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장복산 2019. 8. 22. 12:15

지난 20일 송파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개최한 '송파사회적경제네트워크 추진위원회' 결성식을 하면서 성미산마을 공동체를 건설하는 과정의 증인이신 성공회대 유창복 교수님을 초청해서 '시민 이니셔티브, 마을에서 자치로'라는 특별 강연을 청해 들었습니다. 나는 유교수님의 열정적인 강의에 빠져 들었습니다. 사회적경제에 대한 기초적인 상식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사회적경제의 중심에 있는 협동조합 일을 시작하면서 혼란스러웠던 나의 생각들을 어느 정도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경제대국에 진입했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합니다. 잘사는 사람들은 참 잘사는 것 같은데 가난한 사람들은 아직도 굶어서 죽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은 숨길 수 없는 우리의 사회적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불과 얼마 전에도 '서울 아파트서 굶어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 모자 발견, 두 달 전 사망추정' 이라는 기사들이 뉴스의 메인화면을 차지했습니다. 지난 2014년 2월 송파구에 사는 세 모녀가 큰딸의 만성 질환과 어머니의 실직으로 인한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메모와 함께 갖고 있던 전 재산인 현금 70만원을 집세와 공과금으로 놔두고 번개탄을 피워 자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모녀법까지 제정이 되었지만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에서 자살률이 제일 높다는 사실도 어쩌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들을 찾아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일지 모릅니다. 유교수님은 이와 같은 사회적 문제들을 마을이 무너지고 경제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마을이라는 개념이 우리사회에서 사라진 것 같았습니다. 마을공동체가 무너지고 이웃이 무너지고 가족이 해체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우리 기억에서 아득한 풍경 같은 흑백사진들은 불과 얼마 전에 내가 살던 동내의 모습이었습니다. 마을이 무너지며 이웃은 벽이 생기고, 가족은 해체되면서 이웃을 사랑한다는 종교마저 변질된 세상의 모습에 덜컥 겁까지 납니다. 그래도 내가 어린 시절에는 우리 동네 침례교회 집사님이 끼니를 거르는 것 같이 표 나게 가난했던 우리 집 솥단지에 아무도 모르게 쌀을 한 바가지 가져다 놓기도 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그러던 교회들이 이제는 대형화하면서 이웃을 돌보기보다는 교회세습 문제로 세상을 시끄럽게 하기도 합니다.




economy 에서 social economy 로

경제를 뜻하는 영어 단어 이코노미(economy)의 어원은 그리스어 오이코노미아(oikonomia)라고 합니다. '집안 살림하는 사람’ 이라는 정도의 의미인 그리스어가 뜻하는 ‘살림’을 한다는 것은 ‘가지고  있는 돈’을 어떻게 쓸 것인지를 ‘결정한다.’는 뜻이 되기도 하지요. 경제의 분배와 연결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일반 사람들이 오랜 역사를 통하여 생활 기반으로 삼아 온 전통 사회와 농촌 사회는 현대의 시장 경제와 달리 안전제일을 추구하였으며, 이를 위하여 생존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윤리적 분배를 경제의 중심에 두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시장경제가 발전하면서 자본주의는 돈이 돈을 버는 세상으로 변질되고 말았습니다.


돈이 돈을 버는 세상인 자본주의는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물질적 풍요와 사회적 진보를 이끌어 왔지만 자본주의는 그에 못지않게 빈부 격차, 불공정 경쟁, 물질 만능 주의와 인간 소외 등 적지 않은 윤리적 문제점도 드러내고 있지요. 경제적 불평등이 심해지면 계층 간 갈등으로 사회 통합에 어려움이 생기고, 공동체 구성원 간의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이 파괴되기 마련입니다. 사회는 이와 같은 사실에 주목하면서 경제라는 단어인 economy 앞에 사회라는 단어인 social 이라는 단어를 붙여서 social economy 라고 하며 윤리적 분배와 나눔을 가치로 하는 사회적경제라는 원래 경제(經濟)의 의미를 찾아 가고 있는 자연적 현상이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사회적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에도 차이가 있더군요. 어떤 사람들은 성미산마을 공동체를 좌파양성소라고 하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판단하며 사는 세상에서 어쩔 수 없는 인간의 한계일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송파 사회적경제 네트워크를 조직, 결성하는 과정에도 비슷한 경험들을 했습니다. 기득권 세력이라는 표현을 하기는 어딘가 좀 어색하고 자기중심적 사고에 빠진 듯 한 사람들이 세상을 좌지우지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허기사 유교수님도 진상질량불변의 원칙이 있다고 하더군요.


