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국방

무위여행 2007. 4. 10. 23:54

秘線은 공조직에 우선할 수 없다 - 뒤에서 보면 님께



'대통령이 그 정도 권한은 있어야 된다'라는 님의 주장에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비판 받아 마땅하고 그의 막무가내식 권한행사는 제어되어야 합니다.

 

人治에 의존하는 대통령 - 민주적 지도자가 아니다
법과 제도에 의하지 않는 국정운영은 후진적이고 비민주적인 정치의 전형입니다. 人治가 횡행하는 나라치고 선진국은 없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대북접촉에 안희정 씨를 이용한 것은 결국 대한민국의 공조직을 믿지 못하겠다는 태도입니다. 국정원이 되었던 통일부가 되었던 자신이 수반으로 있는 대한민국 정부의 공조직을 믿지 못하고 대통령의 '정치적 동업자'를 더 신뢰한다는 태도입니다.
대통령으로서 취할 태도가 결코 아닙니다. 다른 정부도 아닌 자신이 이끄는 정부의 공조직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을 어떻게 대통령의 (정당한)직무행위'로 용인할 수 있겠습니까? 통치행위로 미화될 수도 용인될 수도 없는 행위입니다. 대한민국이란 국가의 법과 제도의 최고 정점이어야 할 대통령 스스로 법과 제도를 무시하는 태도입니다.

 

그리고 비선조직은 비선조직의 논리대로 국정을 재단하게 됩니다.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법과 제도가 아니라 개인적인 恩怨과 親疎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비선조직은 公에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私에 충성하게 됩니다. 박정희 전임 대통령 시절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역대 정권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즉, 대한민국 대통령직에 대한 충성을 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직에 있는 개인에 대한 충성을 하게 됩니다. 이런 정부가 제대로 운영될 리가 있을까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국정운영을 법과 제도 등 시스템에 의하지 않고 私的 인연의 고리를 매개로 하는 人治에 의존하는 대통령은 결코 민주적 지도자가 아닙니다. 비판 받아 마땅합니다.


공조직을 죽이는 대통령
그리고 秘線조직에 의해 국정이 좌지우지되기 시작하면 공조직이 죽게 됩니다.
대통령이 공조직보다는 비선조직을 더 신뢰하기 시작하면 공조직은 그 순간부터 끝 떨어진 鳶 신세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우두머리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공조직은 일순 무력화 되어버리고 끝 떨어진 鳶 신세가 되어버린 공조직은 비선조직에 아부하게 되어 있습니다. 살아남기 위해선 공조직이 사조직에 충성하는 모양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그렇게 되면 공조직 역시 비선조직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게 됩니다.

국가와 국민의 뜻과 이익을 좇아 법과 제도에 의해 국정이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몇몇 개개인의 私的 논리에 의해 나라가 돌아가게 됩니다.


굳이 안희정 씨를 쓰고 싶었다면 대통령 정치특보나 국정원장, 통일부장관 등의 특보로 임명한 후에 활용을 했어야 합니다. 안희정 씨가 부정선거에 연루된 자이기 때문에 공직을 맡아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떠나 그를 굳이 그런 용도로 쓰고자 했다면 그렇게 공적인 명함을 만들어준 후에 했어도 해야 합니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쉽게 자신의 '정치적 동업자'를 활용해서 공조직을 무력화시켜 버렸고, 자신의 정부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저버렸습니다. 공조직을 죽이는 대통령의 행위는 비판과 함께 견제 받아야 합니다.


범여권 대통합을 위한 힘 실어주기는 아닐까?
그리고 또 하나 이번 안희정 씨의 남북접촉이 국민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이유가 또한 못마땅합니다. 모르긴 몰라도 언론에 보도된 전후사정을 살펴보면 이번의 안희정 씨 접촉사실도 自家發電의 측면이 많이 보입니다. 즉, 언론의 집요한 취재의 결과라기보다는 안희정 씨나 청와대 혹은 범여권의 ‘자진납세’로 인한 드러난 측면이 있다는 것이 필자의 관측입니다.

만일 이 관측이 맞다면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범여권의 큰 그림에 대한 의지(?)가 엿보이는 것은 아닐까요? 김영삼 정권 시절의 김현철, 김대중 정권 시절의 권노갑의 역할을 안희정 씨가 해주기를 노무현 대통령이 의도하고 있고 그런 의지가 ‘백수’에게 매파의 역할을 맡기게 한 것은 아닐까요?

위에서도 밝혔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전적으로 신뢰할 인물에게 역할을 맡기고 싶었다면 안희정 씨에게 적절한 명함을 만들어 준 후에 활용을 해도 되었을 것입니다. 혹 그가 부정선거에 연루되어 실형을 살았기 때문에 공식 직함을 주는 것을 노무현 대통령이 꺼려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같은 이유로 유죄의 판결을 받았던 이상수 씨와 이재정 씨가 이미 각기 노동부와 통일부 장관을 맡고 있기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이 안희정 씨를 부정선거 연루로 인해 공직에 임명하지 않았을 것이란 추론은 성립되지 않습니다.

즉, 노무현 대통령이 안희정 씨에게 공식직함을 주고 있지 않는 이유는 다른 데 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은 안희정 씨가 2007년 대선과정에서 보다 자유롭게 정치적 행보를 할 수 있도록 권력을 주고 그에 따른 책임은 면해주는 다중적 포석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래도 공식직함을 가지고 있다면 정치적 행보에 조금이라도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김영삼, 김대중 정권시절 공식직함이 없었던 김현철, 권노갑 씨의 파워를 생각해보시면 될 것입니다.

저의 이런 관측이 아니더라도 이번 논란으로 안희정 씨는 더욱 큰 정치적 권력을 얻게 되었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보면(저는 의도한 측면이 더 크다고 보고 있지만 여하튼) 노무현 대통령의 안희정 씨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張三李四들이 확인을 하게 되었으니 안희정 씨의 행보 하나 하나에 실린 정치적 무게와 파워는 이전보다 더 강력해질 것입니다.


범여권 통합신당, 범여권 단일 후보, 차기 정권 재창출, 남북관계 등 안희정 씨는 無冠이기 때문에 저 자유롭게, 오지랖 넓게 그리고 대통령의 신뢰의 무게만큼이나 막중한 권력을 행사하게 될 것입니다.


秘線에 의존하는 대통령에게 희망은 없다
모두에서도 지적을 하였지만 법과 제도 등 시스템에 의하지 않고 秘線조직에 의존하는 지도자는 결코 민주적 지도자라 할 수 없습니다. 그런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에게서 어떤 희망도 발견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더 절망케 하는 것은 자신의 잘못에 대해 ‘잘했다’고 도리어 핏대를 올리는 대통령의 안하무인적인 태도입니다. 잘못을 한 사실보다 그것을 반성하지 않는 태도가 저를 더욱 절망케 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어떤 이유로든 국가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함에 있어 秘線조직은 공조직에 우선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