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하우스

느티나무 밑에서 시를 읽고 쓰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느티나무하우스 이야기

식물들이 수난중에도 기운을 잃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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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21. 6. 3.

올해 5월은 비가 온 날수가 가장 많고 비의 양도 가장 많다고 한다. 장마가 아닌 장마같은 날씨다.

가뭄이 들 때 식물들은 목이 말라 힘들어 하지만 비가 너무 많이 올 때도 마찬가지다.

 

고춧잎에는 얼룩무늬가 생겼다. 세균성점무늬가 생긴 것이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그런 것이란다. 할 수 없이 약을 한 번 뿌리고 일주일 뒤에 또 한번 뿌릴 예정이다. 오늘 보니 좀 나아졌고 고추는 키가 조금 큰듯하다.

 

장미도 점토질이 땅밑에 꺌려있는 곳에 있는 것은 잘 크질 못한다. 얼마전에 점토질을 좀 더 많이 거둬내고 올려주었다. 비가 많이 와서 마찬가지고 병에 걸릴 확률이 크다. 다알리아도 같은 성질이 있어 잘 살펴봐야 한다. 아직 다알리아는 괜찮다. 장미도 배수가 잘 되는 곳에 심은 것은 꽃이 피고 지면서 잘 자란다.

 

돌나물이 너무 잘 자라서 꽃밭이 숨을 쉴 틈을 주지 않는다. 비가 오기 전에 많이 잘라주거나 뽑아주었다. 빈 공간에 노란 별꽃을 피워서 돌나물의 존재를 드러낸다. 어디서나 잘 자라지만 비가 오면 더 잘 자란다. 나물로 무쳐먹기만 하다가 노란 꽃이 핀 것을 보니 이제야 너도 꽃이라는 말을 해준다.

 

지피식물로 딸기를 심었더니 해마다 딸기를 따 먹는 재미가 있다. 딸기도 숨을 쉴 틈을 주지 않는다. 옆에 있는 돌단풍보다 더 크고 있다. 빨갛게 익은 딸기를 따면서 옆으로 침범한 것들은 과감히 뽑아주었다. 너무 습해서 모기가 성하다.

영산홍 가지에 걸린 딸기가 재미있다.

딸기밭에서 잠시 손을 놀리는 동안 딸에도 귀에도 모기가 침을 놓았다. 덕분에 귀가 붓고 밤새 가렵다.

잠자는 사자의 콧털을 건드린 결과야.”

남편이 놀린다. 가려워서 자꾸 손이 가는데 말이다.

 

쏙쏙 솟아오르며 꽃망울을 맺는 나리들은 언제 비가 오냐며 걱정말라는 표정이다, 키가 큰 놈들이다. 숲을 이루듯 빽빽이 자라며 노란 꽃을 피우는 황금낮달맞이꽃이 흐린 날 정원에 꽃등을 단것처럼 환하다. 손님들이 윙윙대며 바삐 꿀을 찾아 다닌다. 너무 잘 자라기에 3월에 캐서 다른 꽃밭에도 옮겨심었다. 그 것들도 꽃을 피웠다. 

그나저나 꽃이 별로 안 핀 감자는 알이 잘 맺히려나 걱정이 된다. 땅을 수북히 올려서 심은 밭은 괜찮은데 사온 씨감자가 남아서 심은 넓적한 밭의 감자는 어떨지 모르겠다. 감자 이파리만은 튼튼해 보인다.

 

울타리 영산홍앞에 심은 보리도 잘 자란다. 봄에 심은 소나무묘목에게 바람결을 보내주도록 바람길을 내야하는데 보리가 막고 있다. 보리를 좀 자르고 옆으로 묶어주었다.

 

작은 꽃밭에 뿌려진 양귀비가 점점 커지니 주변의 다른 꽃들에게 위협이 되는 수준이 되었따. 비가 오니 습하고 햇빛도 가린다. 꽃을 좀 보았으니 위험한 양귀비는 뽑아주었다. 잘 살던 할미꽃에게 미안해진다. 다시 기운내기를 바란다.

날씨는 하늘의 뜻이다. 식물들이 잘 자라도록 날씨가 받쳐주길 고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