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공부

오자키 2009. 6. 1. 02:05

일본어 공부의 길로 들어섰을 때 일본어를 잘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봤는가? 그것이 어떤 모습이었을까? 내 생각에는 어떤 일이든 우리가 마음 속에 그릴 수 있는 수준까지 잘 할 수 있게 된다.

 

마음 속에 그린다는 것은 자신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어로 일본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는 자신의 모습, 일본 드라마를 자막 없이 즐기고 있는 자신의 모습 등등, 그렇게 될 수 있으면 하는 자신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것이다.

 

이런 상상력이 중요한 이유는 목표에 접근하기 위해 효율적인 방법을 자연스럽게 취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야 헤매지 않고 똑바로 목표를 향해 걸어갈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자신의 목표를 상상할 수 있는 사람과 상상할 수 없는 사람은 10년 후, 20년 후에 엄청난 차이가 난다는 것은 너무나도 뻔한 일이다.

 

내가 이렇게 목표를 상상하는 필요성을 절실하게 깨닫게 된 것은 이지성씨의 <꿈꾸는 다락방>(국일출판사, 2007)을 읽고 나서다. 그 전에도 높은 목표를 가지면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좀 더 심각한 뜻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는 책에서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는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꿈은 주로 갑부가 된다거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등 매우 난이도 높은 꿈들이다. 그런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정말 생생하게 자신의 목표를 그려낼 수 있는 상상력이 없고서는 절대로 불가능할 것이다.

 

이에 비하면 외국어의 달인이 되는 것은 쉬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오랫동안 꾸준히 그 길을 간다면 누구나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쉽게도 외국어를 중간에 포기하게 되는 이유는 너무 서두른다든가, 자신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본다.

 

아니면 이상한 어학교재 광고 등에 홀려서 한 달 만에 원어민 수준이 된다거나, 교재를 그냥 듣기만 하면 일본어가 술술 나오게 된다거나, 그런 실현 불가능한 환상에 빠져서 자신의 목표가 안 보이게 됐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마법을 꿈꾸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빗자루를 타고 공중을 날아다닐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것은 아무리 생생하게 상상해도 안 되는 일이다. 그러나 꾸준히 시간을 투자한다면 외국어의 도사가 되는 것은 가능한 일이다. 다만 얼마만큼의 상상력이 필요할 뿐이다.

 

사실은 그렇게 상상력이 풍부하지 않아도 주변에 외국어의 달인이 있어서 그가 외국어를 터득하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면 비교적 쉽게 외국어를 잘 하게 된다. 인간의 뇌에는 미러 뉴론(mirror neuron)이라는 것이 있는데, 남의 행동을 관찰하고 있으면 그 사람의 마음 상태가 보는 사람에게 옮아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변에 우수한 사람이 있으면 유심히 그 사람을 관찰하는 것이 자기도 우수해질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된다.

 

그러나 주변에 외국어의 달인이 없을 때는 외국어의 달인이란 어떤 사람인지 찾아보고 그 사람에 대해 연구하는 게 상상력을 키우는 데 도움된다. 이때 외국어의 달인이란 굳이 일본어의 달인이 아니라도 상관 없다. 영어나 다른 언어를 잘 하는 사람도 좋다. 문제는 구체적인 언어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학습 능력에 달려 있는 것이다.

 

그런데, 기왕 목표를 가진다면 최고 수준을 목표로 삼는 게 좋을 것이다. 외국어 실력이란 것은 높으면 높을수록 많은 도움이 된다. 외국어를 너무 잘 하면 징그럽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절대로 그렇지 않다. 게다가 높은 목표를 가졌다고 돈이 많이 들지도 않는다. 이에 대해 지불해야 할 대가는 시간과 노력뿐이다. 한 마디로, 높은 목표를 가지고 손해 볼 것이 없다.

 

아직 일본어 실력이 걸음마 단계라도 현실과 비슷한 수준을 목표로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기왕이면 터무니없는 목표를 가져 보자. 예를 들어, 벽면 전체에 일본 책들이 빼곡히 꽂혀 있는 자기 방에서 일본 책을 읽고 있는데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한국어 책을 읽듯 빠른 자신의 모습, 일본어로 소설을 쓰고 있는데 일본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자신의 모습, 일본 방송국에서 일본어로 아나운서를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 그런 자신의 모습들을 상상하는 것이다. 이런 목표를 가진다면, 일반적인 공부 방법으로 아무리 애를 써도 안 될 것이다. 여러분이 일본어를 접하는 태도가 근본부터 달라질 것이다.

 

내가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을 때 마음에 품은 것은 한국 사람과 똑같은 수준으로 한국어를 사용하는 자신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아직도 그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유는 그 목표를 잊고 게을리 지낼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도 아쉽다. 여러분은 나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말기 바란다.

 

지금부터라도 자신이 일본어를 멋지게 사용하는 모습을 마음 속에 그려 보자. 그것도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면 조롱 당할 정도로 큰 목표를. 그리고 그 목표에 매달리자. 1년이나 2년 동안이 아니다. 10년, 20년을 그렇게 사는 것이다. 그것이 여러분의 인생을 바꿔놓을 거라고 나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