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rsuit of Mentoring/구결컬럼

도미니크 2022. 1. 1. 12:05

zdnet 링크: https://zdnet.co.kr/view/?no=20211227193522

 

서사시처럼 인류 탄생의 스토리를 써내려 간 ‘우주여행(Journey of the Universe)’ 이라는 책이 있다. 진화의 시원을 173억년전 빅뱅 시점의 암흑물질까지 거슬러 올라 가는 설명이 이채롭다. 책의 내용 중에서 내게 가장 인상깊었던 글은 인류 진화의 원동력을 젊은 세대에서 찾는 다음의 글이다.

"어린 포유동물의 행동은 성인의 관심과 다릅니다. 그들이 몰두하는 일은 놀이 입니다. 그들은 세상을 탐험합니다. 그들은 입으로 맛봅니다. 그들은 순수한 호기심으로 많은 것들과 관계를 맺습니다. 그들은 놀이를 통해서 살아있는 충만함을 발견합니다."

저자는 이러한 젊은이들의 욕구와 욕망이 기성세대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적 제약을 깨부수는 융통성을 가진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젊은 세대의 놀이가 기성세대가 강요하는 사고의 틀을 깨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기폭제가 된다는 의미이다.

플라톤은 머리를 이성과 지성이 거하는 곳, 심장을 의지와 도덕이 발휘되는 곳, 위장을 욕구와 욕망이 발생되는 곳이라 정의했다. 그래서 훌륭한 인간은 선한 지혜를 가진 사람이고, 자신의 의덕(意德)을 통해서 욕구를 절제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머리가 몸의 다른 지체보다도 고귀하며, 다른 지체는 머리보다는 위격이 낮으니 당연히 머리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플라톤의 생각은 욕구와 욕망을 저급하게 간주했다. 자연이 욕구와 욕망에 집착하는 젊은이는 통제의 대상이며 어느 시대이건 기성세대에게는 문제 집단이었다.

그러면 현대의 기성 세대에게 어느 것이 가장 가치 있는 품성일까? 이를 위해 경영의 세계에서 강조되어 온 가치지표를 살펴보자! 바로 효과와 효율이다. 효과는 달성정도와 관계되고, 효율은 투입 산출량과 관련된다. 기성세대가 숭배하는 합리성의 쌍둥이 자식이 바로 효과와 효율이다.

최진석 교수는 ‘탁월한 사유의 시선’이라는 책에서 합리성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다. “합리성을 증명하는 근거들은 이미 있는 것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왜 생각이 꼭 합리적이어야만 하나요? 왜 기존에 있는 것들과 반드시 조화를 이루어야 하나요… 왜 우리가 하는 생각들이 항상 합리성으로 무장되어 있어야 하나요.” 이처럼 그는 합리성에 접근할수록 우리가 기존 체제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한다.

결국 어떤 시점에서 논하는 효과와 효율은 기성세대가 이룩한 사회 시스템을 더욱 공고히 하는 합리적 방법론과 통한다. 그러나 젊은이의 타고난 욕구와 욕망에 효과와 효율은 주된 관심사가 아니다. BTS ARMY의 팬덤 현상이나, 춤에 미친 스우파(Street Women Fighter) 멤버의 열정도 합리성의 멘탈 모델에 물든 기성세대의 관점에서는 이해하지 못할 일이다. 극단적으로 말한다면 결국 합리성은 젊은이의 꿈을 앗아간다.

몇 년 전 파주에서 작가 장석주님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21세기는 재미가 성공의 척도입니다. 성공한 사람은 재미로 삽니다. 돈이 많이 있더라도 재미가 없다면 성공한 사람이 아니지요. 그 재미를 남에게 나누어 주는 사람은 더욱 성공한 사람입니다. 21세기는 뭐든지 끌어안는 사람의 세계였다면, 21세기는 나누어 주는 사람, 주변에 자기 것을 넓게 뿌리는 사람의 세계입니다.”

미드 드라마 ‘루시퍼’의 최종회에 이런 대사가 있다. “주어진 시간에 무엇을 해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어요. 그보다는 누구와 시간을 보내느냐가 더욱 중요하지요!”젊은이는 물려받은 시스템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이 땅에 태어난 도구가 아니다. 저마다 호기심에 충만하여 세상과 꿈을 탐험하며 놀이하는 주체이다.

베스트셀러 ‘호모 데우스(HOMO DEUS)’에서는 인간이 지구상의 월등한 우세종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지능이 뛰어나서도 아니고, 도구를 잘 만들어서도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리고는 그 힘의 원천은 다른 동물 보다도 집단의 협업 능력에서 나온다고 설명한다.

호모 데우스는 ‘신이 된 인간(MAN OF GOD)’이라는 뜻이다. 영생하고 싶은 욕망으로 궁극의 과학적 성취를 통해 신과 같게 된 미래사회의 인간모습을 예언한 책 제목이기도 하다. 너무 먼 시간 후의 이야기 같다.

내 생각에는 신이 된 인간에 도달하기 이전에 ‘즐기는(MAN OF ENJOYING)’ 인간이 먼저다. 그러하니 호모 데우스 이전에 호모 프루엔스(HOMO FRUENS)의 세계다! 그것도 혼자 즐기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즐기는 인간이다. 더불어 잘 노는 젊은이가 세상을 바꾼다. IT업계의 후배들이 지난해 보다 좀 더 재미난 새해를 맞이하기를 희망한다.