마침 정부에서는 사회적기업의 인증제를 등록제로 개편하고 진입 장벽을 낮춰 다양성을 확대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정부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합니다. 이번 개정안은 현행 사회적기업 인증제를 등록제로 개편해 사회적기업의 진입장벽은 낮추고, 사회적기업에 대한 평가와 투명성을 강화해 사회적가치의 창출 성과를 높게 이끌어내기 위해 마련했다고 하는 군요. 고용노동부가 고용창출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방법으로 사회적기업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인증하지만 주식회사까지 사회적기업으로 인증하는 문제에 나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주식회사는 자본을 기준으로 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자본확정의 원칙, 자본유지의 원칙, 자본불변의 원칙인 자본의 3원칙을 따르게 됩니다. 주주의 권리와 의무는 각각 가진 주식의 수에 비례하여 책정됨으로 주주의 이익을 우선해서 대변하기 마련이지요. 따라서 오직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주식회사가 윤리적 분배와 나눔을 가치로 하는 사회적경제와 충돌하는 근본적인 가치충돌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없지만 당장 어렵게 다시 출발하는 송파사회적경제네트워크가 잘 운영되어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상생하며 자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데 크게 기여했으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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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은 실패작이 아니던가요? 정부의 지원으로 세금따먹기에 지나지 않고, 그나마 혈세지원이 없으면 자생도 어려운...그것은 현재의 사회문제에 대한 절절한 해법이 아닌 것같습니다.
그렇게 단정짓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습니다. 일부 동의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기업도 많습니다.

 
 
 

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장복산 2018. 3. 24. 09:05

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는 미국의 비영리 재단에서 운영하는 강연회입니다. "알릴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Ideas worth spreading)가 모토로 정기적으로 기술, 오락, 디자인 등과 관련된 강연회를 개최하고 그 내용을 온라으로 공유합니다. 자원봉사자들에 의해서 각국 언어로 번역해서 제공하면서 영어공부에도 많은 도움이됩니다. 나도 산책할 때는 이어폰을 끼고 노래듣는 기분으로 즐겨듣는 프로그램입니다.


요즘은 켈러 리나도(Keller Rinaudo)가 강연한 내용인<"드론을 이용해 혈액을 배달하고 생명을 살리는 길" (How we're using drones to deliver blood and save lives)>이라는 강연을 핸드폰에 다운로드해서 이어폰을 꽂아서 아주 제미있게 들으면서 산책을 하기도합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켈러 리나도는 많은 사람들이 아프리카에서는 새로운 기술이나 선진 기술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아프리카를 돕는 최선의 방법은 아프리카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들에 원조나 도움을 보내는 거라고 생각한다는 것 입니다.


그러나 그는 로봇공학 기업가로서 오랜시간을 아프리카에서 지내면서 2014년에는 '집라인(Zipline)이라는 전자 자율운항 항공기를 이용해서 아프리카 르완다의 병원과 의료센터가 필요한 의약품을 배달하는 회사를 설립했다고 합니다.

