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무위여행 2005. 11. 8. 14:31

정치인은 국민에게만 負債의식을 가져야 한다

 

 

이번 8.15광복절을 맞아 단행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는 대사면에 대해 그 규모 못지 않게 정당성과 당위성에 대해 설왕설래가 많다.

이번의 사면복권논란의 시발점인 여권이 겉으로는 내세오는 핑계는 국민대화합이다. 새롭게 출발하기 위해 지난 죄를 사해주고 국가발전과 국민대화합에 이바지하도록 하자는 주장이다. 한 마디로 가장치도 않고 열흘 삶은 호박에 이 안들어갈 소리다.
본인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언론에서도 죄지은 자를 원칙도 없이 막무가내로 풀어주는 것이 국민대화합을 위한 것이 아니라 도리어 국민대화합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기 대문에 새삼 여기서 거론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치인은 국민에게만 負債의식을 가져야 한다
어제 모방송의 토론프로그램에서 언급이 된 것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이 이번 대규모사면복권 논란을 바라보는 주된 관점은 바로 대통령이나 여권이 가지고 있는 패거리들에 대한 負債의식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통령이나 여당이 자신들과 함께 부정선거를 획책하고 실행한 패거리들 중에 일부만 교도소에 가 있고 공민권을 제한받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인간적으로 패거리적 負債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사면복권을 하려고 한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인간적으로 보면 대통령이나 여당이 자신들의 패거리들에 대해 負債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동정의 여지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 負債부채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국가와 사회의 발전을 위해 공명정대하게 행사해야할 사면복권권을 패거리들의 족쇄를 풀어주는 것에 사용하겠다는 태도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바로 대통령이고 여당이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존재하는 조폭과 같은 패거리들을 위해 존재하는 대통령과 여당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그들이기에 그들의 私的 권력행사와 의도에 분노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미 본인이 디국에서 대통령이 대한민국이란 국가의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들의 대통령이 아니라 패거리들의 두목으로 남으려고만 한다고 몇 번씩이나 지적을 한 바 있지만 바로 이렇게 개인적인 차원에서만 머물러야할 패거리들에 대한 負債의식이 국가권력의 부당한 행사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여름철 한낮의 열기보다 더 분노하게 되는 것이다.


명예가 아니라 汚辱이 이미 되어버린 사면복권
훈장 수여의 정당성에 대해 국민들 사이에 많은 논란이 있으면 훈장 자체가 당사자에게 결코 영예로운 일이 될 수 없는 것처럼 사면복권에 대해 국민적 저항이 거세면 거셀수록 그들은 법적으로는 사면복권을 받겠지만 국민들에게 더욱 가혹한 형벌을 받아야할 것이다. 이제는 7월말로 폐지되지만 사회보호법에 의해 흉악범이 다시 사회와 격리되는 것처럼 그들은 현실법적으로는 자유로운 신분이 될 수 있겠으나 결코 국민정서법에 의해서는 그들의 논란의 크기만큼 사회로부터 국민들로부터 격리수용될 것이다.

마땅히 이번 대규모 사면복권에 있어 정치인들과 경제인들은 제외하여야할 것이다. 그것이 그 누구보다 당사자들을 살리는 길이 될 것이다. 경연에 같이 참가한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는 賞은 이미 賞이 아니라 汚辱과 사회적 징벌이나 다름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당한 권한행사에 자신 없으면 당장 물러나라
조금이라도 국리민복에 관심이 있고 생각을 하고 있고 양심에 털이 나지 않는 대통령과 여당이라면 이런 식으로 국가권력을 행사하시는 않을 것이다.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이 負債의식을 가지려면 그 대상은 패거리들에게 가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가져야 한다. 오로지 국가와 국민들에게 負債의식을 가지고 국정을 논하고 실행해야할 뿐이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인간적 負債의식은 나중에 퇴임하고 나서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일이 있더라도 이렇게 국민들에게 인정받지도 못하고, 법질서를 해치고, 도리어 국민대화합은커녕 국민대분열을 가져오는 권한행사는 마땅히 제어되어야할 것이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당장에 그 자리에서 물러나라. 그게 국민대화합을 위한 길이다. 부정한 대통령이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음으로해서, 그리고 그의 권한 행사가 부당함으로 해서 국민들 사이에 분열을 가져오고 법질서를 해치고 있다면 그것이 바로 독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쿠데타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판결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사면복권을 해버리고, 법적인 절차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사면복권해버리면 도대체 무엇하려 경찰과 검찰이 그들을 잡아들이는 수고를 하여야 하며, 판사들은 또 딱딱한 공소장을 눈 부벼가며 읽어야 한다는 말인가. 국민들에게서 위임받은 권한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행사하라고 위임받은 한시적 권한을, 국가와 사회발전을 위해 공평무사하게 행사하라고 위임받은 권한을, 절대적이고 영속적이고 개인적인 권한으로 착각하고 있는 대통령이라면, 여당이라면 지금이라도 물러나라. 그렇게 하고 있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대들이 바로 독재자이며 쿠데타세력에 다름 아니다.

 

2005년 7월22일 중앙일보 디지털 국회에 올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