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장복산 2012. 9. 6. 15:28

내가 아주 어릴 때의 기억입니다. 우리 동네에서는 사람들을 모아 놓고 야학이라는 것을 하던 기억이 납니다. 낫놓고 기억자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한글로 자기 이름이라도 쓰게 해야 한다고 하던 문맹퇴치운동을 하던 시절입니다. 낮에는 농사일을 하고 밤이면 동네 사람들이 모여 앉아 '가갸거겨'를 소리내며 외우며 익히던 모습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내가 중학교에 입학해서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 것이 벌써 50년이 넘었습니다. 50년이 넘는 세월을 보내면서 나는 영어를 배우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버린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영어를 제대로 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내가 세상을 살아 가는 과정에 영어를 꼭 사용해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었던 것이 문제였을지 모릅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내가 영어를 꼭 배워야할 특별한 이유가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왠지 영어를 배워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다시 영어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창원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진행하는 영어회화 중급과정에 등록을 하고 첫 수업을 했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인지 강의실 좌석이 별로 여유가 없습니다. 남녀노소가 구분없이 참여한 평생교육원 영어중급반 수업은 김유나 선생님이 영어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좀 어리둥절 했지만 이내 익숙해 지기 시작 합니다. 강사가  하는 이야기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정확하게 통역을 하라면 어렵겠지만 대충 돌아 가는 이야기를 짐작으로 이해할 정도 입니다. 내가 50년을 넘게 배우고 익힌 영어 실력이 이정도 뿐이라는 사실이 한심스럽습니다.

 

내가 처음 영어를 접한 것은 중학교에 입학해서 ABCD를 쓰고 배웠습니다. 중학교 2학년이 되던 해에 키가 훌쩍크고 호리호리한 체격의 영어선생님이 우리 집에 하숙을 했습니다. 나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영어를 기르쳐 주던 그 선생님의 이름은 기억을 하지 못하지만 그 선생님이 가를쳐 주던 영어 구절들은 아직도 줄줄 외우고 있습니다.

 

I think with my head,  I see with my eye,  I smell with my nose

I talk with my mouth, I work with my hand, I walk with my foot      내가 아침마다 신문배달을 하며 외우던 영어들 입니다. 그러나 평생에 한 번도 써 먹지 못한 영어들이기도 합니다. 내가 내 눈으로 본다거나 내 코로 냄새를 맞는다는 이야기를 해야할 어떤 경우도 나는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내가 해군에  입대한 이후도 영어를 배우겠다는 나의 욕망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미 해군 고문단의 모 장교부인이 자원봉사를 하는 영어 스타디클럽에 열심히 참여하던 기억들도 생각이 납니다.

 

평생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배우겠다고 노력하던 영어공부를 이제 다시 시작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미련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무엇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항상 2%가 부족한 느낌이 남아 있습니다. 항상 내 주위를 맴도는 영어에 대한 나의 아쉬움이나 갈증들이 나를 다시 영어공부에 도전하도록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군 생활을 하면서 월남에 파병되어 사이공 주월한국군사령부에 일년반을 넘게 근무하던 시기가 내 평생에 가장 영어를 유용하게 활용하던 시기였습니다. 물론 그 때도 나의 영어 실력은 바디랭귀지를 겸해서 의사표현을 해야 했지만 그래도 내 일생에 가장 유용하게 영어를 사용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로 다시 영어를 사용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았다는 사실이 지금 다시 영어공부를 시작해야 하는 핑계가 되고 말았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어떤 일에 얼마나 집중하고 지속하느냐 하는 문제가 그 사람에게 매우 중요게 영향을 미칠 것 입니다. 사실은 단순하게 한 나라의 말을 배우고 익히는 문제가 이렇게 오래 나의 주위를 맴돌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자신이 생각해도 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어쩌면 나는 평생 영어를 배우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지 실제로 영어를 배우겠다는 진지한 노력이나 집중을 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만큼 영어는 나에게 절박한 문제가 아니었거나 그런 상황을 나에게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영어를 배워도 되고 안 배워도 되는 상황이 연속되면서 영어를 배우겠다는 생각만 있었지 실제로 배우겠다는 진지한 노력은 없었습니다. 텔레비젼에서 외국 영화를 보면서 미쳐 모두 읽지 못하는 자막들이 마구 빠르게 넘어가면 짜증도 납니다. 그리고 중간 중간 들려오는 영어 단어들로 퍼즐 맞추기를 해서 내용들을 재 편집하며 영화를 감상합니다. 그래서 나는 이제 한글 자막을 보지 않고 외국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다시 영어공부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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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십니다. 또다른 목표가 생긴 것 자체가 행복의 시작입니다.,,
글 잘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