"How we're using drones to deliver blood and save lives" 바로가기--> https://goo.gl/MHRf3T


켈러 리나도가 최신기술인 자율운항 항공시스템 사업을 미국이나 유럽이 아닌 아프리카에서 시작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르완다의 폴 카가메 대통령과 르안다의 보건부가 이 기술에 도박을 걸었다는 사실도 중요할지 모릅니다. 보존 기간이 매우 짧고 보관방법도 굉장히 까다로운 혈액을 르완다에서는 매년 6만에서 8만팩을 각 병원이나 의료센터에 분산보관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르완다에서는 켈러 리나도가 설립한 무인항공이 혈액을 공급하는 시스템을 적용하면서 혈액을 중앙관리할 수 있게 되었고 병원이나 의료기관에서 수혈이 필요한 환자가 발생하면 20~30분내에 혈액을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협동조합 이야기를 한다고 하면서 엉뚱하게 아프리카의 혈액공급시스템을 운영하는 집라인 회사를 선전하는 것 같은 이상한 이야기를 하고 있군요. 그러나 불과 몇주만에 옥수수밭을 밀고 국가 수혈센터를 지어서 배터리로 작동하는 장난감같은 소형 자동운항 비행기인 집(Zip)에 혈액을 싣고 0.5초안에 시속 100km까지 속도를 높여서 집(Zip)이 병원에 도착하면 고도를 약 9m까지 낮춘뒤 종이낙하산을 사용해서 떨어뜨린다고 합니다. 물론 혈액이 도착하기 전에 해당병원의사에게 혈액이 도착한다는 사실을 메시지로 전달합니다.


켈러 리나도는 의료서비스 실행계획을 세울 때 항상 낭비와 접근성의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환자가 응급상황에 처했을 때 필요한 의약품을 구하지 못할 때도 있고,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려면 많은 의약품을 가까운 거리에 준비해 두어야 한다는 문제가 발생하게됩니다.


혈액을 중앙에서 집중관리하면 접근성의 문제가 발생하고 각 병원이나 의료센터에 분산관리하면 환자가 약을 구하기는 쉽지만 의약품을 낭비하게 되면서 비용도 아주 많이 들게 됩니다. 르완다 정부가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끝내는 방법으로 무인항공기로 혈액을 공급하는 집라인(Zipline)시스템을 도입해서 지난 9개월 동안에 병원에서 파기된 혈액은 하나도 없었다고합니다.



나는 이 대목에서 협동조합의 기본원리를 읽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간단한 발상의 전환이 이런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그것도 많은 사람들이 아프리카에서는 새로운 기술이나 선진기술을 적용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세상에서 기적을 이룩한 것 같았습니다. 병원이나 의료센터의 점과 점들을 연결하는 매개로 집라인(Zipline)을 이용한다는 간단한 원리로 위급한 환자들에게 적시에 혈액을 공급하면서 단 한 팩의 혈액도 파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서로 약한 고리를 보완해서 협동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사실입니다.


켈러 리나도는 2000년에 아프리카 전역에 고품질의 무선통신망을 설치할 거라는 말을 했다면 사람들은 미쳤다고 했지만 아프리카의 무선통신망이 얼마나 빠르게 사람들을 자유롭게 할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현재는 캐냐 GDP의 44%가 모바일결제 프렛폼인 엠페사(M-pesa)를 거치고 있으며 집라인의 자동운항 항공기도 이 무선통신망을 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미 아프리카에는 무선통신망을 매개로 새로운 생태계가 조성되었습니다. 혁신은 더 큰 혁신으로 이어진다는 원리지요.


사람들이 자주 놓치는 것은 이런 식의 도약은 종합적인 이득을 낳는다는 사실입니다. 르완다는 건강간리를 위한 인프라에 투자함으로써 항공 공급망을 갖게 되었고 그것이 농업이나 전자상거래 등 경제의 다른 부분까지 촉진하는 데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보다 중요한 점은 혈액 배급센터에서 고용한 직원들 전원이 현지인이라는 사실입니다. 세계 유일의 자동운항 배달 시스템을 전국규모로 운영하고 있는 훌륭한 아프리카의 기술자들이 세계의 가장 큰 과학기술기업도 할 수 없었던 일들을 해내고 있습니다. 



