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생활

오자키 2012. 4. 27. 04:14

2012년 4월 24일 화요일. 오전에 시험감독을 한 뒤 오후에 시간이 비어서 아들과 함께 만리포로 가 봤다.

 

만리포 해수욕장 앞의 길가에 차를 세웠다. 파란 바다가 눈부시다.

 

시비가 세워져 있었다. 이 시비의 취지문이 밑에 있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 찬양 시비(詩碑)는 2007년 12월 7일 만리포 북서방 6마일
해상에서 발생한 허베이 스피리트(Hebei Spirit)호 유류유출사고로
실의에 빠진 태안군민들의 슬픔을 위로하고, 절망의 검은 바다를
희망의 바다로 바꿔 놓은 123만 자원봉사자들의 헌신하신 뜻을
높이 찬양하여 전 군민이 정성을 모아 세웁니다.

2008. 12. 5
태안군민 일동

 

바닷가는 정말 눈부시다.

 

밀려오는 물결.

 

 

모래에도 물결 같은 무늬가 있었다.

 

물에 젖은 모래사장도 이 물결 위를 걸으면 괜찮다. 모래알이 고와서 그런지 이 작은 언덕들은 꽤 단단하다.

 

아들도 이 무늬를 사진에 담고 있다.

 

좀 더 북쪽으로 자리를 옮겨 봤다. 같은 바닷가인데도 여기는 분위기가 조금 달르다.

 

산책하는 사람들.

 

작은 돌멩이들이 눈에 띈다.

 

여기에는 이런 무늬가 많다.

 

혜성처럼 보이는 무늬...

 

돌멩이를 가까이서 찍어 봤다. 모래알이 투명하다.

 

이것은 굴 껍질인 것 같다. 많이 닳아서 그냥 돌 같이 보인다.

 

이것은 더 닳아서 작아진 굴 껍질. 보석처럼 보인다.

 

조금 떨어져서 찍어 봤다.

 

바다가 없는 곳에서 자란 나에게 바닷가의 모래는 아름답고 신기하다.

 

여기서 잠시 논 다음 길을 따라 좀더 북쪽으로 올라가 봤다. 여기는 의항리 해변이다.

 

미니추어 그랜드캐니언.

 

이 바닷가에는 돌멩이들이 많다.

 

밀려 오는 물결.

 

물러나는 물결.

 

만리포에서 차로 몇 분 안 걸리는 가까운 곳인데도 이렇게 분위기가 다르다.

 

의항리 해변에서 비포장도로를 따라 조금만 더 가면 의항항이 나온다. 여기는 어촌인데 부두 옆에 모래사장 대신 온통 굴 껍질로 깔린 바닷가가 있다.

 

여기는 비릿한 냄새가 물씬했고, 그 냄새를 따라 왔는지 갈매기들이 놀고 있었다.

 

부두 끝으로 걸어가 봤다.

 

쉬고 있는 작은 고깃배.

 

오! 이런 데서 식사하면 좋겠다.

 

끝은 경사지어서 바다로 들어가 있었다.

 

부두 끝에서 항구 쪽을 바라보았다.

 

횟집 두 채가 있다.

 

내가 사진을 찍고 있더니 한 아주머니가 뭘 그렇게 열심히 찍느냐고 물었다. 신기해서 찍는 거라고 대답했더니 그런 나를 신기하듯이 쳐다봤다.

 

아주머니 이야기로는 여기는 전에 굴이 많이 나왔다고 한다. 바닷가에 깔린 굴 껍질들도 그때의 것이다. 그런데 기름 유출사고 이후 굴 양식업은 잘 안 되고 야생 굴만 조금 나올 뿐이라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서 그런지 주변에 있는 민박과 펜션들이 폐업한 가게처럼 텅 비어 있었다.

 

그런데 나는 여기가 마음에 들었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여기에 다시 와서 굴을 먹고 싶다.

 

이것은 네이버 지도의 위성사진이다. 화면 왼쪽 아래에 '만리포해변'이 보인다. 그리고 해변을 따라 올라가면 '의항리해변'이 나온다. 여기의 바로 뒤편에 '의항항'이 있다.

 

'의항'이라는 특이한 이름을 한자로 어떻게 쓰는지 궁금해서 알아봤다. '蟻項'이라고 나왔다. 일본어로 'ありの うなじ(개미 목덜미)'라고 해석할 수 있는 이름이다. 희한한 이름이다 싶어서 유래를 찾아봤다. 그랬더니 지형이 개미의 목과 비슷해서 이렇게 불리게 됐다는 문구가 나왔다. 이 일대를 '개목마을'이라고도 하는데 그 글에 따르면 '개목'의 뜻 또한 개미의 목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개목'과 '의항'은 같은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