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딸

무위여행 2005. 11. 21. 14:35

장미빛(인생) 아줌마보다 덜 불쌍하다


쌍둥이의 중의 오빠인 아들이 며칠 째 고열로 시달리고 있습니다. 처음엔 가벼운 감기인가 싶었지만 열이 안심할 정도로 내려가지 않아 병원에 며칠 드나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열이 많이 올라갈 때는 40도를 훌쩍 넘어서 아이들 키우다보면 열감기 하는 것은 다반사다 싶지만 그래도 부모마음을 졸이게 합니다. 시간을 채기다리지 못하고 해열제를 먹이고 옷을 모두 벗기고 미지근한 물수건을 딲이곤 해도 열이 잘내려가지 않아 아이도 고생하고 엄마도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오빠가 열에 시달려 자연스에 엄마나 아빠의 관심이 오빠에게만 솔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나름대로 배려는 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딸에겐 내심 섭섭하나 봅니다.

이래저래 아파하는 아들 대신 잔심부름도 많이 시키고(둘 다 5살이 되는 쌍둥입니다) 딸에겐 혼자서 숟가락질해서 밥 먹으라는데 아들에겐 떠 먹여주니 딸이 심통이 단단히 났는지 심부름을 시켰는데 "나만 시키고...."라는 말을 내뱉으면서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달래고 얼러고 해서 몇몇 시켰는데 밤에 아들의 열이 40도까지 오를 때 또 딸에게 급한 마음에 심부름을 시키게 되었습니다.

"나만 시키고..."


"오빠 봐...오빠 아픈 것 안보여...오빠 아무 것도 먹지도 못하고 불쌍하지도 않아?"


"그래도 장미빛(인생) 아줌마보다는 안 불쌍해"

아마도 모 방송국 드라마인 장미빛 인생의 주인공이었던 최진실을 말하나 봅니다.

"그래도 왜 오빠가 이렇게 아픈데..."

"장미빛(인생) 아줌마는 많이 아파서 죽었지만 오빠는 안죽잖아.."

.......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자기 눈에도 오빠가 아파하는 것이 불쌍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엄마 아빠의 관심을 일시적이나마 독차지하고 있는 오빠가 부럽고 시심이 나나 봅니다.

몸이 불편한 엄마 아빠를 배려하는 듯한 대견스러운 말을 나이답지 않게 곧잘 하곤해서 부모가 장애인이며 아이들이 빨리 철이 든다는 역시 몸이 불편한 친구의 말이 맞는가 싶어 내심 대견함보다는 아릿하니 마음을 아프게 하던 딸이었지만 역시 어린애는 어린애인가 봅

니다. 하긴 이제 겨우 우리 나이로 다섯살에 불과한데도 말입니다.

가끔은 너무 힘이 들어 아이들이 또래보다 더 빨리 철이 들기를 바라는 아빠의 이기심 때문에 아이들을 힘들게 하지 않기를 마음을 더욱 다잡아야곘습니다. 아이들에겐 부모가 몸이 불편하다는 자체가 힘들게 하는 것일테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