나는 이 강연을 들으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되면서 사회적경제의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사실과 아프리카에서 실험적 성공을 거두고 있는 집라인 시스템이 겹쳐서 오버랩되는 이상한 상상을 하고있습니다. 아주 중요한 대목은 따로 있습니다. 켈러 리나도 가 운영하는 집라인의 목표는 의약품을 구할 수 있는 기본적인 접근성을 지구상 70억 인구 모두에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이와 같은 켈러 리나도의 이야기를 듣고 "참 친절하네요. 박애주의가 넘칩니다." 하고 이야기하지만 천만에요!! 박애주의는 집라인과 아무 상관이 없다고 강조합니다.


켈러 리나도는 "집라인(Zipline)은 각국 보건부와 사업계약이 있어야만 시스템을 100% 유지하며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생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박애주의라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으려는 이유는 기업가정신이야말로 인류역사상 수백만명을 빈곤에서 구할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라는 주장을 합니다. 마치 아프리카를 돕는 최선의 방법은 아프리카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들에 원조나 도움을 보내는 거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틀렸다는 이야기로 들립니다. 여기서 잠시 생각을 멈추었다가 다시 생각합니다.



자본주의가 추구하는 시장경제시스템은 이제 상상할 수 없는 빈부격차라는 벽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대두 되고 있는 사회적경제라는 신조어는 사실상 시장경제의 질서를 무너트려야 가능한 발상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최근 끝이 보이지 않는 빈부격차의 한계점에 와서 사회적경제의 생태계조성이 필요하다는 사회적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정부에서도 협동조합기본법을 제정하고 사회적경제 생태계조성을 지원하는 여러 사업들을 진행하면서 정부예산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경제의 생태계조성사업이 NGO나 정부의 영역이고 사기업이 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업가적 기질이 없이 혁신은 불가능합니다  


나는 이 대목에서 정부가 진행하는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경제 생태계조성 지원사업은 마치 아프리카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들에 원조나 도움을 보내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과 비교해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최근 정부에서는 사업자협동조합을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조합에 인건비 등에 정부예산을 지원하는 시혜성 사업까지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합의 이익금에서 몇 %를 사회에 환원하는 사업을 해야 한다는 강압적 박애주의의 조건도 따릅니다. 나는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이 자력으로 시스템을 100% 유지하며 규모를 키우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이 자력으로 지속적인 사회적경제의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국가에서 단기적이고 시혜적인 자금의 지원이나 보조보다는 공공구매시장의 사업계약에 우선권을 보장하는 문제나 가산점을 부여하는 문제를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제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형평성의 문제가 대두될 수 있겠지요. 어차피 국가예산을 사회적기업에 지원하는 문제도 이미 형평성의 문제는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기업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여 자력으로 시스템을 유지하게 되면 국가가 개입할 필요가 없다는 문제가 다를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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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장복산 2016. 7. 28. 17:58

최근 협동조합이 새로운 사회적 경제영역에 자리를 잡으면서 매일같이 새로운 협동조합들이 창립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협동조합 설립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협동조합설립컨설팅 전문 협동조합들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새로 설립한 협동조합들이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며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조금 심하게 표현하면 협동조합설립이 목적인 경우도 종종 목격하게 됩니다.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과정까지는 성공했지만 막상 조합을 설립하고 나면 조합원들이 서로 어떻게 소통하고 어떻게 힘을 합해서 어떤 부가가치를 창출해서 어떻게 이익을 분배할 것이냐 하는 구체적이고 실행가능하고 완벽한 계획이 없이 막연하고 추상적인 기대만 가지고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협동조합을 설립하기 전에 좀 더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베비라협동조합의 설립목적은 자신들의 절박한 생계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뚜렸하고 분명한 목적과 목표가 있었습니다. 전문점이라는 특성상 본사가 부도나고 파산하면서 대리점들은 제품공급라인이 단절되고 말았습니다. 협동조합을 설립하여 제품을 공동생산하거나 공동구매해서 공동으로 판매하면 공동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이론에는 모두가 동의합니다. 그러나 구체화되지 않은 추상적 이론에서 출발한 공동생산이라는 목표가 구체화되는 과정은 난관의 연속이었습니다.


