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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키 2009. 6. 29. 23:06

나는 원래 게으른 성격인 데다 요새 집중력까지 떨어져, 힘들고 시간이 걸리는 작업을 하기가 무척 어려워졌다. 번역하는 일, 원고 쓰는 일 그리고 채점하는 일은 나에게 힘든 작업의 대표자들이다.


시작할 때가 특히 힘들다. 스타트라인에 섰을 때 골이 아주 멀리 있는 것이다. 작업이 재미 있을 때는 그래도 괜찮은데, 흥미를 느끼지 못할 때는 아주 힘이 든다. 특히 이번 학기는 유난히 답안을 갈겨 쓰는 학생들이 많아 채점하기가 고통스러웠다.


숫자에 영향을 받기 쉬운 나의 성향
그런데 이번에 채점하면서 한 가지 좋은 방법을 생각해 냈다. 그것은 답안지마다 채점 시작 시간과 끝난 시간을 적는 것이다. 아날로그 손목시계면 시각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에 휴대 전화의 화면을 보고 시간을 적었다.


이것은 나에게 딱 맞는 방법이었다. 덕분에 채점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성적처리 마감 때는 여유 있게 지낼 수 있었다.


나는 숫자나 순서 같은 것으로 행동이 쉽게 영향 받는 성향이 있다. 운전할 때 그 성격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차선이 여러 개가 있는 서울의 길에서는 앞 차를 앞지르고 싶은 충동을 항상 이기지 못하는 것이다. 또는 제한 속도가 60킬로라면 60킬로, 80킬로라면 80킬로에 딱 맞추어서 차를 몬다.


숫자에 영향을 받기 쉬운 성격은 기록을 함으로써 더욱더 잘 나타난다. 성적과 같은 것은 그래프로 기록하면 점점 오르기 시작하고, 작업이나 행동 같은 것은 성취 시간을 기록하면 잘 나간다. 사람에 따라 이런 기록을 해도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있는 것을 보면 이것은 순수하게 나의 성향임에 틀림 없다.


행동을 기록한다
그러나 나는 최근까지 이런 성향을 자각하지 못했다. 그래도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성적이나 행동을 기록함으로써 성공한 경험이 있었다. 행동 기록의 성공 예는 초등학생 때에 있었다. 그것은 책 읽기와 줄넘기였는데, 교실 벽에 학생 각자의 그래프를 붙여서 한 권 읽을 때마다 한 칸을 색칠하고, 줄넘기는 아마 100번이었을까, 그 정도 뛸 때마다 한 칸을 색칠해 나갔다. 나는 이 일에 열을 올려, 이때 책 읽기와 줄넘기에 열을 올렸다.


우리 반에는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지면서 나보다 우수한 애들이 있어서 나는 1등을 딸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상위권에는 들어갈 수 있었다.


요새는 책 읽기에서 다시 이런 기록을 하고 있다. 2007년 4월부터 시작했는데, 책을 한 권 읽을 때마다 완독 날짜와 책 제목, 저자 이름, 출판사 이름, 출판 년도 그리고 평가를 나타내는 별 표시를 기록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나에게 항상 독서의 필요성을 자각하게 만들고 있다.

 

성적 추이를 기록한다
성적에 관해서는 고등학교 입시 공부 때 처음으로 그래프를 사용했다. 그때 한 유명 학습지로 공부를 했는데, 그 학습지는 매달 모의시험을 했다. 나는 그 모의시험에서 나오는 편차치(偏差値)를 그래프에 기록하기 시작했다.


편차치라는 것은 시험 결과를 통계 처리한 뒤에 각자의 위치를 알려 주는 수치인데, 대충 말하면 평균이 편차치 50, 위쪽의 편차 평균이 60, 아래쪽의 편차 평균이 40이 된다. 나의 성적 처리 방법으로 말하면 편차치 40에서 50까지가 B+, 50에서 60까지가 A0, 60 이상은 A+가 된다. 나의 시험에서는 학생수가 적어서 여러분의 성적은 통계적 의미가 별로 없지만, 그 모의시험은 몇 만 명의 학생들이 응시를 했기 때문에 안정된 분포를 하고 있었다.


3학년 여름 방학이 끝날 때 나의 성적은 편차치 50안팎을 왔다 갔다 했었다. 그런데 그래프에 기록을 하기 시작하고 몇 달 지나니까 점점 성적이 오르기 시작하여, 입시 직전에 있었던 마지막 모의시험 때는 편차치 69까지 올랐다. 이 정도면 수재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학교에서 상위 2~3%에 드는 성적이다.


그 후에는 그래프를 활용하는 자기 관리 방법을 전혀 잊고 있었는데, 재작년부터 저축의 액수와 월별 부수입의 액수를 그래프에 적기 시작했더니, 1년 반 정도 지나니까 부수입이 점점 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수입을 성적으로 본 것이다. 나의 부수입은 원고료나 번역료 그리고 녹음비 등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월별로 보면 심하게 오르내리고 있는데, 12개월 분의 이동 평균선으로 처리해 보니 처음에는 변화가 없다가 작년 여름쯤부터 점점 오르기 시작해, 지금도 조금씩 오르고 있다.


먼저 자신을 알아야
공부나 일이 잘 안 되는 사람은 우선 자신의 성향부터 알아 보면 좋겠다. 어떤 때 성공 경험을 했는지 기억을 더듬어 보고, 거기서 교훈을 얻는 것이다. 그런 경험이 없을 때는 성공적으로 공부나 일을 하는 사람에게서 배우는 게 좋다. 나의 방법을 써 보아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