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생활

오자키 2009. 7. 14. 23:09

요새 집에서 일하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그 이유는 학교에서 일하는 것보다 집에서 일하는 게 능률이 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때로는 집에서 오히려 일하기 힘들 때가 있다. 그래서 많은 글쟁이들을 본따 나도 커피숖으로 나가 보았다.

 

 

나도 글쟁이 기분을 느껴 보고 싶어서 그랬는데, 그것보다도 작업이 빨리 끝나는 게 매력적이었다. 집에 혼자 있을 때는 괜찮지만, 가족들이 있으면 자꾸 이것 해 달라, 저것 해 달라 하는 소리에 시달려서 작업에 4시간, 5시간이나 걸렸던 것이, 아무도 방해하는 사람이 없어서 2시간에서 2시간 반이면 하루의 목표가 끝난다. 그래서 지난 주부터 계속 커피숖을 이용하고 있다.

 

집필 작업에 커피숖을 이용한다는 작가나 저술가는 많다. 특별히 유명한 사람이면 눈에 띄어서 못 하겠지만 유명하지 않은 사람을 지나가다 방해하는 사람은 없다. 조앤 K 롤링도 <해리 포터>를 처음 쓸 때는 커피숖에서 원고를 썼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스타벅스에서 썼다고 들었는데, 다른 기사에서는 다른 커피숖 이름이 나와 있었다. 어쨌든, 커피숖 이름은 중요하지 않다.

 

건축가이자 이화여대 교수인 임석재씨의 작업 방식이 소개되어 있었다.

 

집중적으로 책을 쓸 때는 새벽 6시에 일어나 오후 6시까지 운동 1시간과 낮잠 20분을 빼고 오로지 글을 쓴다. 대신 글 쓰는 장소를 자주 바꾼다. 노트북을 들고 거리로 나가 카페에서, 다른 대학 구내식당에서, 또는 패스트푸드점에서 혼자 원고를 쓴다. 오전에는 집에서 써도 오후에는 돌아다니면서 쓴다. (<한국의 글쟁이들> 구본준, 한겨레출판, 2008; 169쪽)

 

그 이유에 대해 그는 "매일 똣같은 자리에 앉아서 쓰는 것이야말로 정말 돌아버릴 일이죠. 트이고 약간 소음이 웅웅거리는 공간이 머리에 더 자극을 줘요. 그래서 돌아다니는 게 좋아요."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다른 대학 구내식당 하면 혹시 연세대 식당인가? 거기 학생 회관에는 세 군데 식당이 있는데, 1층은 맛이 없고, 2층 오른쪽 식당은 동료가 식중독에 걸렸고, 왼쪽 식당은 내가 식중독에 걸렸다. 그때 고통스러운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임 교수님, 원고 쓰다가 식중독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셔야 합니다!

 

하여튼 나도 트이고 약간 소음이 웅웅거리는 공간이 머리에 자극을 주어서 그런지, 커피숖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돈은 좀 들지만 원고를 열심히 써서 나중에 커피 값을 모두 회수할 계획이다.

 

그런데 나는 한 번을 빼고 계속 똑같은 커피숖만 이용하고 있다. 그 이유는 포인트 카드 때문인데, 그 집의 포인트 사용기한이 7월 31일까지인 것이다. 기간 내에 열 두 잔 마시면 한 잔을 더 준다는데 그 기간이 빡빡하다. 장사꾼의 꾀에 넘어간 셈인데, 그 똑같은 커피숖에 부지런히 다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