지 정치시대가 우리에게도 지난 2002년의 대선이 그 절정기였다고 할 것이다. 옛날 같으면 싸나이가 눈물을 보였다고 해서 비난의 대상이 되고도 남았을 사안이었지만 후보가 광고에 나와서 눈물을 찔끔거리는 모습이 젊은 세대들에게는 그것이 도리어 후보의 인간미를 드러내는 것으로 읽혀졌고 그래서 생각보다 훨씬 많은 젊은 표를 훑어간 그는 대통령이 되었다. 그리고 그런 값싼 동정의 투표의 댓가로 대다수의 국민들은 후보가 대선 기간중에 흘린 눈물의 몇 십배를 흘리고 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이런 이미지정치가 갈수록 더 했으면 더했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에 있다. 앞으로도 후보들이 국민들에게, 매스컴에 스스로 드러내고 의도적으로 노출되는 조작된 이미지에 의해 호불호가 정해질 것이고 그 호불호가 실제 투표장에서 기표행위까지 연결될 것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후보나 정당은 국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그 이미지를 중심으로 해서 표를 달라고 호소할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한나라당(보수, 우익)이 다시 정권을 찾아오기 위해선 국민들에게 뚜렷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어야 한다는 것은 불문가지의 사실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면에서 한나라당은 국민들에게 호의적이고 긍정적인 이미지 창출을 전혀 해내지 못하고 있고 그때그때 여권의 실책을 받아먹고 삶을 영위하는 독안의 쥐처럼 생존을 하고 있다.

부패의 이미지 벗을 수 없다면 차라리 인정하라
철지난(?) 이야기지만 우리 나라에는 네 가지 부류의 공무원이 있다고 한다. 좋은 순서대로 나열하면 부패하지 않고 일 잘하는 타입, 부패하면서 일 잘하는 타입, 부패하지 않으면서 일 안하는 타입, 부패하면서도 일도 안하는 타입 이렇게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이 공무원 부류 중에서 가장 짜증나는 타입이 바로 뇌물은 밝히면서 일도 해주지 않는 타입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돈만 빼앗기고 일은 성사되지 않는 타입.
지금 한나라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차떼기당이란 오명은 쓰고 있으면서도 그 오명을 벗어날 방법도 뚜렷하지 않는 상황에서 그나마 일도 하지 않는 정당, 불임의 정당으로 국민들에게 각인되어 있다는 것을 왜 모르고 있을까. 즉, 공무원 중에서 가장 더러운 족속에 속하는 '부패하면서도 일도 하지 않는' 그런 부류로 인식되어 있다는(그것이 진실이든 아니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이미지의 덧칠을 2007년까지 벗겨낼 수 있을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할 정도로 예측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나라당(보수, 우익)이 재집권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차떼기당'이란 부패이미지를 벗어나야하겠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새로이 당을 창당하고 당명을 바꾼다고 해서 국민들이 음 이제는 달라졌구나라고 인정을 해준다면야 다행이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없어보인다. 本流라는 것이 있다. 강의 지류를 아무리 바꾼다 해도 본류를 바꾸지 않는한 治水사업이 효과를 만족할만큼 얻을 수 없듯이 한나라당으로 상징되는 보수우익의 본류가 바뀌기 위해서는 부패이미지가 쌓인 세월보다 훨씬 더 많은 세월을 인내하고 성찰하고 뼈를 깎고 무릎을 꿇고 국민들에게 용서를 빌고 또 그보다 더 많은 긍정적인 일을 해야 가능할 것이다. 즉, 2007년까지는 (국민들 사이에 존재하는)한나라당은 부패하다는 이미지는 결코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한나라당(보수우익)이 집권을 할려면 부패한 이미지를 상쇄하는 새로운 긍정적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선급한 과제로 보여진다. 즉, 부패하지만 일은 하는 정당이란 인식을 국민(유권자)에게 심어주는 것이 차라리 집권 가능성을 높혀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부패하지 않으면서 일도 잘하는 이미지는 어차피 단기간에 도달할 수 없는 목표라면 차선책으로 부패하지만 일은 하는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나을 것이란 판단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한나라당이, 국적법, 성범죄자 전자팔찌착용, 가정주부 소득공제 대폭 확대추진 등은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대단히 좋은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과거에는 부패했지만 어찌 되었던 나라를 위해, 국민을 위해 긍정적인 방향에서 일을 하는 것이란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국민들에게 인식시켜 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한나라당의 집권프로그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고건이 훌륭한 것이 아니라 국민이 성숙한 것이다
2004년 3월에 노무현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을 당하고 나서 많은 국민들은 나라가 극심한 혼란에 빠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왜냐하면 당시에 노무현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30%가 채되지 않았다. 그러나 탄핵반대는 70%를 상회하였다. 이런 이율배반적인 여론 조사 수치가 대통령이 탄핵당할 정도의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의 비율을 말해주기도 하지만 보다 더 근원적인 사유는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한 부재가 더 큰 혼란을 가져오지 않을까 하는 (권력측에 의해)의도된 두려움에 기안하는 바가 더 크다는 것이 본인의 판단이다.
그러나 막상, 탄핵이 되어 대통령이 두달 가까이 국정에서 배제되어 있었지만 나라는 혼란에 빠지지 않았었다. 그것은 국민들에게 안정적이고 청렴한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는 고건이란 인물이 권한대행으로 자리하고 있었던 바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국민들 의식 수준이 대통령의 부재를 능히 이겨내고 받아낼 수 있는 정도의 정치적 감각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것은 국민들의 정치적 의식수준이 담임선생님의 역할이 절대적인 초등학생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자율적 의식을 가진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수준으로 올라섰음을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청계천복원의 긍정적 의미를 살려라
위에서 이미 한 차례 주장을 했지만 본인이 생각하기에는 한나라당(보수우익)이 대선에서 승리를 하기 위해선 청렴성과 개혁성을 내세우기 보다는 차라리 청계천사업으로 대별되는 개발과 성장 그리고 파이를 키운다는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심어주고 이런 이미지를 보수우익의 고유의 캐릭터로 가꾸어 대선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옳을 것이다란 생각이다.
즉, 서두에서 예를 든 중국 왕조의 변혁과정에서 보여진 것처럼 민중들에겐 그 어떤 가치보다 먹고사는 것이 중요한 몫을 차지하는 것이 현실이며 더구나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거쳐오면서 이념지향적이고 民主가 모든 가치의 상위를 차지한다고 하는 주창하는 부류들이 보여준 지리멸렬과, 반민주성 그리고 경제적 궁핍성을 효과적으로 부각시키고 청계천복원처럼 국민들에게 보수우익은 그래도 일은 한다는 것을 긍정적 이미지로 각인시켜 줄 수 있다면 승리의 단초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보수우익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길은 어찌되었던 일은 한다는 긍정적 의미의 머슴의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이제부터라도 심어주는 것이 알파요 오메가가 될 것이다.

 

 

2005년 6월1일 중앙일보 디지털 국회에 올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