우선 공동생산에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 하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우리는 “매월 5일을 협동조합의 날“로 정하고 전국에 산제한 대리점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같이 의논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그리고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 조합에서 운영하는 온라인카페를 통해서 조합의 모든 상황들을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원칙을 정하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다음은 공동생산으로 창출되는 이익을 결산해서 조합원들에게 분배하는 방식이 아니라 조합에서 이익금의 10%를 조합운영비로 적립하고 남는 이익금의 전액을 조합원들에게 즉시 분배하는 방식으로 실시간분배원칙을 정하고 실행했습니다. 협동조합의 최종목적은 조합원들의 실질적인 이익을 위해서 협동하는 결사체라는 분명한 사실을 조합원들이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조합의 모든 프로세스를 설계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실행했습니다. 단지 추상적인 미래의 이익을 담보하고 조합에서 필요로 하는 협동이라는 조합원들의 자산이나 물질적 투자를 할 조합원들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음은 조합에서 조합원들이 힘을 합해서 공동으로 생산하는 제품이나 부가가치들은 분명한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적용했습니다. 자본주의사회의 경제주체는 시장경제입니다. 시장경제논리의 중심에는 항상 치열한 경쟁의 연속이고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협동조합이라고 특별한 대우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조합의 모든 업무프로세스를 설계했습니다.


이와 같은 현실을 외면하거나 막연하게 협동조합이라고 정부에서 지원하는 사업에 매달려 시장에서 살아남으려고 생각하는 경우라면 협동조합의 지속가능한 운영은 어불성설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중심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하며 살아가기 마련입니다.


서로가 힘을 합하고 협동하는 근본적인 목적도 사실은 자기를 위해서 협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해서 존재합니다. 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은 협동조합을 통해서 자신들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 협동하게 됩니다.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스스로 믿고 담보할 수 있도록 조합과 조합원 간에 신뢰를 구축해야 합니다. 협동조합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조합원들 간에 끝없이 소통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고 서로 신뢰하며 협동으로 경쟁력 있는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베비라협동조합도 조합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송파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Co-끼리마켓에도 직접 참여해서 조합에서 생산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송파구청이 지역에 있는 사회적경제기업들의 판로개척과 제품홍보를 지원하기 위해서 예산을 지원하고 롯데월드 지하공간인 공공장소를 제공해서 진행하는 장터입니다. 이와 같이 국가기관에서도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자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사회적경제기업이 경쟁에서 살아 남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모두가 최선을 다 하고 열심히 하지만 경쟁만이 유일한 성공수단인 자본주의사회에서 사회적경제기업들이 경쟁을 이기고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은 기대만큼 쉽지않다는 생각입니다. 경쟁의 가장 큰 무기는 대단한 자본력이 있거나 특출한 영업능력이 있던지 아니면 남들과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는 특화된 아이템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누구라도 이와 같은 조건중에 하나라도 충족되면 당장 개인사업자로 시작하기 쉽습니다.


협동조합,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같은 사회적경제기업이 유일하게 경쟁할 수 있는 방법은 작은 힘들을 모아서 새로운 큰 힘을 만들 수 있다는 극히 추상적인 자산밖에 없습니다. 이론상으로 분명한 경쟁력은 있습니다. 실재 작은힘들을 모아 서로 협동해서 큰 힘과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한 사회적기업들도 있지요. 우리 주변에 있는 농협, 수협, 신용협동조합과 마을금고라는 협동조합들이 있습니다. 국가의 힘으로 했건 사회적여건이 조성한 산물이건 서로가 협동하면 협동조합으로 살아 남기가 가능하다는 희망이 아직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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