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무위여행 2006. 5. 1. 10:02

개혁 장사꾼 열린우리당


처음으로 대통령다웠던 노무현대통령

모처럼 노무현대통령이 대통령다운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좋았던 기분이 채 이틀을 넘기지 못하고 말았다. 그동안 필자가 노무현대통령에 대해 때로는 국가원수모독죄로 처벌받을만큼 모멸감을 느낄 정도로 비난을 퍼부은 주된 이유는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니라 패거리들의 두목으로 남으려 하는 행동 때문이었다. 선거기간 중에야 어찌되었던 일단 대통령직에 선출이 되었고 임기가 시작이 되었다면 그때부터는 지지자들의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되고 비판자들, 비토그룹들의 가지고 있는 분노와 비판 그리고 때로는 이유 없는 어깃장까지도 품을 수 있는 모두의 대통령,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어야 마땅함에도 노무현 대통령은 기꺼이 자신을 지지하고 보호해주는 패거리들의 두목으로만 남으려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난 금요일, 노무현대통령은 개정 사학법 재논의 여부로 교착상태에 빠진 국회를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여당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발언을 했었다고 한다.

참 신선하다는 느낌이었다. 조금 과장을 하면 지난 1987년의 6.26선언만큼이나 사람에 대한 신뢰를 가지게 할 정도로 신선했다고나 할까? 역설적으로 그만큼 그동안 노무현대통령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니라 패거리들의 두목으로 남아 있었다는 이야기가 되겠지만 어찌 되었던 그런 발언은 공개적으로 그것도 여야의 원내대표들과의 아침식사 자리에서 언급을 했다는 것에서 기분이 좋았던 것만은 틀림이 없다.

 

대통령이 진정한 큰 틀에서 국정운영의 그림을 보고 있고 그리려하는 게 아닐까 하는 긍정적인 면을 보게 되어 기분이 매우 좋았다.


야당과의 논의조차 거부하는 여당

그런데 이런 한껏 고양된 기분에 찬물을 끼얹는 패거리가 있으니 바로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이다. 그것도 개혁을 하겠다며 개혁 장사를 해서 집권을 했고 지금도 무슨 건수만 생기면 개혁의 완성을 위해서(그동안 자시들이 무슨 개혁을 했다고 ‘개혁의 완성’이란 단어를 사용하는지 지극히 의심스럽다) 자신들을 지지해달라고 뚫린 입이라고 마치 고장 난 레코드기계처럼 뇌까리고 있는 열린우리당이 바로 이 반역의 본거지다. 우리 정치에서 진정으로 혁파되고 개혁되어야 하고 인적청산을 해야 할 부분이 바로 열린우리당이 개혁 장사꾼에 불과함을 스스로 증명해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대저 개혁이란 게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로 보면 “정치·사회상의 구(舊)체제를 합법적, 점진적 절차를 밟아 고쳐 나가는 과정(네이버 백과사전 펌)”이란 뜻으로 ‘개혁’이란 단어에는 ‘완성’이란 용어를 붙일 수 없는 사회과학적 용어임을 알 수 있다. 즉, 그 사회와 체제가 존재하는 한 그리고 온전하고 발전적으로 존재하기 위해 끊임없이 추구하고 또 추구해야할 수단으로 유용한 것이 개혁이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닌 것이다.

또한 ‘개혁’이란 것은 단순히 어떤 실정법상의 제도나 관습을 고치는 것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관습이나 관행 등을 고치는 것까지 적용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열린우리당의 태도처럼 사학법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개정했다고 해서 특정한 과제를 해결(?)했다고 해서 ‘개혁의 완성’이라 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런 용어를 여당의 편의대로 갖다 붙이는 것 자체가 열린우리당의 정체가 무엇인가를 의심케 하는 작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처럼 열린우리당이 개정 사학법에 대해 재개정을 요구하고 있는 제1야당과 논의조차 못하겠다고 하고 있는 행태를 보면 전혀 개혁적이지 못함은 물론이거니와 도리어 반개혁적이고 반역적 세력임을 自認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것이 바로 독선이 아닌가? 지난 정권들은 말할 것도 없이 현 정권까지 역대 정권들의 최고의 악습은 다름 아닌 권력자에 의해 재단된 독선과 자만이었다. 자신들만이 국가를 위기에서 구하고, 경제개발을 할 수 있고, 민주주의를 할 수 있고, 통일을 할 수 있고, 개혁을 할 수 있다는 독선과 자만에 빠져 그 논리에 동의하지 않는 국민들을 적으로 돌리고 집권기간 동안 유아독존의 작취미성에서 허우적거리다 결국 아무 것도 이루어내지 못하고 자신들만의 정부와 권력을 행사해왔던 이유가 바로 권력자의 독선과 자만이었다.

 

그런데 지금 열린우리당의 행태가 이와 같다. 자신들이 추구하는 사학법만이 민주주의며 사회를 투명하게 하는 개혁이라는 자만과 독선의 늪에 빠져 제1야당이 재개정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지난 연말 국회정상화 합의 당시 '논의'를 하겠다고 약속까지 한 마당에 '논의'조차 못하겠다고 담을 쌓고 있는 모습이 지난 정권들의 몰락의 암울한 그림자와 무엇이 다른가?

 

이런 구태 하나 버리지 못하면서 무슨 개혁인가? 열흘 삶은 호박에 이 안 들어가고 세 살짜리 어린이가 그 입에서 젖비린내 난다고 웃을 일이다.

 

필자는 2004년과 2005년에 걸쳐 국가보안법문제에 있어서도 한나라당을 비판한 기억이 새롭다. 그때 필자는 국가보안법을 더 강화시키면 강화시켰지 폐지나 대체입법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었지만 무조건 안 된다며 여야 간에 국회에서의 '대화'조차 거부한 한나라당의 행태에 대해서는 올바른 태도가 아니라고 비판을 했었다.

그리고 필자는 현재의 私學들이 많은 문제를 안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현재와 다른 모습의 개혁적인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래서 지난 연말 한나라당의 개정 사학법 무효화 투쟁 때 국회를 벗어난 투쟁은 분명 크게 잘못되었다고 비판을 한 기억도 새롭다.

 

같은 논리다. 지금 개정 사학법에 대해 어찌 되었거나 제1야당의 위치를 점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다면 최소한 여야 간에 '논의'라도 해봐야 하는 것이다. 그게 올바른 여당의 태도다. 더구나 '논의'를 하겠다고 해서 제1야당을 국회로 다시 불러들인 여당이다. 그런 여당이 제1야당의 요구대로 재개정은 말할 것도 없이 '논의'조차 할 수 없다고 버티는 것은 제대로 되고 국정에 무한책임을 지고 있는 집권 여당의 모습이라 할 수 없다.

 

왜 자신들의 생각만이 善이란 독선과 자만에 빠져 국정을 망치게 하는가? 더구나 대통령마저 여당이 양보를 하는 것이 국정을 큰 틀에서 책임지는 모습이라고 지적하고 있음에도 '논의'조차 거부하는가? 열린우리당 스스로 자신들이 반개혁적이며 반역적인 모습이라 실토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더 이상 그 입으로 개혁을 말하지 말라. 찢어버리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