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국방

무위여행 2007. 4. 6. 14:54
 

北風은 여전히 매섭다 - 뒤에서 보면 님께

 

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면 님의 주장에 동의를 합니다.

김정일이 핵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핵포기가 전제되지 않는(혹은 실현되지 않는) 상황에서의 남북정상회담은 의미가 반감되고 도리어 역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정치상황에 그리 큰 파괴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란 것으로 읽혀집니다. 즉, 어떤 식으로든 김정일이 핵을 궁극적으로 포기하는 것이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가시화되지 않는한 남북정상회담을 한들 대통령선거에서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란 주장으로 여겨집니다.


먼저 김정일이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전제에는 저도 전적으로 동의를 하는 바입니다. 김정일이 '한반도의 비핵화는 김일성의 유훈'이라며 핵무기를 가지는 것이 일시적인 것이라고 하고 있지만 오로지 군사력만이 김일성, 김정일 수령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한 핵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 역시 이번 2.13합의의 경우는 물론이고 그동안 숱한 남북한간의 대화와 합의, 서명, 2000년의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가장 잘되었다는 노태우 정권 때의 ‘남북기본합의서’ 등에도 전 큰 기대를 걸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그런 숱한 합의문보다는 아주 작은 것이라도 실천하는 것이 남북한간의 신뢰를 쌓는 일이고 처마 밑 낙숫물이 주춧돌을 뚫듯이 작은 신뢰가 쌓이고 쌓여서 남북한간의 신뢰구축과 평화구축을 이룰 수 있다가 손가락이 아프도록 자판을 두드려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번 2.13합의라는 것도 결국 얼마나 합의의 정신대로 실천해나가는지에 성공여부가 달려있다고 하겠습니다. 합의를 했다면 지체없이, 이의를 달지 않고 그대로 실천을 해야 하는데 벌써 만히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합의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해석의 차이'를 드러내고 있음이 얼마나 지난한 일인가를 여실히 증명해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김정일이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님의 주장에는 분명 동의를 합니다. 그러나 다만 남북정상회담이 대통령선거에 별다른 영향(부정적인 면)을 끼치지 않을 것이란 주장에는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이미 그에 대해서 전 글을 쓴 기억이 있습니다.

1980년 전두환 패거리들이 집권을 향해 질주할 때 당시 주한미군 사령관이었던 위컴 대장이 했던 말이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들쥐와 같아서 누가 지도자가 되던 따라갈 것이다’ 이런 취지의 발언을 했던 것으로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말에 대해 분노스럽고 당혹스럽고 화가 치밀지만 그보다는 더 아픈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실을 내포한 발언이기 때문에 분노하기 이전에 가슴이 아픈 발언이라 생각합니다.


그의 지적처럼 우리 국민성 중에 ‘쏠림현상’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것이 이념이 되었던 다른 사회현상 또는 스포츠가 되었던 지나치게 한 쪽으로 쏠리는 ‘편향성’이 있고 그것은 이미 많이 증명이 되었습니다. 평소에는 무질서와 개인적인 성향의 극치를 보이다가도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국제대회를 맞아서는 마치 다른 나라 사람들처럼 매우 질서 있고 공적인 가치를 우선하는 국민들이 됩니다. 전혀 다른 국민들이 됩니다. 월드컵 응원 문화도 같은 이치로 설명이 될 것입니다. 그 섬뜩할 정도로 광적인 응원문화는 그 때뿐입니다. 지속성이 없습니다. 태풍이 지나치는 것처럼 한 때의 바람에 불과합니다.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천재지변으로 인해 항공기가 결항이 되면 공항에서 집단으로 항의하는 국민들은 대한민국 국민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린 순간의 가치에 몰입하는 경향을 보여줍니다.

그만큼 군중심리에 쉬이 자극을 받고 휩쓸리는 국민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입니다. 저 역시 이런 국민성에서 조금도 어긋남이 없습니다.^^


이런 ‘쏠림’이 월드컵응원, 국제스포츠행사 개최 등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을 할 때는 대체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반대의 작용을 하게 된다면 그만큼 부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뜻일 겁니다. 즉, 우리 국민성이 군중심리에 쉽게 선동(?)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폭발성을 가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 대부분은 ‘민족’ ‘통일’이란 단어에 치명적으로 약한 면모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부인할 수 없는 정치학적 현상이고 사회학적 현상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북한의 죄는 용서하기 힘들지만 내일을 위해 용서하고 껴안아야 한다’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은 우리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할 수 있다는 자체가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민족’ 통일‘이란 단어에 취약한 가슴을 가졌는지, 그 단어들에 얼마나 쉽게 理性이 마비되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전 바로 이런 국민성을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또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은 사실상 고립무원의 상태나 마찬가지입니다. 과부 사정 홀아비가 안다는 말처럼 두 사람의 정치환경이 파괴적인 선택을 할 개연성을 더 높여줄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습니까? 

만일 북한핵문제가 완전 해결되지 않은 상채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한반도 위기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정상회담을 열어야 한다는 주장에 쌍심지를 켜고 반대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만나서 김정일이 핵을 포기하겠다고 공언하고 그 자리에서 남북연합이 되었던 연방제가 되었던 어떤 식으로든 통일이 선포된다면 정말 대통령선거에 영향이 없을까요? 전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은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라며 통일의 광란에 휩싸이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니 어쩌면 대통령 선거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이 처한 정치적 상황이 '위험한 선택'할 가능성을 높여주고 이런 그들의 정치적 목적이 '민족' '통일'이란 단어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기만 하는 국민성과 합해진다면 가히 그 폭발성은 짐작하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자세한 것은 제가 지난 3월13일 이곳에 올린 “올해 대통령 선거가 있기는 있을 것인가?”란 제목의 글을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물론 저의 이런 걱정이 단지 기우에 그친다면 더 바랄나위가 없는 것은 굳이 거론할 필요성도 없겠지만 말입니다.

 

 

하하
저는 믿지 않습니다.
이 말 하면 돌 맞겠지만 노무현을 찍은 국민입니다.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국민입니다.
'반미면 어떠냐' '남북관계만 잘 되면 다른 건 깽판쳐도 괜찮다' 이 말에 정신 못차린 국민들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