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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비 첫 꽃이 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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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21. 5. 7.

올해는 양귀비를 풍성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작년 가을 늦게 씨앗을 뿌려 두었던 곳에서 싹이 많이 났다. 또 혹시나 해서 2월경에 씨앗을 또 뿌려두었다.

그 씨앗들이 모두 여기저기 소복하게 자란다. 너무 많은 곳은 채소 솎아내듯 싹을 솎아주었다. 며칠이 지난 후 다시 보니 솎은 곳에 남아 있는 싹들이 좀 컸다.

 

3월달에는 작은 양귀비 싹들을 모종삽으로 모셔다가 새로 만든 꽃밭에 옮겨 심었다. 그놈들이 이젠 치마폭을 넓적하게 펼치고 꽃대를 올려 첫 꽃을 피웠다. 새로 조성한 꽃밭에서의 첫 꽃이다.

 

작년에 데크 밑에서 자랐던 양귀비 자리에서 또 양귀비 몇 송이가 쑥쑥 쑥처럼 커나갔다. 우리 집에서 제일 크다 싶었다. 토실토실한게 자갈밭인데도 잘 자랐다. 마침내 삼일 전에 첫 꽃을 두 송이 피웠다. 이 꽃은 꽃밭 전체에서 제일 먼저 핀 꽃이다.

바람이 많이 불고 이틀 지나 그 꽃은 이파리가 하나씩 떨어졌다.

오늘은 또 다시 다른 꽃송이가 올라와 꽃을 피웠다. 해당화만 피고지고가 아니고 양귀비도 그렇다. 하늘하늘 거리지만 꽃대는 생각보다 빳빳하다. 잘 견디어낸다.

꽃이 오래 못가는 대신 꽃대가 계속 잘 올라오니 말이다.

 

나는 처음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 같다.

첫 경험이라는 것은 많은 의미를 준다. 첫 직장에 나갔을 때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행복했었다. 첫 아들을 낳았을 때도 기대감에 부풀었다. 처음으로 아파트를 샀을 때도 그랬고 시골에 이사와서 처음으로 전원주택을 지어 이사한 날도 그랬다. 새집이 이젠 헌집이 되었지만 이사한 날은 너무 좋아서 힘들어도 힘든 줄 모르고 무거운 것을 척척 들어 정리했다.

 

매일매일이 첫 경험이라는 마법을 쓴다면 인생이 그렇게 싫증나거나 힘든 것이 아닐 거다.

쓴 맛으로 다가오는 힘든 것이 첫 경험이 될 때는 가끔 쓴 약을 먹었다 생각해야 한다. 쓴 약이 몸에 좋다는 말처럼. 쓴 약을 자주 먹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뜻대로 살려고 하지 말고 하늘의 뜻에 맡기라는 말도 있지만 야속하기만 하다.

힘을 내어 오늘도 꽃밭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오후에 비가 많이 온다고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